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개혁신당 등 보수 진영이 15일 광복절 경축식에 이어 열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 불참을 선언했다. 이날 오전에 개최되는 광복절 80주년 기념 행사에는 참석하지만 이 대통령의 취임 기념 행사나 다름없는 임명식에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 초청을 받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던 민주노총도 청구서로 내민 ‘노란봉투법(노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자 임명식에 가지 않고 자체 집회를 열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국민 임명식이 “국민주권정부 탄생을 국민과 함께 기념하는 자리”라고 하지만 국론 분열만 드러내는 ‘반쪽짜리’ 축제에 그치게 된 셈이다.
야권이 불참을 결정한 직접적인 원인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 대한 이 대통령의 특별사면이다. 가뜩이나 야당을 배제한 거대 여당의 독주에 반발이 거센 와중에 이 대통령이 야당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조 전 대표 등의 사면을 강행하기로 하자 ‘내 편 챙기기’에 대한 반감이 분출됐다. 13일 완료된 내각 인선 역시 ‘코드’ ‘보은(報恩)’ 인사로 논란이 됐다. 여기에 민주당을 이끄는 정청래 대표의 노골적인 야당 ‘패싱’과 입법 밀어붙이기는 ‘반쪽’ 정치를 고착화할 우려가 크다. 정 대표는 제1야당과의 소통을 단절한 채 검찰·사법·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꾸리고 개혁을 몰아칠 태세다.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들도 이달 임시국회에서 강행 처리하려 한다. 오죽하면 민주당 출신 원로 진보 정치인들이 “집권 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겠는가.
이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통합은 유능의 지표이며 분열은 무능의 결과”라며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새 정부의 3대 국정 원칙 중 첫째가 ‘경청과 통합’이다. 대화와 타협을 거부하는 일방통행 정치와 편 가르기가 이 대통령이 약속한 국민 통합과 정치 복원의 길일 리 없다. 국민 대화합의 날이어야 할 광복 80돌에 두 동강 난 나라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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