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이 23일 지방 활성화와 저출생·고령화 및 농업, 재난 등의 공동 사회 과제에 대한 협의체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일본 총리 관저에 도착한 뒤 소인수 회담 자리와 확대회담을 잇따라 가진 자리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총리께서 지방균형발전, 지방발전에 각별 관심 가진 것으로 아는데 셔틀 외교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서울이 아닌 대한민국 지방에서 한번 뵀으면 좋겠다"고 한 뒤 이뤄진 합의다.
두 정상은 이날 정상회담 이후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이 같은 회담 성과를 소개했다. 먼저 발표를 시작한 이시바 총리는 “셔틀외교가 된 것을 환영한다”며 “폭넓은 교류와 협력을 쌓아오면서도 이웃 나라이기에 어려운 문제도 존재한다”고 운을 땠다. 그는 “일관된 정책을 실제해 나갈 것”이라며 이 대통령이 방일 전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한 한일합의의 번복이 있다고 밝힌 점을 지지했다.
이시바 총리는 특히 “지방 활성화와 저출산·고령화, 농업, 재난에 대응한 회복력 확보 등 사회의 공통 과제가 존재한다”며 “공동 과제 대해 양국이 서로 지혜 공유하고 협력해서 해법을 찾기 위해 양국 정부 간의 협의체를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양국 교류 활성화도 강조했다. 그는 “젊은 세대의 교류 수요에 부응해 양국 간 워킹홀리데이 비자 제도의 확충도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 경제의 잠재력은 대단히 크다”며 “수소, 인공지능(AI) 등에 관한 양국 간 협력을 더욱 추진하는데도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지역정세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교환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 교환을 이뤘다”며 “지역 정세의 위협과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강조했다. 북핵 미사일을 포함한 대북 대응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한미일 3국 공조에 대해서도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동발표에 나선 이 대통령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래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취임 후 양자방문 국가로 일본을 찾은 것은 제가 최초”라며 “한일 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가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존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실천하고 양국이 미래지향적 상생협력의 길을 함께 열어 나가고자는 신념 위에 일본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 결과를 문서로 발표하기로 합의한 것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정상 간 셔틀 외교도 재개됐다”며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시로 방문하고 대화하는 정상간 셔틀외교가 한일 외교의 새로운 모델로 정착될 수 있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 대통령도 이시바 총리가 밝힌 경제 분야의 수소와 AI 등 미래 산업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사회 분야에서는 저출산·고령화, 수도권 집중 문제와 농업, 재난 안전 등 양국이 직면한 공통 과제에 공동 대응할 필요성에 공감했다”며 “정책 경험을 공유하며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당국간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워킹홀리데이 참여 횟수 확대도 합의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보분야에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 완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서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흔들림 없는 한일, 한미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단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한일 관계 발전이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저와 이시바 총리는 오는 10월 한국 경주서 열리는 APEC정상회의와 일본이 의장국인 한일중 정상회의에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