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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선풍기·펌프' 60년 명가 한일전기, 홍콩계 펀드에 팔린다[시그널]

최대주주 日 호남정공 오너 일가

브래드버리에 지분 60% 넘기기로

기업가치 600억…매각가 360억

韓·日·홍콩 크로스보더 딜 주목

한일전기 홈페이지.




국내에서 약 60년 간 펌프·가전 제조 명가로 입지를 구축해 온 한일전기가 홍콩계 사모펀드에 팔린다. 실적이 꾸준히 우하향하던 회사는 글로벌 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향후 동남아시아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일전기의 최대주주인 일본 호남정공과 오너 일가는 홍콩계 사모펀드 브래드버리(Bradbury Private Investment)에 지분 60%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전체 기업가치는 600억 원, 매각가는 360억 원으로 책정됐다. 이르면 이달 말 잔금 납입 등 모든 거래가 완료될 예정이다.

한일전기는 재일교포이자 일본 호남정공 설립자인 고 김상호 회장이 1964년 한국에서 창업했다. 김 창업주는 일본에서 터득한 자동 펌프 관련 제조·사업 노하우를 당시 한국에 들여와 회사를 크게 일궜다. 1980년대에는 가수 서수남 씨와 하청일 씨 등을 선풍기·펌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등 전성기를 구가하기도 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성장한 한일전기는 선풍기와 이동식 에어컨, 탈수기, 건조기 등 생활가전은 물론 에어프라이어, 믹서, 전기주전자 등 주방가전까지 만드는 중견 가전 업체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저가 중국계 자동 펌프와 가전이 국내 시장을 서서히 잠식해가자 회사의 실적도 감소했다. 2017년 매출액 1741억 원, 영업이익 18억 원으로 마지막 흑자를 기록한 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180억 원, 영업손실 13억 원을 기록했다.





한일전기는 영업에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으면서 2023년 강원도 원주시 본사 부지와 공장, 자회사인 신한일전기의 경기도 부천시 공장 부지까지 모두 매각하며 버텨왔다. 현재는 세종시로 본사를 이전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부천시와 지역 사회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기도 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호남정공과 김영우 회장 일가는 한일전기의 실적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역 반발에 부딪히자 펀드의 매각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며 “글로벌 자본을 만나 동남아 등으로 판로를 확대하는 것이 임직원과 지역사회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한일전기 경영권 매각 거래는 한국과 일본, 홍콩 등 3개국의 관련 법을 모두 준수하며 완성한 3개국 크로스보더 딜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매각 측과 인수 측, 사업 소재지 국가의 제반 사정을 완벽히 이해하고 조율한 법률·회계 등 자문 기관의 역할이 빛났다는 평가다.

브래드버리는 홍콩에 소재한 금융회사로 현지에서 증권, 투자은행(IB), 자산운용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체 운용자산(AUM) 규모는 21억 달러(약 2조 8900억 원) 이상이다. 브래드버리는 동남아 지역에도 사무소를 운영하며 글로벌 투자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이 분야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이번 한일전기 경영권 인수 거래로 마수걸이 투자에 성공했다. 향후 한일전기 제품을 아시아 전역에 수출해 체급을 키우고 증시에 상장시킨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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