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세 번째로 규모이자 동유럽 최대 방산전시회 ‘MSPO 2025’가 폴란드 키엘체에서 2일(현지 시간) 개막했다. 오는 5일까지 열리는 이번 MSPO 전시회에는 31개국 400여개 방산업체가 참가했다.
K방산 대표선수인 한국 방산업체 27개 업체는 참가해 폴란드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을 확장하기 위한 K방산 알리기에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특히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2035년까지 간접비 포함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직접 국방비는 GDP의 3.5%)로 확대하기로 결정함에 초점을 맞춰 한국 방산업체들은 유럽 맞춤형 진출 전략으로 틈새를 파고 들고 있다.
K방산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진 덕분인지 개막 첫날 방문객들의 관심은 한국 무기체계들과 방산업체 부스에 대거 몰렸다. 폴란드 국방부 부스가 자리 잡은 행사장 입구와 가장 가까운 곳에는 현대로템 자리 잡았다. 폴란드에 수출하는 K2 전차가 전시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K2 전차 옆으로 독일의 레오파드 전차, 미국의 에이브럼스 전차가 자리 잡고 있다.
행사장 입구 등 곳곳에는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를 겨냥한 한화오션의 3000t급 잠수함 ‘장보고-Ⅲ 배치-Ⅱ’ 홍보 영상이 상영되면서 K방산 해상 분야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오르카 프로젝트는 폴란드가 해군 현대화 사업 일환으로 신형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8조 원 규모 사업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K방산 지상분야의 대표주자 한화에어스페이스를 비롯해 현대로템, SNT다이내믹스, SNT모티브, 풍산, 현대위아,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KAI 등 9개 방산업체가 참여해 단독부스를 마련했다.
방위사업청이 운영하는 ‘통합한국관’에는 경창산업과 디앤비, 비스타컴, 신안정보통신, 아리온통신, 엑스빔테크, 우성씨텍, 컨트로맥스, 콕스, 태경전자 등 10개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별도로 설치된 ‘경남관’에도 8개 업체가 부스를 마련했다.
최대 규모인 한화그룹 방산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는 299㎡ 규모의 통합부스를 마련해 폴란드 방문객의 시선을 끌었다.
우선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든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배치-Ⅱ가 현존하는 동급 최강의 디젤 잠수함인 점을 강조하며 프랑스, 독일과 함께 각축을 벌였다.
장보고-Ⅲ 배치-Ⅱ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공기불요체계(AIP)를 세계 최초로 탑재, 핵잠수함을 제외한 잠수함 중 최장의 잠항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잠수함은 첨단 전투체계와 잠수함 수직발사 탄도미사일(SLBM) 등 장거리 대지타격 능력이 강점이다. 국내에선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 선도함(1번함) 진수식이 조만간 열린 예정이다.
어성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사장은 기자들과 만나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언급하며 “폴란드의 조선업 종사자가 20만 명”이라며 “폴란드도 마스가가 필요한 나라”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연장 로켓 ‘천무’와 K9 자주포의 성능개량형 모델인 ‘K9A2’를 선보였다. K9A2는 포탄을 100% 자동으로 장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포탄 발사 속도를 분당 6발에서 9발 이상으로 늘렸다. 운용 효율성 차원에서 운용 인원도 5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한화시스템은 방공 시스템인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체계(L-SAM)와 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등을 선보였다.
명품전차를 생산하는 현대로템은 ‘폴란드형 K’2 전차를 공개했다. 현대로템은 폴란드형 K2 전차를 통해 미래 전차를 변화시킬 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하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앞서 현대로템은 폴란드와 약 9조 원 규모의 K2 전차 2차 이행 계약을 체결했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도 기자들과 만나 “미래 전차가 요구하는 핵심 기술들, K2PL 전차에도 들어가는 APS(능동방호체계) 시스템을 비롯해 무인화 전략인 RCWS(원격사격통제체계), 드론 재머, 전면부와 측면부의 고강도 부가장갑 적용 등 4세대 전차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무인 전차까지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 전동화 등 미래 기술이 집약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룰 실물 크기의 목업으로 제작해 함께 전시했다.
현대위아는 ‘경량화 105㎜ 자주포’를 실물로 전시했다. 이 자주포는 최대 사거리가 18㎞다. 소형전술차량에 탑재가 가능하다. 현대위아의 강점은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대구경 화포를 공급하면서 경험과 기술력을 축적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축한 모빌리티 기반 화력체계를 폴란드 등 유럽 국가에 수출할 계획이다.
폴란드 MSPO는 프랑스 유로사토리, 영국의 DSEI 전시회와 함께 유럽 3대 방산전시회 중 하나로 꼽힌다.
김태곤 방사청 국제협력관은 “이번 폴란드 MSPO 전시회에서 우리 정부와 방산기업이 원팀으로 K-방산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그간 폴란드를 중심으로 한 K방산에 대한 신뢰와 성과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할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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