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최고 자부심 손흥민(33)이 6만 국내 팬들 앞에서 ‘토트넘 고별전’을 치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전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뉴캐슬과 1대1로 비겼다. ‘캡틴’ 손흥민은 후반 20분까지 65분을 뛰었고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다. 교체돼나가면서 그는 눈물을 보였고 기립박수를 보내는 팬들도 눈물을 훔쳤다.
이날 경기는 10시즌을 뛴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심한 손흥민이 국내 팬들 앞에서 펼친 고별전이었다. 토트넘은 유럽으로 돌아가 8일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친선 경기를 치르지만 손흥민은 뛰지 않을 확률이 높다.
경기 시작 4분 만에 선제골을 넣은 토트넘 브레넌 존슨은 손흥민의 트레이드 마크인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여 떠나는 캡틴을 예우했다. 지난달 30일 K리그 올스타에 0대1로 덜미를 잡혔던 뉴캐슬은 전반 38분 하비 반스의 동점골로 체면을 차렸다.
손흥민은 전날 친선전 기자회견에 앞서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적 발표를 조국에서 자신의 입으로 밝힌 것도 국내 팬들을 끔찍이 생각하는 손흥민다웠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은 현 세대 토트넘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팀 역대 최다 득점자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지만 손흥민은 토트넘에 남은 선수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케인이 우승을 찾아 뮌헨으로 떠난 반면 손흥민은 팀에 남아 올 5월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무관의 한’을 풀었다. 매체는 “라이벌 팬들조차 반박할 수 없는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손흥민은 EPL의 레전드”라고 평가했다.
과거 토트넘에서 뛰었던 오스트리아 수비수 케빈 비머는 영국 BBC에 “요즘 시대에 토트넘 같은 빅 클럽에서 10년을 뛰는 것은 정말 특별한 성과다. 토트넘에서 또 다른 쏘니(손흥민의 애칭)를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으며 미국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의 이적은 한 시대가 막을 내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10년 동안 토트넘과 EPL에서 가장 꾸준한 활약을 보여준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조명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다음 시즌부터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2021~2022시즌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23골) 이정표를 세웠고 EPL 역대 득점 16위(127골)에 올라있다. 직전 시즌에는 7골에 만족했다. 10시즌 통산 공식 경기 성적은 454경기 173골 101도움.
손흥민은 “(내년 북중미 월드컵은) 제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 있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말해 소문으로 도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 FC행에 무게를 실었다.
영국 기브미스포츠는 3일 “LA FC와 개인 조건에 대한 합의가 거의 완료됐으며 손흥민은 MLS 연봉 전체 3위인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마이애미·약 120억 원)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적시장 전문가로 통하는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도 소셜미디어에 “손흥민은 LA FC의 새로운 스타가 될 것이다. 개인 합의는 마쳤고 구단 간 협상은 마무리 단계”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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