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력난이 갈수록 심화하면서 중소기업의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한 중소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은 "국내 근로자를 구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6일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한 종업원 50인 이상 중소기업 503개사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3.8%가 "국내 인력 부족 때문에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했다"고 밝혔다. 또 98.2%는 향후에도 외국인 고용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38.2%는 채용 규모를 늘릴 계획이라고 했으며 평균 증원 인원은 6.5명으로 집계됐다.
노동환경 변화와 관련해선 주 4.5일제 도입을 우려하는 기업이 많았다. 설문에 참여한 중소기업 가운데 42.1%는 '납기 일정 차질'을 24.1%는 '비용 부담 증가'를 주요 이유로 들며 제도 도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 3년간 고용허가제 수요 전망에 대해서는 55.5%가 "증가할 것"이라고 답했다. 현 수준 유지 응답은 41.7%, 줄어든다고 응답한 비율은 2.8%에 불과했다. 또 기업 10곳 중 6곳(60.8%)은 "현재 활용 중인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를 선호한다"고 했다. 중기중앙회는 "같은 국적 근로자를 고용할 때 관리와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숙련 외국인 근로자의 장기 체류를 위한 E-7-4(특정활동) 비자 제도 관련 어려움으로는 '한국어 능력시험·사회통합 프로그램 등 인프라 미비'(27.4%)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외국인 고용 기업들의 경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외국인 채용이 유지·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고용허가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적절한 시기에 인력 수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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