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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지하핵 시설도 타격?…美 초대형 관통폭탄 ‘GBU-57’ 위력은[이현호의 밀리터리!톡]

GBU-28, 지하 30m·6m·콘크리트 관통

GBU-57 지하 60m·콘크리트 19m 뚫어

이란 지하핵 폭격 北 지휘부에 충격·공포

현무-5 탄두는 8t 세계 최대급 무기 평가

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GBU-57’을 투하하는 모습. 사진 제공=미 공군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에 직접 개입하고 나서면서 초강력 벙커파괴용 ‘벙커버스터 GBU-57’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벙커버스터 GBU(Guided Bomb Unit·유도폭탄)-57은 이름 그대로 벙커나 터널처럼 깊고 견고하게 매설된 구조물을 공격하는 무기로 공중 투하용 초대형 관통폭탄(MOP·Massive Ordnance Penetrator)으로 불린다. 13.6t급 무게와 강철로 합금된 외형, 그리고 정밀 유도 시스템을 갖춘 이 폭탄은 지하 깊숙이 파고들어간 뒤 폭발한다.

GBU-57은 현재 공개된 벙커버스터 중 최신식으로, 전작(‘BLU-109’)보다 10배 더 강력한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BLU-109’라는 관통폭탄은 32년간 헤즈볼라를 이끌던 하산 나스랄라가 2024년 9월 지하 18m 은신처에서 회의를 주재하다가 이스라엘 전투기의 공습으로 사망했을 때 사용한 무기다.

1976년 만들어진 GBU-12를 기반으로 이란과 북한의 핵시설 폭파를 위해 2009년 개량한 모델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벙커버스터는 최대 약 61m(200피트)까지 관통할 수 있으며 최근 수십 년 간의 기술 발전으로 그 이상의 성능을 갖췄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벙커버스터는 일반적인 재래식 폭탄과 달리 지하 깊숙이 숨어 있는 군사 시설이나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벙커를 직접 파괴하도록 개발된 지하 관통형 무기 체계다. 지표면을 뚫고 들어가 내부에서 폭발하는 방식으로 구조물을 무너트리고 지하에서 활동 중인 적 지휘부나 핵 개발 시설 등을 파괴해 무력화시킨다.

미국이 공습한 다음 날인 이란 포르도 핵시설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GBU-57 벙커버스터 폭탄이 떨어져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구멍들이 보인다. 총 6개의 구멍이 2개 지점에 3개씩 모여 있다. 사진 제공=막사르 테크놀로지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폭탄으로는 ‘GBU-28’과 ‘GBU-57’ 두 가지가 있다

GBU-28은 1991년 걸프전 당시 급박하게 개발돼 이라크의 지하시설 타격을 하며 실전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록히드 마틴과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현 RTX)가 개발했다. 길이 약 5.6m의 거대한 크기에 총중량은 2.2t이다.

30m(100피트) 이상의 흙과 6m의 철근 콘크리트를 관통할 수 있다. 지하 30m를 뚫어 ‘딥 스로트(deep throat)’란 별명을 갖고 있다. 주로 F-15, F-111, B-2, B-52 등의 전투기나 폭격기에 탑재한다. 걸프전 이후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사담 후세인이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벙커 파괴와 2001년 발발한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동굴과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파괴하는 데도 사용해 유명해졌다.

이번에 이란 지하핵 시설에 첫 사용된 GBU-28보다 성능이 훨씬 향상된 ‘GBU-57A/B MOP’는 무게가 약 13.6t에 달한다. 60m(200피트) 이상의 땅을 뚫을 수 있고 철근 콘크리트도 19m 이상 관통한다. 이 폭탄은 현재 ‘B-2’ 스텔스 폭격기에만 탑재가 가능하다. 이 B-2가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미주리주와 거점으로 활용되는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 공군기지,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 등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GBU-57은 위치정보시스템(혠) 기반으로 개발돼 더 정밀한 폭격을 할 수 있다. GBU-57을 연속으로 사용할 경우 폭발 때마다 더 깊이 파고들어갈 수 있다.

미국 미주리주의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공군 장병들이 GBU-57을 옮기고 있다. 사진 제공=미 공군




지난 2007년 12월18일 미주리주 화이트먼 공군기지에서 공개된 B-2 무장 적재 훈련기에 장착된 벙커버스터 모형의 모습. 사진 제공=미 공군


이란처럼 핵·미사일 관련 시설 뿐만 아니라 최고지도부의 생존을 위한 은닉시설까지 지하에 갖춘 북한이 한반도에서 무력 도발에 나선다면 똑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북한 지하핵 시설도 이 벙커버스터의 타격 대상이다. 때문에 지하 시설을 파괴당한 이란의 경우는 ‘정권의 생존’을 위해 견고한 지하시설 구축에 공을 들여온 북한에게는 사실상 공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전 국토를 요새화한다며 주로 화강암 지대에 6000개 이상의 지하 시설물을 건설하는 이유는 6·25전쟁 당시 미군이 주도한 유엔군의 엄청난 공중 포격을 경험에서 비롯한다. 이와 관련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북한 지휘부가 유사시에 숨기 위해 평양 지하 300m 지점에 거대한 은닉시설을 만들어놨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에 따르면 상당수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저장도 지하 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영변 핵단지, 풍계리 핵실험장, 강선 우라늄 농축시설 등이다. 평양 일대에 핵탄두 생산·보관 시설을 뒀을 가능성도 상당하다는 관측도 있다. 이는 백두혈통을 지키기 위해 평양을 핵 갑옷을 두른 요새로 만든 것으로, 평양 만경대구역의 원로리 일대에 있는 지하시설의 경우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을 위한 비밀 장소로 수년 간 지목돼 왔다.

무엇보다 이번 이란 지하핵 시설에 대한 미국의 타격은 북한으로서도 이미 구축한 지하 은닉 시설의 신뢰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의구심을 품어줬다는 점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핵무기나 핵 물질을 재배치하거나 분산하기에는 상상하기 어려움과 막대한 비용이 들고, 자칫 위치가 노출될 수 있어 이래저래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2024년 10월 1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5’. 연합뉴스


북한이 두려워할 대상은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한국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급 현무-4·현무-5도 상대해야 한다.

현무-4부터는 아직도 베일에 가려 있다. 탄도미사일인 현무-4는 2017년 9월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단행하자, 한미 정상 간 전화 통화를 통해 한국의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 요청이 받아 들여지면서 개발이 시작됐다. 1t에 불과한 현무-3의 탄두 중량을 2.5t까지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이 마하10 가량의 속도로 지상에 낙하하기 때문에 이를 감안하면 우리 공군이 보유하고 있는 ‘GBU-28’이나 ‘GBU-57’ 벙커버스터 보다 2∼3배의 파괴력과 지하 관통력을 가져 전략무기다.

현무-5는 1000㎞ 고도까지 치솟은 뒤 마하 10 이상 속도로 표적에 내리 꽂힌다. 탄두 자체의 파괴력도 크지만, 초고속 낙하를 통해 탄두에 가해지는 운동에너지로 인공지진을 일으켜 지하시설을 초토화 할 수 있다. 현존 재래식 무기의 폭발력 최대치는 10t 수준. 현무-5 탄두 중량이 8t으로 세계 최대급이다. 현무-4 보다도 3배 이상 증가했다. 수십 개를 동시에 터뜨리면 핵 배낭과 맞먹는 폭발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가 2023년 현무-4 이어 2024년 국군의날 행사에 현무-5 연이어 공개했다. 당시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 매체들은 “기형 달구지”, “분식된 흉물”(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등으로 비난했다. 이 같은 반응은 북한 지도부의 공포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게 군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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