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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조업체 이집트로 ‘이전 러시’…왜? [글로벌 왓]

중국 기업 생산 기지 다각화 모색

상호관세로 동남아 매력 떨어지자

아프리카 이집트로 설비 이전 시도

‘관세표적’ 가능성 낮고 비교적 안정적

기업 몰리자 임대료 급등 등 지적도

중국 광둥성 광저우항.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에 부과한 상호관세의 유예 시한(7월 8일)이 앞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최근 많은 중국의 제조업체들이 아프리카 국가 이집트로 생산 기지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압박 강도가 높아지자 중국 기업들 사이에서 이집트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각하는 양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생산 기지 다각화를 모색 중인 중국 제조업체들은 미국의 관세 장벽을 피해 이집트에 공장을 세우기 시작했다. 전략적 위치와 낮은 관세율 등이 이집트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 기업들은 무역규제를 피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동남아시아 국가로 이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도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동남아에 대한 매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반면 10%의 기본관세만 적용되는 이집트는 대미 무역에서 적자를 기록 중이어서 추후 미국의 관세 표적이 될 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의 이집트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는 총 12억 9000만 달러 수준이다. 통신장비업체 ZTE, 전자기기 제조업체 오포(OPPO) 등이 이집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집트 카이로 외곽에서 오토바이 부품 조립 공장 5곳을 운영하는 중국인 황핑은 최근 몇 개월 사이 급격히 늘어난 중국 투자를 직접 체감했다고 SCMP에 말했다. 그는 2018년 아프리카 신흥 시장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중국에서 카이로로 공장을 이전했다. 황핑은 “이제는 거의 매일 (중국 기업) 대표단이 (카이로를) 방문한다”며 “기업인들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 관계자들도 많이 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만나는 기업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라오스에 기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은 이집트를 두 번째 선택지로 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핑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이집트를 주목하는 이유로 안정성을 꼽았다. 그는 “아프리카 국가 대부분은 항상 안전하지 않고 남미는 더 혼란스럽다”며 “이집트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정부는 친절하며 반아시아 정서도 없다”고 했다. 낮은 임금 수준과 이집트의 균형 잡힌 외교 정책도 중국 제조업체들의 매력으로 꼽는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급작스럽게 몰리자 현지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주요 경제 구역의 공장 임대료가 지난 6개월 사이 두 배 넘게 급등했고, 중국 대기업에 밀린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진다. 2017년부터 이집트에서 소형 가전업체를 운영 중인 자샹셩은 “미디어와 하이얼과 같은 중국 대기업이 이집트에 들어왔다”며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추며 버티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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