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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맹은 남성이 월등히 많다?

색맹은 색깔을 식별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눈의 망막은 빛에 매우 민감한 조직층으로 적추체, 녹추체, 청추체 등 3가지 종류의 원추세포가 각각 적색, 녹색, 청색의 색을 감지해 색깔을 구별하게 된다.

이 같은 추체 세포의 결핍이나 이상, 그리고 망막이나 시신경의 손상이 발생했을 때 색맹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데 색맹은 증세에 따라 전색맹과 부분색맹으로 구분된다.

전색맹은 색깔 구분 능력을 완전히 상실해 사물을 볼 때 흑백사진처럼 명암과 농담(濃淡)만을 인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부분색맹은 적색과 녹색이 무색이나 황색으로 보이는 적록색맹, 그리고 청색과 황색을 혼동하는 청황색맹으로 나뉜다.

색깔 식별 능력의 상실 정도가 색맹보다 가벼울 경우 색약이라 칭한다. 회갈색이나 황색이 적색의 곁에 있으면 녹색, 녹색 곁에서는 적색으로 보이는 적록색약의 비중이 높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색맹이 남성에게 월등하게 많이 발현된다는 점이다.

여성과 비교해 남성의 색맹 비중이 무려 10배 이상 높다. 우리나라 또한 색맹과 색약을 포함한 색각이상 인구가 남성은 전체의 5.9%에 이르지만 여성은 0.4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무엇일까. 남성에게는 여성에게 없는 어떤 특별한 선천적 장애(?)라도 있는 것일까. 장애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일정부분 선천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다.

유전적으로 남성이 색맹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 이는 색맹, 색약을 포괄하는 색각이상이 성 염색체 중 X염색체에 의해서만 유전되는 반성열성유전(伴性劣性遺傳)이기 때문이다.

남성(XY)은 하나의 X염색체가 색맹 유전자이면 색맹이 되지만 여성(XX)은 부친과 모친에게서 각각 받은 두 개의 X염색체 모두가 색맹 유전자이어야만 색맹으로 태어난다는 얘기다. 즉 여성들에게 있어 색맹은 대개 잠복된 상태로 내재돼 있다가 다음 세대의 자식들에게 유전되는 것이 상례다.

한편 지금까지 색맹과 색약은 치료가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돼 있었다. 하지만 지난 9월 미국 워싱턴 대학의 제이 니츠 박사 연구팀이 유전자 요법을 활용, 선천성 적록색맹 원숭이의 치료에 성공하면서 유전자 치료가 색맹 치료 및 개선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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