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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ETF 열풍의 민낯…고배당 챙기느라 주가수익 놓쳐

상장 1년 넘은 24개 상품 중 절반

총수익률이 연배당률보다 낮아

美국채 ETF선 원금 손실 사례도

과도한 목표 분배율 경쟁 영향

"장기 투자 시 적정 분배율 고려해야"

이미지투데이




상장 이후 1년이 지난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중 절반이 연 배당률보다 총수익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목표 분배율을 과도하게 올려 잡으며 투자 수익 이상으로 분배금을 지급한 영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커버드콜 ETF로 장기 투자할 때는 적정 분배율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상장한 지 1년이 넘은 국내 커버드콜 ETF 24개 중 12개가 주가 상승 차익과 분배금을 모두 합한 총수익률이 연 배당률을 밑돌았다. 분배금 수익은 플러스인데 주가 수익은 마이너스라는 의미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매수와 함께 해당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콜 옵션을 매도해 분배금 재원을 마련한다. 분기나 월 등 일정 주기마다 꾸준히 분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연금처럼 정기적인 현금 수익을 올리기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단점도 존재한다. 콜 옵션을 매도했기 때문에 기초자산 가격이 크게 올라도 수익이 제한된다. 분배금이 항상 ‘이익’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주의해야 한다.





실제 미국 30년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KODEX 미국30년국채타겟커버드콜(합성 H)’ ETF의 전날 기준 최근 1년 주가 수익률은 -22.67%다. 같은 기간 연 배당률인 13.31%를 합하면 총수익률은 -9.35%다. 목표 분배율 연 12% 달성은 해냈지만 전체적인 투자 관점에서는 손실을 본 셈이다.

이는 기초자산인 채권 가격이 급락한 영향이다. 연 4%를 밑돌던 미국 30년 국채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경제 불확실성 심화로 급등하며 올해 한때 연 5%를 넘기도 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지수 기반 커버드콜 ETF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정책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환율 변동 위험의 최소화 차원에서 매 주기 고정 비용을 지불하는 환 헤지 상품의 피해가 컸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배당귀족’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KODEX 미국S&P500배당커버드콜(합성 H)’ ETF는 연 6%의 목표 분배율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최근 1년간 주가가 -9.61% 하락한 탓에 총 -3.2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TIGER 미국나스닥100커버드콜(합성)’ ETF도 같은 기간 목표 분배율을 뛰어넘었지만 주가는 -2.73% 하락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지수는 20% 넘게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커버드콜 ETF를 장기 투자할 경우 원금 손실 가능성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목표 분배율이 높은 ETF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간 분배율 목표치를 12~15%로 설정한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 ETF는 연 배당률 17.13%를 기록했지만 주가는 -3.51% 하락했다. 총수익률은 13.62%로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 상승률인 17.47%를 밑돌았다. 연간 분배율 목표치가 15%인 ‘ACE 미국반도체데일리타겟커버드콜(합성)’ ETF도 주가 수익률은 음수였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시장점유율 싸움 격화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커버드콜 ETF의 목표 분배율을 올려 잡고 있기 때문이다. 커버드콜 ETF의 순자산은 2023년 말 7748억 원에서 전날 기준 11조 2945억 원으로 14배 넘게 폭증했다. 상품 수도 4배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마다 투자 시기가 전부 다르기 때문에 특정 시점만을 갖고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지금 목표 분배율이 우려할 정도로 높은 수준인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격화하고 있는 과도한 커버드콜 월 분배율 경쟁은 투자자나 운용사 입장에서도 별로 득이 될 게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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