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용산구가 안전관리 '대상'?…유족들 "즉각 취소하라”에 결국

박희영 용산구청장(오른쪽)과 김진배 용산구 안전재난과장이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1등)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용산구 제공

서울시가 용산구에 수여한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대상을 취소했다. 2022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사흘 만에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서울시는 27일 “이태원 참사 피해자의 아픔이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용산구가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과도한 홍보를 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용산구가 수상한 대상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족의 고통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상식 밖의 일이었다”며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이어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한 뒤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서울시는 이달 22일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용산구에 대상을 수여했다. 용산구는 ‘용산이 함께하는 핼러윈 대비 다중운집 인파 안전관리’를 주제로 발표해 지난해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에서 추진한 종합 안전대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성명을 내고 “오세훈 시장은 부적절한 시상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용산구의 수상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주최자가 없는 축제라며 책임을 부정해왔는데, 이제 와서 안전관리 성과를 강조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이번 경진대회가 자치구 인파 관리 직원을 교육하고 사례를 공유하기 위한 워크숍 성격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이태원 참사에 대해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서울 어디에서도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