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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1807m 아래 호수에서 버틴 미생물의 생존비법은?

극지연구소 연구팀

세계 최초 빙저호 미생물 생존전략 규명

산소 농도 따라 다양한 에너지원 활용

집단 구조에 반영돼 미생물 공존에 기여

외계 생명체 탐사에도 기여 전망

빙저호 탐사 캠프의 모습. 사진제공=극지연구소




세계 최초로 두께 1807m의 남극 빙하 아래 위치한 호수에서 진화한 새로운 미생물의 생존 전략이 규명됐다. 수천 년간 외부와 단절된 채 극한의 환경에서 살아온 생명체가 진화한 과정에 대한 연구는 추후 외계 생명체 탐사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극지연구소는 김옥선 극지연구소 연구팀과 존 프리스쿠 미국 몬태나주립대 교수, 브렌트 크리스트너 플로리다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서남극 빙하 아래 메르세르 빙저호에서 시료를 채취해 새로운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빙저호 시료를 채취한 것은 2013년 윌란스 빙저호 이후 인류 역사상 두 번째로,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빙저호는 두꺼운 빙하 아래 존재하는 거대한 호수로, 수천~수백만 년동안 외부와 격리된 채 유지되어 독특한 진화를 거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빙저호의 생명체를 탐구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온전한 시료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서남극 1087m 두께의 빙하 아래에 있는 메르세르 빙저호(84.661°S, 149.677°W)를 탐사했다. 연구팀은 고온의 멸균수를 고압으로 분사해 빙하를 녹이며 통로를 확보하는 ‘청정 열수시추(hot-water drilling)’ 기술을 이용, 빙하 아래에 위치한 메르세르 빙저호에 다가갔다. 이같은 방식은 기계식 드릴과 달리 오염물 유입 위험이 적기 때문에 빠르게 오염 없이 순수한 시료를 획득하는 데 유리하다. 덕분에 연구팀은 수천 년간 고립된 빙저호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고 순수한 시료를 확보할 수 있었다.



시료 채취를 위해 시추공에 열수시추기를 투입하는 모습. 사진제공=극지연구소


연구팀이 확보한 1374개의 단일세포 유전체에서는 바다나 지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미생물과 다른 새로운 종류의 미생물이 다수 발견됐다. 미생물들은 산소 농도에 따라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살아남았고 이러한 차이는 집단 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돼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미생물들이 공존할 수 있게 했다. 극지연구소에 따르면 미생물들은 산소 농도에 따라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대사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빛도 없고 영양분도 부족하며, 압력이 높은 극한의 환경에서 유연하게 에너지를 바꿔 쓰며 생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얼음 아래 바다가 존재하는 유로파, 엔셀라두스 등 외계 천체의 생명 가능성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형철 극지연구소 소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 연구팀의 아이디어와 미국의 탐사 기술이 만나 거둔 성과"라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국제 협력을 강화해 미지의 극지 생태계를 개척하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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