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난감 제조업체 팝마트의 '라부부' 인형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이 단순히 제품을 싼 가격에 복제해 판매하던 과거와 달리 '브랜드'를 수출하는 전략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 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라부부의 성공에 대해 "문화적 현상과 감정적 공감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라부부는 뾰족한 귀와 들쭉날쭉한 이빨, 특유의 장난기 어린 미소를 가진 봉제 인형이다. K팝 그룹 블랙핑크의 리사와 글로벌 음악의 아이콘 리한나 등 글로벌 스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전세계적으로 매진 열풍이 불고 있다. 회사가 지난해 중국 본토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전년 대비 375.2% 급증해 7억 835만 달러에 달했다.
팝마트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왕닝은 "그저 중국의 디즈니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우리는 중국의 제조업과 시장을 활용해 전 세계의 예술가들을 육성하고, 그들의 창작물을 다시 전 세계로 선보인다"고 덧붙였다.
팝마트가 판매하는 라부부 인형은 전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만연한 '감정적 소비'라는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제작됐다고 SCMP는 짚었다. SCMP는 중국이 광대한 제조 능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 팝마트를 비롯한 몇몇 회사들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수출하는데 관심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 컨설턴트 에메랄드 가오는 최근 상하이 푸단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성공하려면 강력한 브랜드 가치와 문화적 인지도를 통해 글로벌 소비자의 마음 과 생각을 사로잡아야 한다"며 "팝마트의 성공은 단순히 제품 때문만이 아니라 문화적 현상과 감정적 공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왕 CEO는 팝마트 제품 중 일부가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언박싱' 경험을 통해 감정적 가치를 제공한다고 설명하며 "본질적으로 놀이성이 부족한 트렌디한 장난감에 매우 좋은 조합"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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