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디 밴드 ‘슈퍼등산부’(スーパ登山部)의 신곡 ‘산보’(山步)가 고(故) 김광석의 대표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밴드 측은 멜로디 일부가 비슷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제작 과정에서 해당 곡을 알지 못했다며 표절 의혹은 부인했다.
19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달 10일 발매된 ‘산보’는 주요 멜로디 라인이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흡사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슈퍼등산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김광석 곡의 리메이크냐”, “한국인도 일본인도 리메이크라 해도 믿을 것”이라는 비판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슈퍼등산부는 댓글을 통해 한국어로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여러분의 댓글을 보고 처음으로 김광석 님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들었다. 저희도 놀랄 만큼 부분적으로 멜로디가 비슷하다고 느꼈다”며 유사성을 인정했다.
다만 밴드 측은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곡이라고 하나 부끄럽게도 제작 당시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며 “산속을 걷는 이미지로 작곡한 멜로디가 부분적으로 비슷하게 돼 결과적으로 유사한 곡을 발표해버린 사실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번 지적을 계기로 훌륭한 한국의 명곡을 알게 됐다. 음악에는 국경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김광석 님의 명곡에 대한 존경심을 가슴에 새기며 앞으로는 더욱 신중히 작업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1994년 발매된 4집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드라마 OST로 삽입되고 이진아·제이레빗 등 후배 가수들이 리메이크하며 꾸준히 사랑받아온 명곡이다.
슈퍼등산부는 2023년 일본 나고야에서 결성된 인디 밴드로, 등산과 밴드 활동을 접목한 독특한 콘셉트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일본 최대 규모 산장인 하쿠바산소(고도 2832m)에서 라이브 공연을 열어 화제를 모았으며, 논란이 된 신곡 ‘산보’는 지난 10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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