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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0 보안 위험" 엔비디아 소환한 中…다시 견제 모드

中 사이버관리국

백도어 보안 관련

증빙서류 등 요구

美 공급 재개 직후

AI 기술패권 놓고

경쟁 재점화

엔비디아 로고가 새겨진 반도체.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최근 미국으로부터 수출이 재개된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 ‘H20’의 보안을 문제 삼으며 엔비디아 관계자를 소환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전쟁 휴전을 90일 연장하는 데 잠정 합의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술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양국이 다시 대결 국면으로 치달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중국 국가사이버공간관리국(CAOC)은 31일 홈페이지를 통해 H20 컴퓨팅 칩의 취약점으로 인한 백도어(정상적인 인증 절차를 거치지 않고 컴퓨터와 암호 시스템 등에 접근하는 것) 보안 위험과 관련해 엔비디아에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CAOC는 “엔비디아의 컴퓨팅 칩과 관련해 심각한 보안 문제가 드러났다”며 “엔비디아를 ‘웨탄(約談)’하고 중국에 판매된 H20 칩과 관련된 백도어 보안 위험에 대한 설명과 증빙 서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웨탄은 중국 당국이 기업·기관·개인을 불러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하도록 하거나 요구 사항을 전달하는 일종의 구두 경고다. CAOC는 “앞서 미국 의원은 미국이 수출하는 첨단 칩에 반드시 ‘위치 추적’ 기능을 탑재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미국 AI 분야 전문가는 엔비디아 칩의 위치 추적 및 원격 차단 기술이 이미 성숙 단계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최근 빌 포스터 미 연방 하원의원(민주당)이 수출제한 대상 반도체 칩셋에 위치 추적과 실행 방지 기능 부착을 의무화하는 법안 발의에 나섰던 점을 지목한 것이다. 이 법안은 위치 파악을 넘어 적성국에 흘러들어갔을 경우 칩셋 작동을 정지시키는 ‘킬스위치’를 부착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엔비디아 등 반도체 기업들은 해당 법안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미국 의회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과거에도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말이 안 된다”고 강력 부인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판매를 불허했던 엔비디아 H20 칩의 대중 수출을 다시 승인한 뒤 얼마 안 돼 벌어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은 관세 협상에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통제 해제를 조건으로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용했다.

미국과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은 AI와 반도체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화웨이 등을 중심으로 고성능 칩 기술 국산화에 어느 정도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안 위험을 문제 삼아 엔비디아 관계자를 소환한 것은 첨단기술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동시에 자국 기업 제품의 사용을 독려해 궁극적으로 기술 자립을 이루려는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국가안전부는 21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해외에서 생산된 반도체 칩에 숨겨진 백도어로 인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국산 칩이나 운영체제 사용을 독려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술기업들에 국내 AI 칩 구매를 늘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기술 발전을 지원하도록 비공식 지침을 내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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