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선수 출신으로 현재 SBS와 SBS 스포츠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순철(64)이 해설 중 부적절한 발언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논란이 된 발언은 이달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맞대결이 SBS 스포츠를 통해 중계되던 중 발생했다. 이날 정철원은 8회 초에 등판해 기대에 못 미치는 피칭을 보였다.
이순철은 정철원이 홈경기에서만 유독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며, 해당 원인에 대해 "(야구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우영 캐스터에게 “정철원 선수가 애가 있냐”고 물었다. 정 캐스터가 “얼마 전 돌잔치를 했다”고 답하자 “그럼 집사람이 케어를 잘 해줘야 한다. 애가 그 정도로 어리면 정철원 선수의 리듬을 깰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밤늦게까지 경기한 선수들이 아침에 늦잠을 자면 암막 커튼 같은 걸 설치해서 깊게 잠을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홈과 원정 경기 차이가 있는 건 아내도 생각해 봐야 한다, 아내가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 캐스터가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분위기를 정돈하려 하자, 이순철은 "그러니까 아내가 잘해야 한다, 계속 홈에서 부진하면 화살이 아내에게 갈 수도 있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중계 후 해당 발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각종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빠르게 퍼졌다. 많은 누리꾼들은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사고방식이라며 거센 비난을 가했다. 정철원의 경기력 문제를 개인이 아닌 가족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다수였다.
팬들 사이에서는 "수 많은 야구선수가 결혼하고 가정을 꾸렸는데, 부진의 이유를 아내한테 찾는 건 처음 본다", "선수 부진이 왜 여자 탓인가?", "정철원 부부가 어떻게 사는지 모르면서 무례한 발언을 했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정철원은 이와 관련된 여론을 인지한 듯 아내의 SNS 게시물에 "덕분에 올해 잘하고 있음. 집에서 만나"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편 이순철 해설위원은 다음날인 30일에도 롯데와 NC의 경기를 해설했지만, 해당 발언과 관련해 현재까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밝히거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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