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길어지면서 주류시장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때 ‘홈술’과 ‘혼술’ 열풍에 힘입어 와인이 주류 매출 1위를 차지했지만 최근 들어 가격 부담이 적은 국산맥주와 소주가 다시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다.
9일 대형마트 3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주류 매출에서 국산맥주가 매출 비중 24.0~27.6%로 1위를 기록했다. 수량 기준으로는 소주가 가장 많이 팔렸다.
이마트의 주류 매출 비중을 보면 국산맥주(24%)가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와인(22%), 양주(19%), 소주(17%), 수입맥주(12%), 전통주(5%), 무알코올맥주(1%) 순이었다.
국산맥주는 오랫동안 국내 주류시장의 중심을 차지해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홈술’과 ‘혼술’ 문화가 확산되며 와인이 급부상했다. 실제로 2022년과 2023년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와인이 주류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와인 열풍이 한풀 꺾이고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부터 국산맥주가 다시 1위를 되찾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2019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와인 시장이 2022년 하반기부터는 위스키, 믹솔로지(주류와 음료를 섞어 마시는 문화), 저도주로 소비자 관심이 옮겨갔다”며 “국산맥주와 소주는 꾸준히 잘 팔렸고 외식 물가 상승으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소비자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수량 기준으로 보면 소주가 압도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뒤이어 수입맥주 또는 국산맥주, 전통주, 와인, 논알코올맥주, 양주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추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화이트와인·스파클링 와인이나 논알코올맥주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2022년 와인 매출에서 레드와인 비중은 68%로 화이트·스파클링(32%)의 두 배였으나, 올해(1∼9월)에는 레드 비중이 62%로 낮아지고 화이트·스파클링이 38%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이마트와 롯데마트에서 논알코올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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