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교포 3세 기업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미국 반도체 기업 마벨 테크놀로지 인수를 검토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올해 초 마벨 인수를 검토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손 회장은 수년 전부터 마벨에 관심을 보였다. 인공지능(AI) 반도체가 빅테크 시장의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유망 투자 기업으로 꼽은 것이다.
손 회장은 마벨을 인수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과 합병하는 방안을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RM과 마벨을 합병할 경우 칩 설계부터 생산 위탁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마벨이 ARM이 제안한 방안을 종합해 최종 설계안을 만든 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 등에 생산을 맡기는 구조다. 거래가 성사됐다면 반도체 산업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 됐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소식통은 손 회장이 다시 마벨 인수 시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반도체 기업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상황에서 바벨이 다른 기업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도 평가했다.
매튜 머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마벨은 반도체 칩과 클라우드 컴퓨팅과 AI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을 개발한다. 마벨은 최근 분기 매출 2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실적을 올렸다.
마벨 인수 시도는 AI 인프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소프트뱅크의 전략과 맞물려있다. 지난 3월에는 데이터센터 장비용 프로세서를 생산하는 반도체 설계업체 암페어 컴퓨팅 인수에 합의했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인수하고 2023년 기업공개(IPO)를 진행하면서 9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블룸버그는 최근 러네이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와 손 회장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자체 AI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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