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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아기방→시니어홈…생애주기 따라 주거공간 바꾼다

[삼성물산 '넥스트홈' 공개]

용인에 3층규모 테스트 베드 완성

세대 내부 기둥·벽체 없어 자유자재

7일이면 저렴하게 맞춤 재시공 가능

용산 남영2·한남4 등 순차적 적용

삼성물산 직원이 26일 경기 용인 ‘넥스트홈’에서 붙박이장을 자유자재로 옮기는 모습을 시현하고 있다. 천민아 기자




리모컨 버튼 하나를 누르자 단단하게 고정돼 있던 붙박이장 위에 틈새가 생기더니 아래쪽에 바퀴가 내려온다. 두 손으로 밀자 붙박이장이었던 장롱이 손쉽게 뒤로 스르르 밀린다. 다른 붙박이장도 차례로 밀어내면 아가방처럼 좁았던 방이 중·고등학생 딸의 공부방으로 쓸 수 있을 만큼 삽시간에 넓어진다.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주거 공간을 재조립할 수 있도록 삼성물산이 제안한 미래 주거 모델이다.



삼성물산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차세대 주거 기술 '넥스트 홈'을 실제 주거 공간에 완벽하게 구현한 3층 규모의 '테스트 베드(Test Bed∙실증 공간)'를 완성했다고 29일 밝혔다. '넥스트 홈'은 기존 획일적인 내부구조를 탈피하고, 입주민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고객 맞춤형으로 공간을 바꿀 수 있는 삼성물산의 새로운 주거 모델이다. 삼성물산은 2023년 8월 이 같은 미래 주거 모델 청사진을 제시한 이후, 약 2년 만에 테스트 베드를 공개했다.

넥스트홈은 신축 아파트 내부가 어떠한 기둥이나 벽 없이 텅 비어 있는 넓은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이로 인해 기둥과 벽체가 천장과 바닥에 고정된 일반적인 아파트와 달리 공간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예를 들어 신혼부부가 방 2개 화장실 1개로 지내다가, 아기가 태어나면 방 3개 화장실 2개로 구조를 변경할 수 있다. 아이가 독립한 후에는 시니어 세대에 맞도록 내부 구성을 다시 변경할 수 있다.

방 없이 넓은 통합형 거실 구조로 확장한 넥스트홈 모델. 사진 제공=삼성 물산




물론 기존 구축 아파트들도 리모델링 방식으로 구조를 변경할 수 있지만 시공 기간도 1~2개월은 걸리는 데다가 비용도 수천만 원에 달한다. 또 기둥과 배관이 고정돼 있어 욕실이나 주방처럼 물을 쓰는 공간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등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넥스트홈 기술이 도입된 신축 아파트에서는 약 7일이면 모든 구조 변경이 가능하고, 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될 것이라는 게 삼성물산 측의 설명이다. 배관 공간도 '넥스트 플로어'라는 신기술을 활용해 어디든 거주자가 원하는 곳에 물 쓰는 공간을 배치할 수 있다. 만일 거주자가 위생을 중시한다면 현관에 세면기를 배치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손을 씻을 수 있다. 모듈형 화장실을 2개에서 3개로 추가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주거 기술이 종합적으로 구현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전무하다. 삼성물산이 욕실에 이용한 모듈러 방식, 즉 미리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시공 방식은 해외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이란 테헤란에 있는 모듈러주택 샤리피하 하우스는 방이 90도 회전할 수 있어 약 20초 만에 야외와 접하는 테라스로 변경할 수 있다. 하지만 넥스트홈처럼 쉽게 구조를 바꾸고 배관을 자유자재로 옮길 수는 없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부 기술들은 일본 등 해외에서도 이용되고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모든 기술을 통합적으로 적용해 자유자재로 내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모듈형 조립식 욕실. 사진 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은 넥스트홈 기술을 실제 아파트 시공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2023년 과천주공10 재건축 사업에 ‘움직이는 붙박이장’인 ‘넥스트 퍼니처’를 처음 제안했다. 또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시공권을 확보한 용산 남영2∙한남4, 서초 신반포4차, 개포 우성7차, 부산 사직2∙광안3 등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반포 래미안 원펜타스 게스트하우스와 부산 래미안 포레스티지 경로당 공용공간에는 넥스트 플로어 등 기술을 적용했다. 넥스트홈의 모든 기술을 신규 수주 아파트에 완전히 적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고도화하기까지는 약 6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변동규 삼성물산 주택기술혁신팀장(상무)은 “욕실의 경우 공장에서 모듈러 공법으로 만든 후 옮기는 식이기 때문에 현장도 점차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넥스트홈 기술이 적용된 아파트의 구조를 바꿀 때 들어가는 시공 비용이 어느 정도 수준일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넥스트홈 생태계가 구축되면 더욱 더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구조를 변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혼집→아기방→시니어홈…생애주기 따라 주거공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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