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이 인적 쇄신의 일환으로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겨냥해 “단일화 번복으로 당내 극심한 분열과 혼란을 초래하고 이재명에게 대통령직을 헌납한 김 후보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단절을 포함한 ‘혁신을 위한 2대 원칙’도 발표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혁신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의 5대 과제 중 첫 번째는 인적 쇄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당무감사로 지목된 두 분과 스스로 조사를 자청한 한 분도 윤리위원회 처분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있었던 ‘후보 교체 사태’와 관련해 권영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양수 전 사무총장에 대해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를 청구한 바 있다.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당무 감사 결과에 반발해 “나도 징계에 회부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김 전 후보의 이름을 언급한 이유에 대해 안 의원은 “대선에서 후보로 나와서 패배하신 분이기에 언급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사퇴를 포함해 본인이 거취를 결정하면 당원과 국민들이 거기에 따라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의 뜻도 거듭 밝혔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판결된, 반헌법적·반민주적 행위였다”며 “우리는 불법 계엄 시도에 대해 더욱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린다. 우리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이 아니다”라며 “혁신 당대표가 되겠다. 메스 대신 칼을 들고, 직접 우리 국민의힘을 새로 태어나게 하겠다”며 강한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혁신을 위한 2대 원칙도 발표했다. 안 의원은 “첫 번째 원칙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단절”이라며 “이들과의 완전한 단절 없이는 보수의 가치는 결코 회복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둘째, 극단 세력과의 단절”이라며 계몽령으로 계엄을 신봉하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부정하는 집단과의 단절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인적 쇄신을 포함한 혁신을 위한 다섯 가지 과제도 제시했다. 그는 “당을 정부의 부하로 바꾸기 위해 개정했던 당헌·당규 부분을 모두 원래대로 복구해야 한다”며 당 대표 선출 예비 경선은 100% 국민 여론 조사로, 4인 경선은 일반 국민의 반영 비율을 5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광역단체장 후보는 미국의 ‘코커스’ 같은 당원 100%로 선출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원외 당협 강화 △인재 강화 △실질적 당내 청년당 창당 등을 제안했다.
특검 대응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170일이라는 기간을 연장하지 않게 하는 게 제1의 목표”라며 “특검이 연장되면 내년 지선과 겹쳐서 심각한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말 수사를 위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 만한 것에는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반면 누가 보더라도 정치 탄압이라고 보이는 수사에는, 제가 당대표가 되면 일치단결해서 반드시 막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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