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를 혐오하는 발언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독일의 한 극우 활동가가 ‘사회적 성별 전환’을 주장하며 여성 교도소에 수감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에 따르면 극우 활동가 마를라 스베냐 리비히(53)가 작센주 켐니츠 여성 교도소에서 복역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리비히는 이후 복역에 앞서 입소 면접을 볼 수 있고, 교도소 내 안전과 질서에 위협이 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며, 이는 이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비히는 성소수자를 “사회의 기생충”이라고 규정하는 등 혐오 발언을 일삼아 재판에 넘겨졌으며, 지난해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 5월 형이 확정되면서 수감 절차가 진행됐다. 현재 그는 독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문제는 그가 지난 1월 갑작스레 행정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꾼 데 있다. 이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성별자기결정법’을 근거로 한 것이다. 독일의 성별자기결정법은 14세 이상 성인과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받은 미성년자는 법원의 허가 없이 행정상 성별과 이름을 스스로 바꿀 수 있도록 규정한다. 성전환 수술이나 정신과 진단도 필요 없다.
리비히는 수염을 기른 채 립스틱을 바르고 귀걸이를 착용하는 등 외양을 꾸미며 자신을 ‘정치적 박해를 받는 여성 인권 운동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남성형 이름 ‘스벤’을 여성형 ‘스베냐’로 바꾸고 스스로를 ‘말라-스베냐’라고 칭하고 있다.
여성 교도소에서 다른 재소자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교도 당국은 독방 수감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리비히는 X(옛 트위터)에 “독방 감금은 고문”이라며 “나는 태어날 때부터 완전히 정상적인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리비히는 과거에도 난민·이주민에 대한 증오를 선동하고, 녹색당 정치인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는 등 우익 극단주의 시위를 조직해 독일 사회에 논란을 일으켜왔다. 2016년 이후 폭행, 모욕, 탈세 등의 혐의로 여러 차례 유죄 판결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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