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4년 9월 미국에서 중국과의 함선건조 역량 차이에 따른 해군 경쟁력 약화 문제가 연일 제기되는 가운데 미군이 처음으로 5세대 F-35 전투기에 스텔스 장거리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사진을 공개해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미 인터넷 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 국방부가 해군용 F-35C 라이트닝Ⅱ에 두 개의 AGM-158C 장거리 대함미사일(LRASM·Long Range Anti-Ship Missile)을 장착하고 실시한 비행 시험 중 찍힌 사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군이 이 미사일을 항공모함 탑재형 F-35 스텔스 전투기에 장착하려는 것은 대함 능력 확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기존 F-35는 전용 대함미사일이 없기 때문에 LRASM이 중요한 추가 무기가 평가했다.
미 군사 전문 매체 ‘워존’은 지난 7월 15일(현지 시간) 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예산 관련 문서를 인용해 “중동 작전 중 사용한 엘라즘(LRASM) 탄약을 보충하기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문서에 따르면 미국은 이스라엘 상황에 대응하는 작전을 진행하는데 이 미사일을 사용했고 보충하기 위해 긴급 예산을 재배정했다. 예산은 총 7억 8000만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다.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스텔스 대함미사일을 실제 작전에 사용한 정황으로, 이 무기는 AGM-158C 엘라즘(LRASM)이라는 이름의 스텔스 장거리 대함미사일로 실전 사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타격 대상은 이란이거나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 세력으로 알려졌다.
AGM-158C 엘라즘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정밀 유도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로 2018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서방의 표준 대함미사일로 오랫동안 활약한 하푼(Harpoon)의 후속 모델로, 미 공군과 해군이 운용 중인 스텔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JASSM-ER)의 대함 버전으로 미 공군의 전략폭격기 B-1 ‘랜서’와 해군의 F/A-18 슈퍼 호넷을 비롯한 몇몇 항공기에서 발사할 수 있다. 미군의 최종 목표는 5세대 전투기인 F-35와 F-15에도 이 무기를 장착해 운용하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미국의 장거리 스텔스 대함미사일 AGM-158C 엘라즘은 중국 해군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다.
이를 증명하는 논문이 지난 2024년11월 중국 학술지 ‘지휘통제와 시뮬레이션’에 게재돼 화제였다. 미국과 중국의 항모전단이 대만 동남부 프라타스섬(중국명 동사군도) 인근인 남중국해의 북동쪽, 대만의 남서부에 속하는 해역에서 맞붙는 상황을 가정한 ‘워게임’에서 중국이 자랑하는 배수량 1만1000t급 055형 최신형 구축함이 미국의 장거리 스텔스 대함미사일 AGM-158C 엘라즘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인민해방군에 워게임용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국유기업 산하 화베이컴퓨터기술연구소의 왕톈샤오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논문을 통해 도출했다.
논문이 도출한 유의미한 결과에 따르면, 미 항모전단은 전투기와 구축함 등 여러 플랫폼에서 중국 대형 구축함을 겨냥해 10발의 LRASM 미사일을 발사하면 높은 고도를 날아오던 미사일은 중국 항모전단에 가까워지자 고도를 14m로 낮춰 레이더망을 회피한다.
하지만 10km까지 근접한 지점에서 중국군의 전자전 공격을 받아 레이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되지만, 엘라즘 미사일은 열화상카메라로 표적을 추적해 계속 순항한다. 목표물에 근접해서는 빠른 속도로 고도를 높여 치솟아 오른 뒤 타격 지점을 설정하고 다이빙하듯 떨어지면서 중국 구축함을 정밀하게 타격하는데 성공한다.
특히 여러 발을 동시 발사하면 미사일끼리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공격 효율을 높이는 기능도 갖춰 사실상 요격이 쉽지 않은 스텔스 장거리 대함미사일이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대만해협을 건너오는 중국 해군 함대에 큰 타격을 주는 무기라며 미군에 현재 400발 수준인 이 미사일의 재고를 대폭 늘리라고 권고하기도 했다. B-1B는 대당 24발의 LRASM 미사일을 탑재하는 게 가능하다.
스텔스 장거리 대함미사일 엘라즘 제조업체인 록히드 마틴社에 따르면 이 미사일은 반자율 유도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약 370㎞의 사거리를 갖고 있다. 이 미사일은 453㎏의 탄두를 아음속(음속에는 못 미치지만 그에 버금가는 마하 0.5~0.7 정도의 속도)으로 날려보낼 수 있다.
실제론 550㎞ 정도까지도 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극초음속 대함미사일 보다 속도가 느리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유로 더 효율적 무기라고 평가한다. 이유인 즉 극초음속 미사일은 속도는 빨라도 특유의 플라스마파 등으로 감시장비에 쉽게 포착돼 오히려 적국 입장에서는 대응하기가 좋지만, 이 마사일은 속도가 느린 스텔스형 대함미사일이라 포착이 잘 안되는 탓에 중국 해군을 더욱 당혹스럽게 할 위협적 존재라는 것이다.
여기에 탐지에 잘 걸리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와 멀리서도 타격이 가능한 스텔스 대함미사일 결합으로 정밀타격 능력이 향상되고 방어하기도 어렵다. 이런 무기 조합은 적진 깊숙이 들어가지 않고도 장거리에서 효과적인 타격을 할 수 있어 피해도 줄이고 작전을 신속히 마무리해 매우 위협적인 무기일 수 밖에 없다.
다만 크기 때문에 F-35는 LRASM을 내부에 장착할 수 없어 미사일을 항공기 외부에 장착하는데 이 땐 어느 정도 스텔스 성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처럼 엘라즘은 해상 전투에서 매우 강력한 공중 발사 무기지만, 미사일 한 발당 300만 달러(약 42억 원) 이상의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무엇보다 아직 실전에 배치되지 않은 최신형 엘라즘(LRASM) C-3 미사일의 존재다. 이 미사일은 기존 모델보다 사거리가 2배 가까이 길고 육상 표적까지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실전 배치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가공할 위력 때문에 일각에선 F-35A 전투기를 운용 중인 우리 공군도 이 미사일의 도입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거리 스텔스 능력에 정밀 타격 능력을 갖춘 엘라즘(LRASM)과 같은 무기체계가 향후 한국군 입장에선 북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할 군사적·전략적으로 가장 실효성이 높은 선택지라는 분석이다.
다만 현재 이 미사일은 F-35B와 C형을 중심으로 통합이 진행 중이며, 한국이 운용 중인 A형에서는 아직 실전 운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미군은 A형과의 통합 계획도 검토되고 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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