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별검사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삼부토건·웰바이오텍 주가 조작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웰바이오텍 회장)에 대해 11일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이 부회장이 도주했다가 55일 만에 10일 체포된 지 하루 만이다.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전남 목포 옥암동 소재 빌라촌에서 은거 중이던 이 부회장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며 “저녁 조사를 완료하는 대로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가 결정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는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체포 상태의 피의자의 영장실질심사는 지체 없이 열게 돼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월 17일 영장실질심사에 출하지 않고 도주·잠적했다가, 10일 체포됐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도주 후 경기 가평과 전남 목포, 경북 울진, 충남, 경남 하동 등 펜션을 전전하다가 지난달 초 목포 소재 원룸 형태 빌라에 단기 임대 계약을 맺어 머물러 왔다는 점을 확인했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와 공조해 통신·계좌 거래 내역·폐쇄회로(CC)TV 분석, 주변인 탐문 등 추적 끝에 이 회장이 목포 옥암동 소재 빌라 3층에 은거 중인 사실을 파악했다는 게 특검팀 측 설명이다. 이후 잠복 끝에 택배를 수령하러 나온 이 회장을 검거했다. 체포 당시 이 회장이 특검팀 추적을 피한 데 사용했다고 의심되는 휴대전화 5대와 데이터 에그 8대, 데이터 전용 유심 7개도 확보했다. 특검팀은 통화 내역 등을 분석, 이 회장의 도피를 도운 8명의 신상을 파악하고 출국 금지했다. 이들 가운데 이 부회장 가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수사를 통해 이 회장의 도피를 도운 이들의 죄상을 밝혀 엄중하게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2023년 5~9월 삼부토건 주가 조작에 가담해 수백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업무 협약을 맺었다는 보도자료를 뿌려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를 속였다고 보고 있다.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되면서 2023년 5월 1000원대였던 주가가 두 달 뒤 장중 5500원까지 급등한 바 있다. 아울러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을 잇는 접점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이 이 부회장 신병을 확보할 경우 웰바이오텍 주가 조작 의혹 수사에도 급물살이 탈 전망이다.
한편 특검팀은 ‘국민의힘 입당 의혹’관 관련 이날 세겨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세계본부와 5개 지구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경기 가평의 통일교 본부 시설은 물론 천주평화연압의 전국 지구도 포함됐다고 알려졌다.천주평화연합은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교인들에게 입당 원서를 배포하는 등 당원 가입을 독려한 주체로 지목된 통일교 유관 단체다. 구속영장에는 개인 자유 의사에 반해 특정 정당 가입을 강요할 때 적용되는 정당법 위반 등 혐의가 적시됐다. 특검팀은 앞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오는 15일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도 통보한 바 있다. 한 총재는 지난 8일과 11일 두 차례 소환 조사에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불응한 바 있다. 다만 한 총재 측은 건강이 회복되면 즉시 조사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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