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 황수미가 직접 기획·출연하는 롯데콘서트홀 마티네 콘서트 시리즈 ‘황수미의 사운드트랙’이 9월부터 1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열린다. 슈만의 가곡부터 뮤지컬 팬텀의 넘버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이는 이번 공연에는 황수미뿐 아니라 뮤지컬 배우 카이(정기열), 테너 김우경·김효종, 베이스 김대영 등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이 함께한다.
황수미는 1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의 기획 배경과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연주만 하던 입장에서 기획과 섭외까지 맡게 된 것은 큰 도전이었다”며 “성악을 중심에 두되 확장성 있는 구성을 고민하며 가곡, 오페라, 영화·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고 밝혔다.
롯데콘서트홀의 마티네 콘서트 시리즈는 연주자가 직접 기획에 참여해 테마를 제시하는 형식으로 클래식의 저변 확대를 꾀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가 진행한 시리즈(3회)가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반기 호스트로 선정된 황수미는 서울예고, 서울대 음악대학 학사 및 대학원, 독일 뮌헨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했다. 2014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유럽 주요 극장에서 활동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렀고 2021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는 베토벤 ‘합창’의 솔리스트로 무대에 섰다. 현재 경희대 음악대학 성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황수미는 ‘송’ ‘오페라’ ‘시네마’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 이번 시리즈 공연에서 사회, 해설과 연주까지 맡아 무대를 이끈다. 9월 18일 첫 무대는 가곡을 주제로 한다. 슈만과 한국 가곡이 중심인데 황수미는 슈만을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로 꼽는다. “슈만 특유의 우울감 속에서도 맑은 사운드가 유지되는 음악이 매우 아름답다”고 전했다. 슈만 가곡의 듀엣곡은 테너 김우경과 함께 선보이고 피아니스트 안종도가 반주를 맡는다.
10월 16일 공연에서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를 콘서트 형식으로 축약해 선보인다. 소프라노 이한나, 메조소프라노 정세라, 테너 김효종, 바리톤 이동환, 베이스 김대영이 출연하며 피아니스트 방은현이 음악 코치로 참여한다. 황수미는 “짧은 마티네 공연의 특성상 다양한 아리아를 나열하기보다는 하나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11월 20일 마지막 무대는 ‘시네마 콘서트’로 꾸며진다. 영화에 삽입된 오페라 아리아와 뮤지컬 넘버들을 엮어 소개하며 뮤지컬 벤허의 ‘기도’ ‘운명’, 팬텀의 ‘내 고향’ 등 주옥같은 곡들을 황수미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뮤지컬 배우 카이와 음악감독 이성준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황수미는 “학창 시절 성악과 뮤지컬 사이에서 진로 고민을 했을 때 카이 선배가 조언을 해준 덕분에 성악으로 방향을 정할 수 있었다”며 인연을 전했다.
‘황수미의 사운드트랙’은 9월 18일, 10월 16일, 11월 20일, 매달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 30분에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된다. 티켓은 마티네석 1만 원부터 시작하며 롯데콘서트홀과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한편 황수미는 마티네 콘서트 시리즈 이후에도 바쁜 일정을 이어간다. 연말에는 대전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합창’ 무대에 오르며 내년 초에는 일본 도쿄에서 말러 ‘천인교향곡’의 협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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