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바지매수인' 내세워 700억 전세사기…분산 매수로 수사망 피해

서울경찰청, 일당 71명 검거

경찰. 연합뉴스




서울·경기·인천 일대에서 명의만 빌린 이른바 ‘바지매수인’을 내세워 전세사기를 벌인 조직적 범행이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단순 민사분쟁으로 위장해 수사망을 피하려 하는 등 지능적인 수법을 동원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임차인 306명으로부터 693억 원의 보증금을 빼돌린 일당 71명을 붙잡았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의 범행에는 ‘동시진행 수법’이 활용됐다. 매수인은 자기 돈을 거의 쓰지 않고 바지매수인 명의로 빌라를 사들였다. 동시에 임차인과 전세계약을 맺어 거액의 보증금을 받아내고, 그 보증금에서 일부가 건설업자와 모집책들에게 리베이트로 돌아가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임차인 보증금이 범행 자금이자 수익원으로 전용된 셈이다.



범행 조직은 이렇게 얻은 이익을 나눠 가졌다. 구조도 정교했다. 모집책들은 건설업자로부터 건당 200만~1500만 원을 받아 총 18억 원을 챙겼다. 바지매수인들은 명의를 빌려주는 대가로 30만~100만 원을 수수했다.

이들은 제도적 사각지대를 노려 조직적 은폐를 시도했다. 바지매수인 한 명이 1~2채만 매수하도록 분산시켜 대규모 범죄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게 했다. 이 탓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악성 임대인 명단이나 국토교통부 수사의뢰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임차인 고소가 제기돼도 단순 채무불이행으로 처리돼 수사가 지연됐다.

경찰은 첩보를 입수한 뒤 540여 개 계좌를 추적해 총괄 모집책과 브로커, 건설업자 등 점조직으로 흩어진 관련자들을 특정해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서민의 삶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전세사기를 엄단하겠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