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어칸은 잠자는 호랑이입니다. 쉐어칸의 현지 영업력과 미래에셋의 자산관리(WM) 사업 역량을 결합하면 앞으로 더 큰 시너지가 창출될 것입니다.”
인도 뭄바이에서 이달 1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강문경(사진) 미래에셋쉐어칸 대표는 지난해 쉐어칸과의 인수합병(M&A)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인도 내 디지털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오프라인 지점망을 모두 갖춘 기업은 미래에셋쉐어칸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베트남과 브라질 등 해외 주재원 생활을 오랫동안 해온 강 대표에게도 인도법인은 매우 특별하다. 미래에셋그룹이 해외 현지 증권사를 인수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자체적으로 성장해온 다른 해외법인들과 달리 인도법인은 그룹 차원에서의 과감한 M&A를 통해 몸집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미래에셋그룹의 과거 성공 모델을 인도에서도 구현하는 게 목표다. 그는 과거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대우증권을 M&A한 사례를 인용했다. 강 대표는 “당시 브로커리지가 강했던 대우증권과 WM 사업에서 우위를 보였던 미래에셋증권이 만나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했다”며 “현재 인도법인과 쉐어칸 합병도 비슷한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 직후 그는 쉐어칸의 리테일 영업망에 미래에셋그룹이 지닌 WM 노하우를 결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브로커리지 사업만으로는 회사가 성장하는 데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단기 브로커리지 거래에 익숙한 인도 고객들에게 WM 서비스를 접목하면 고객의 자산 운용이 다양해지고 회사의 수익 구조도 탄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특히 적립식펀드(SIP) 사업 확대 가능성에 눈길을 뒀다. 다른 나라 대비 연금제도가 아직 잘 갖춰지지 않은 인도는 SIP를 통해 노후 준비를 하는 경향이 짙다. 그는 “인도 인구에서 젊은 연령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SIP 사업의 성장 잠재력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디지털 플랫폼 기반 사업 확대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인도 자본시장이 빠르게 디지털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계좌 개설부터 SIP 가입까지 대부분 비대면 모바일 기반으로 이뤄진다”며 “앞으로 젊은 인구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WM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쉐어칸을 제외한 미래에셋증권 인도법인(MACM)의 리테일 계좌 수는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m.Stock’을 앞세워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에는 급속한 사용자 증가세를 보이며 300만 계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 대표는 “MACM의 경우 초반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며 사용자 유입에 집중했고 이제는 거래당 수수료 체계와 신용공여 서비스로 수익성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했다.
강 대표는 지난달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에서 인도법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앞서 미래에셋증권 베트남법인에서만 8년 동안 근무하며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 기준 외국계 1위 증권사에 올려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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