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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어업 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3년 키운 참돔 폐사에 어민들 '허탈'

집단 폐사한 참돔 수거 작업 현장, 연합뉴스




“30년 어업에 종사하면서 이렇게 큰 피해는 처음이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2일 경남도에 따르면 양식 어가가 밀집한 경남 남해안에 유해성 적조가 창궐하면서 어류 폐사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5일간 경남 남해군과 하동군 등 양식장 28곳에서 적조로 인해 넙치와 숭어, 감성돔, 농어, 참돔 등 물고기 36만6000마리가 누적 폐사했다. 신고 내용을 보면 남해군은 양식장 17곳에서 3만3000마리, 하동군은 양식장 11곳에서 5만3000마리가 폐사했다. 폐사 신고가 이어져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0.7㏊ 규모 가두리 양식장에서 참돔과 우럭을 키우는 한 어민은 "3년간 정성 들여 키운 참돔을 추석을 앞두고 전국 수산물 시장과 마트로 출하하려 했지만, 모두 폐사했다"며 "그동안 정부가 많은 지원을 해줬는데 이제는 (더 바랄 수 있는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어민들도 오랜 시간 땀 흘려 키워온 참돔이 무더기로 죽자 가두리 양식장과 항구에서 바다 위로 떠오른 참돔을 뜰채로 건져 대형 생선 통에 담으며 안타까운 수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항구 입구에는 폐사 참돔이 가득 담긴 500㎏ 용량의 대형 생선 통을 실은 어선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양식장에서 옮겨진 폐사 참돔은 생선 통에 담겨 15t 특장차로 옮겨지는데 특장차는 하루 3∼4차례 운행하며 45∼60t에 달하는 폐사 참돔을 수거하고 있다. 적조로 참돔이 대량 폐사하자 마을 일대에는 썩은 생선 악취가 진동해 주민과 어민들의 고통을 더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경남 연안에서 적조를 주로 일으키는 조류는 코클로디니움이다. 대량 번식하면 물속 산소 고갈 현상이 일어나며, 조류가 물고기의 아가미에 들러붙어 세포 손상 등을 일으켜 폐사로 이어진다. 경남에선 2019년 적조로 양식 어류 200여만 마리가 폐사해 36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이후 5년(2020~2024년) 동안은 피해가 없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최근 4, 5년 사이 남해안에선 수온 상승에 따라 아열대성 독성 플랑크톤이 유입되고, 창궐하는 적조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간당 수백㎜에 달하는 폭우에 바다의 영양 환경이 순식간에 급변하는 것도 이런 변화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예방을 위해 지난 6월부터 적조 발생을 집중적으로 모니터하고 지자체와 어민 등에 예보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어민 신고를 접수하며 폐사 피해가 커지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30년 어업 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 …3년 키운 참돔 폐사에 어민들 '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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