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대학의 연구진들은 현재 연구 중인 미루나무의 묘목들이 토지에서 유독한 수은을 흡수해 덜 유해한 형태로 변형한 후 줄기에 저장하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7월 코네티컷주 댄베리의 빈 토지에 심은 나무들로 인해 당국은 수천 달러의 정화 비용을 절약하고 폐기물의 처리 또한 안전하고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4,5년 후면 오염된 토양층을 파내어 특수 화학 폐기물 매립지로 옮길 필요 없이 작업자들은 그저 전기톱으로 나무를 베어내기만 하면 될 것이다. 댄베리의 환경조정가 잭 코즈초우스키는 “땅파기, 오염 토양 제거 및 대체에는 54만3천달러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미루나무를 이용하면 비용이 거의 들지 않지요.” 라고 언급한다.
전국적으로 대략 332곳의 수은 오염 지역이 미 환경 보호청 보호 프로그램인 슈퍼펀드법안(Superfund)의 정화 대상 목록에 올라 있다. 그리고 댄베리시에서는 최초로 나무를 유전학적으로 변형하여 토양의 독성을 흡수하도록 하는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EPA(환경 보호청)의 프로젝트를 관장하는 스티브 록이 “우리는 오염된 토양 문제를 환경적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인다.
식물을 이용해 토양에 침투한 유독 화학물질을 정화하는 과정을 식물 치료(phytoremediation)라고 한다. 비소 흡수 파괴 고사리(arsenicabosorbing break fern)와 같은 몇몇 식물은 과축적종(hyperaccumulators)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독성이 있는 환경에서 재배할 수 있도록 진화된 종을 의미한다.
일정량의 수은을 흡수하는 과축적종 중에서 지금까지 자연산으로 알려진 종이 없기 때문에 리차드 B. 미거(Richard B. Meagher)를 비롯한 조지아 대학의 연구진은 유전 공학으로 방향을 돌렸다. 수은이 박테리아의 저항력을 키워주는 항생 물질의 원료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사실을 알고 있는 미거는 “이런 진화론적인 트릭을 나무에 적용하는 것이 바로 그 원리입니다.”라고 말한다.
우선 그는 무기수온 또는 메틸수은(오염된 토양 및 물에서 발견되는 형태의 수은)을 덜 유해한 단일 수은으로 변형시키는 대장균(E.coli) 박테리아 유전자를 분리했다. 그리고 merA라고 불리는 분리된 유전자를 1일생 미루나무의 묘목에 이식했다. 미루나무는 단기간에 뿌리고 넓게 퍼져나가기 때문에 이번 실험에 매우 적당하다. 나무가 충분히 자라자 화분에 옮긴 후 댄베리의 실험 토지로 이동하였다 (44 페이지의 그림 참조).
실험 첫 단계에서 연구진들은 단일 수은이 나무의 뿌리를 타고 줄기로 올라가 잎을 통해 대기로 방출되리라 예상하였다. 미거는 “대기로 방출되는 수은은 극소량입니다. 하지만 극소량이라고 해도 토양에 남아 있으면 먹이 연쇄와 상수도를 침범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위험하다고 할 수 있지요.”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는 3년 이내에 수은을 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줄기에 저장할 새로운 종을 개발하겠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미거가 시장에 기술을 판매하기 위해 공동 설립한 어플라이드 파이토제네틱스(Applied Phytogenetics)의 최고 경영자인 데이비드 J. 글래스는 수은을 처리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이 많지 않다고 말한다.
그 동안 유전자 변형 수은 식물 치료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덴베리는 다양한 현장 연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20세기 초반에 코네티컷은 세계적인 모자 제조 중심지로 알려졌다. 많은 공장에서 동물 가죽을 부드럽게 하여 펠트 모자를 만들기 위해 수은 용액을 사용했다. 수은의 독성은 중추 신경계를 공격하기 때문에 장기간 일한 근로자들은 서서히 뇌기능 이상을 일으켰다. 많은 노동자들이 덴베리 떨림이라는 별명이 붙은 떨림 증세로 고통 받았다.
공장에서는 보통 수은 용액을 사용한 후 공장 뒤편에 아무렇게나 내다 버렸고 수십 년 후 보건상 심각한 위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 봄 코즈초우스키는 적합한 실험 지역을 결정했다. 바로 덴베리 중심가의 바눔 코트에 있는 불타버린 모자 공장이 그곳이다. 코즈초우스키에 따르면 보호 토양층에 덮인 1/3 에이커에 달하는 토지의 수은 축적 상태는 1-315ppm 정도라고 한다. 주의 수은 발생 제한 기준은 공장 부지의 경우 600ppm이며 주거지의 경우 20ppm 이하이기 때문에 바눔 코트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는 그 공유지를 팔고자 하고 있으며, “오염도를 주거지 기준치까지 정화하기를 원한다.”고 코즈초우스키는 말한다. 덴베리의 실례 프로젝트는 “나무들이 수은을 충분히 흡수하여 토양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어느 정도나 개선할 수 있는가?”라는 기본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것이다.
미거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까지는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일단은 2004년 말까지 수은이 적정 수준까지 감소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미루나무의 윤리적인 취급을 바라는 사람들의 모임”과 같은 수목 권리 단체에서 프로젝트에 반대한 일은 없지만 시에라 클럽의 국립 유전 공학 위원회의 회장인 짐 다이아몬드는 결과에 대해 회의적이다. “유전자 변형 나무가 이러한 역할을 안전하게 수행하도록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관리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다이아몬드의 말이다. “프로젝트의 예산이 바닥나면 어떻게 될까요? 그 후에 이 나무들은 어떻게 될까요? 결국 환경상에서 유전자 변형 나무와 꽃가루의 효과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글래스는 재생산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에는 상당한 대가가 따를 거라고 말한다. 미루나무가 생식이 가능할 정도로 자라는 데는 보통 5-10년이 걸린다. 그는 “우리 나무들은 꽃가루를 퍼뜨릴 만큼 자라기 훨씬 전에 베어질 겁니다.”라고 말한다.
미거는 실제 실험 계획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이 나우프린지(now-fringe)기술을 사용하여 환경 내의 모든 독소를 정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의 1/1000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미거의 말이다. “복잡한 과정도 아니거니와 그 효과는 엄청나게 클 것입니다.” -밥 이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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