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2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열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둘러싼 찬반 논란으로 표심이 갈라지면서 신임 당 대표를 확정하지 못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앞두고 반탄을 외쳐온 김문수·장동혁 후보, 찬탄을 내세운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 당 대표 본경선을 치렀는데 과반 득표자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본경선 1~2위 득표 주자인 김·장 후보에 대해 24일부터 이틀간 결선투표를 거쳐 26일 최종 당선자를 가리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당대회에서 ‘대통령의 당무 관여 금지’ ‘계파 불용’ 원칙 등을 명문화한 ‘개정 당헌’도 추인해 확정했는데 결과적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채 분열된 당심만 재확인했다.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4인의 당 대표 경선 후보를 확정하면서 통합과 단합의 전당대회를 당부했다. 그러나 후보들은 당의 쇄신과 경제·민생 회복 비전을 내놓고 경쟁하기보다는 찬탄·반탄 진영 간 비방전에 집중했다. 심지어 탄핵 반대를 외친 한국사 강사 출신 강성 보수 유튜버 전한길 씨를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이 같은 자중지란에 당원들마저 냉담해져 20~21일 실시된 본경선 투표에서 권리당원 투표율이 44.4%에 그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의힘이 지리멸렬한 채 ‘탄핵의 강’에서 헤매는 사이 여당은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 무시하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신임 최고위원으로는 쇄신파인 우재준(청년 최고위원)과 양향자 후보, 반탄파인 김민수·김재원·신동욱 후보가 선출됐다. 이런 가운데 차기 당 대표마저 반탄 후보 중에서 나오게 되면서 당 쇄신 동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결선투표를 통해 완성될 국민의힘의 새 지도부는 계파 간 기득권 다툼을 끝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 비전을 제시해 민심을 얻어야 한다. 민심을 동력 삼아 정부·여당을 건전하게 견제하면서 함께 국익을 키우는 게 제1야당의 소명이자 수권 정당을 지향하는 공당의 자세다. 국민의힘은 당헌을 고치는 수준을 넘어선 더 큰 쇄신을 바라는 민심에 응답해 국민 통합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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