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이 22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한 마지막 대면 조사에 이어 주말께 내란 방조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또 대통령 관저 관리팀 소속인 정지원 전 행정관을 소환 조사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방해’ 수사를 본격화한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25분께 내란 특검팀 조사실이 있는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했다. 취재진이 ‘지난 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뭔지’ 등을 물었지만 침묵했다.
한 전 총리 조사는 이번이 세 번째다. 특검팀은 이달 19일 한 전 총리를 불러 심야 조사까지 16시간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했으나 구속영장 청구를 위한 혐의를 더 다지기 위해 이날 한 차례 더 불렀다.
한 전 총리 측은 구속영장 청구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조사에 협조하고 일부 불리한 사실도 시인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 19일 조사에서 한 전 총리는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문을 미리 받았다”고 진술했다. 올 초 헌법재판소와 국회 등에서 위증한 사실을 시인한 것이다.
그럼에도 특검팀은 구속 수사 원칙을 세웠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범죄의 중대성에 따른 중형 선고가 예상되면 통상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한 전 총리의) 범죄의 중대성을 우선 살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 전 총리의 조사가 끝나면 이르면 주말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방조·가담했다고 의심한다. 이 밖에 계엄 선포문을 사후 부서·폐기한 공범으로 수사를 받고 있으며 헌재·국회 내 위증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의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23일 정 전 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렀다. 정 전 행정관을 통해 비상계엄 전후로 추 전 원내대표가 대통령 관저를 방문했거나 윤 전 대통령과 계엄 관련 논의를 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21일 특검팀은 국회사무처를 압수수색하며 추 전 원내대표를 피의자로 적시하기도 했다. 압수물 분석 등 증거가 확보되면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소환 요구 또한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 전 원내대표뿐 아니라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했다고 의심을 받는 8명 안팎의 야당 의원들도 현재 수사망에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의심받는 의원 중) 누가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될지 사실관계가 먼저 파악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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