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9일 당정협의를 열고 세제개편안을 논의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두고 여당 내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이소영 의원을 중심으로 공개적인 설전이 오간 데 이어 이날 당정에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 의원은 이날 ‘경제는 민주당’ 강연에서 “(배당성향 증가 등) 배당소득 분리과세의 2차 효과까지 고려하면 세수가 전체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여권 일각에서 나온 ‘부자 감세’ 주장을 반박했다. 이 의원이 4월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배당성향이 35%를 넘는 상장사의 배당소득에 15.4~25%의 분리과세를 적용해 최고세율을 현행 45%에서 최대 25%까지 낮추도록 했다.
이 의원은 “배당소득세 개편이야말로 대주주와 일반 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인센티브 정책”이라며 “민주당의 균형 있는 정책을 위해서도 규제 일변도가 아닌 배당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자 감세를 하면 안 되니 배당도 늘리지 말자’고 하는 것은 죄송하지만 개인적으로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최근 배당소득 분리과세, 주식양도세 문제를 두고 당내 ‘조세 강경파’인 진 의장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진 의장이 “극소수의 주식 재벌들만 혜택을 받고 대다수의 개미투자자들은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수 있다”고 비판하자 이 의원은 “이념적 논쟁에 매몰돼 자본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주식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요건 강화(50억 원→10억 원)를 두고도 진 의장은 ‘윤석열 정권이 주주 요건을 50억 원으로 높였지만 주식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며 찬성한 반면 이 의원은 ‘성급한 규제 강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의원들이 참석한 이날 당정협의에서도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위가 세법 심사를 소관하는 만큼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기재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당정협의가 끝난 뒤 “찬반 의견이 다양하게 제기됐다”며 “(반대 측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했지만 효과가 별로 없었다’ ‘부자 감세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찬성 측에서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2000만 원 이하 배당소득에도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은 당내 조세제도개편특별위원회(위원장 김영진 의원)를 통해 이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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