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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수구 보수면 퇴보"…장동혁에 커지는 단결 압박

■'이혜훈 논란'에 결집하는 野

MB, "개인 생각 버려야"조언에

張 "통합 결단 필요한 시기"화답

유승민·조경태 "與제안 와도 안가"

"이혜훈 폭언, 주먹보다 더한 폭력"

장철민, SNS에 여권 첫 사퇴 요구

靑 "청문회서 검증" 임명강행 의사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서울 서초구 영포빌딩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보좌진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 “부적절하다”는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야권 인사를 파격적으로 발탁해 여권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였지만 각종 논란 속에 오히려 보수 진영의 결집 계기만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이 후보자의 폭언 논란을 “주먹질보다 더한 폭력”이라고 언급하면서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장 의원은 “듣는 제가 가슴이 다 벌렁벌렁하다”며 “사람에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여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사퇴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날로부터는 5일 만이다.

이 후보자는 바른정당 소속 국회의원이던 2017년 의원실의 인턴 직원에게 “아이큐(IQ)가 한 자리냐”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 등 입에 담기 어려운 폭언을 쏟아낸 사실이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이 후보자가 보좌관들에게 수시로 고성과 폭언을 일삼고 사적 심부름까지 시켰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내에서는 “굳이 이 후보자를 안고 가야 하느냐”는 불만이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이 후보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옹호했던 사람”이라며 “아무리 능력을 보고 쓴다고 해도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솔직히 잘한 인사라는 생각은 별로 안 든다”고 부정적 의견을 내놓았다. 김현정 의원은 “(이 후보자의 갑질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고 잘못한 것”이라며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갑질 논란이 확산하면서 ‘파격 발탁’을 통해 기대했던 여권의 중도층 외연 확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보수 성향이 짙은 이 후보자의 영입을 두고 민주당 지지층의 부정적 반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후보자는 진짜 아니다”라는 반발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 후보자의 ‘변절’이 국민의힘의 결속을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후보자의 발탁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 보수 분열에 대한 위기감이 커졌고 이로 인해 쪼개졌던 진영의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강성 지지층 이탈을 우려해 노선 전환에 소극적이었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로서는 이 후보자에 대한 공동 대응을 명분으로 새로운 행보를 시도할 여지가 생겼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를 곧바로 제명하고 낙마를 목표로 공세 전환하면서 보수 지지층 이탈을 막았다. 또 유승민 전 의원이 이 대통령 등 여권의 ‘국무총리 제안설’을 공개하면서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고 해양수산부 장관 기용설이 나돌던 조경태 의원도 “제안이 와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서로 다른 노선의 인사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여권이 기대했던 탕평 인사의 흐름을 조기에 끊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정치적 배신의 문제를 떠나 이 전 의원은 장관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후보자”라며 “이 대통령은 지명을 즉각 철회하고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 참석하는 대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면서 지지층 결집에도 주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 사무실을 찾은 장 대표에게 “수구 보수가 돼서는 안 된다. 그건 퇴보”라며 “개인의 생각을 버리고 나라를 위한 정치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대표는 “지금 너무 어려운 시기여서 말씀하신 대로 통합과 단결도 필요하고 때로는 결단도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며 “따뜻한 보수, 미래를 생각하는 보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일을 준비하는 보수가 될 수 있도록 의원들과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도 이게 도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지금으로서는 청문회에서 본인의 정책적 비전과 철학이 검증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도전이 잘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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