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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가야]<7>'희대의 사기꾼'을 꿈꿨던 괴짜 아티스트
문화 · 스포츠 문화 2017.03.02 08:00:02“원래 예술이란 사기다. 속이고 속는 거다” 희대의 고등 사기꾼이 되길 바랐던 한국의 문화 테러리스트, 백남준 작가. 그는 열여덟 나이에 한국 땅을 떠나 유목민처럼 세계를 떠돌며 이전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괴짜스러운 비디오 아트를 선보였다. B급 예술가 혹은 예술계의 반항아라 불리며 숱한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백남준 작가는 ‘예술이란 원래 사라지는 것’이라는 자신의 말처럼 이 세상을 예술처럼 살다 사라졌다. 본격 작가 탐구 시간인 ‘이작가야’는 지난 5회 방송(▶) 부터 6회 방송(▶) 그리고 이번 7회 방송까지 백남준 11주기 기념 총 3부작을 준비했다. 앞서 5~6회에선 백남준 작가의 드라마같은 일대기와 러브스토리를 다뤘으며, 이번 편에선 그의 비상한 연출력을 엿볼 수 있는 시그니처 작품들을 일목요연하게 담았다. 생전 백남준 작가가 즐겨 사용했던 ‘TV와 비디오’라는 장치는 그의 예술 인생에 있어 분신과도 같았다. 이에 대해 백작가는 “나는 기계에 대한 저항으로서 기계를 사용한다”는 모순된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TV 정원 TV Garden>(1974), <달은 가장 오래된 TV다 Moon Is the Oldest TV>(1975), <TV부처>(1974) 등이 있다. 그 중 글로벌 아트 프로젝트인 <굿모닝 미스터 오웰>(1984)은 위성 방송을 통해 뉴욕과 파리, 베를린, 서울에서 동시 방송을 해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그의 실험적 퍼포먼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60년대 플럭서스(Fluxus,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을 말함) 운동을 주도 했던 첼리스트 샬롯 무어먼, 작곡가 존케이지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종사하는 동료들과 컬래버레이션한 작품을 선보이며 화제를 몰고 다녔다. 작품을 통해서 미래를 예언했던 백남준 작가. 만약 그가 살아 있었다면 무슨 소재로 어떤 미래 모습을 연출한 작품을 선보였을까. 백남준 작가의 주옥같은 작품들 중 핵심만 쏙 골라보고 싶다면 이번 7회 방송도 사수하시길!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이작가야]<6>‘그’가 살아있었다면 문화계블랙리스트에 올랐을까?
문화 · 스포츠 문화 2017.02.15 14:08:00“백 선생님은 예술을 왜 하십니까” “인생은 싱거운 것입니다. 짭짤하고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는 거지요.” ‘예술계의 문제적(?) 반항아. 하지만 모두가 인정한 세계적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라고 불렸던 백남준 작가. 그는 열여덟 나이에 한국 땅을 떠나 세계를 떠돌며 드라마같은 인생을 살아온 비디오 아트계의 선구자다. 살아생전 남겼던 ‘예술이란 원래 사라지는 것’이라는 말처럼 백 작가 본인 역시 이 세상을 예술처럼 살다 사라졌다. 그는 1960년대 플럭서스(Fluxus·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을 말함) 운동의 중심에 서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며 수 많은 작품을 남겼다. 특히 그에겐 장난감과도 같았던 ‘TV와 비디오’를 이용해 마치 과학 실험을 하듯 기상천외한 작품과 퍼포먼스를 펼쳤다. 본격 작가 탐구 시간인 ‘이작가야’는 지난 5회 방송(▶)에 이어 이번 6회 방송에서도 백남준 작가가 한국 미술사에 남긴 업적들과 함께 그의 러브스토리를 담았다.백남준 작가는 그의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평소 생활에서도 늘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언행을 보여왔다. 일례로 1998년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백남준 작가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함께 식사를 하는 자리가 있었다. 그 당시는 클린턴 대통령이 백악관 여직원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섹스 스캔들로 고역을 치를 때였다. 백남준 작가가 클린턴 대통령과 악수를 하려는 순간 바지가 벗겨지는 사고(?)가 발생하고 만다. 이에 대해 백남준은 즉각 ‘실수였다’라고 해명했지만 일각에선 클린턴 대통령의 성 추문을 풍자하려 했던 그만의 ‘해학’을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로 꼽기도 한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던 백남준 작가의 파란만장한 인생기. 만약 그가 지금 살아있었다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 아래 정부기관에서 작성했다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1순위에 오르지 않았을까. 안 보면 손해일 정도(?)로 재미난 백남준 작가의 일화들이 궁금하다면 이번 6회 방송도 사수하시길!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이작가야]<5> 백남준은 그녀에게 왜 '투명 속옷'을 선물했을까
문화 · 스포츠 문화 2017.02.03 07:00:52‘예술계의 문제적(?) 반항아, 하지만 모두가 인정한 세계적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 그림을 그리는 미술가라고 부르기엔 뭔가 ‘실험가’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리는 이 작가, 바로 백남준이다. 그는 1960년대 플럭서스(Fluxus,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을 말함) 운동의 중심에 서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특히 그에겐 TV와 비디오가 장난감과도 같은 존재였는데, 이는 다양한 기술과 매체를 통해 예술에 대한 정의와 표현의 범위를 확대시키고자한 그만의 노력이라고 볼 수 있다. 파격적인 실험을 즐겼던 백남준은 1960년대 피아노와 텔레비전을 연결해 최초의 비디오 아트 전시를 열었는데, TV 조각부터 레이저 아트와 위성 중계에 이르기까지 매번 예술의 무한대를 시험했다. 지난달 29일 그의 11주기를 맞이해 본격 작가 탐구 시간 ‘이작가야’는 다섯번째 주인공으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작가’에 대해 조명해봤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지난해 11월 9일부터 올해 2월 5일까지 열리는 ‘간송과 백남준의 만남: 문화로 세상을 바꾸다’ 전시회 현장에서 촬영한 이작가야.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1950년대 독일 플럭서스 활동기의 자료들로부터 1960년대의 기념비적 퍼포먼스 영상인 ‘머리를 위한 선’, 1970년대의 대표작인 ‘TV 부처’와 ‘TV 첼로’ 등이다. 한편, 이번 편에서는 백남준의 유년 시절과 더불어 그의 예술 인생에 전환점을 맞게한 특별한 소울메이트들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이작가야]<4>그가 '트럼프 카드'에 집착한 이유는 '이 것'때문?
문화 · 스포츠 문화 2017.01.17 10:11:19“그의 작품엔 빠지지 않는 ‘이 것들’이 있다?” 근 25년간 미술계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수수께끼.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은 큰 과제(?)를 남기고 홀연히 세상을 떠난 그. 살아 생전 “제 자식 못 알아보는 어미가 어딨느냐”며 강력한 힌트를 남기고 떠난 그는 일명 미인도 위작 논란의 주인공 천경자(1924~2015)화백이다. 그의 그림만큼이나 화려한 삶을 살아온 그는 1991년 뜻하지 않은 인생 최대의 복병을 만나게 된다. 일명 ‘미인도’라 불리는 의문의 작품이다. 수십년간 미술계를 뒤흔들고는 잠잠해지나 싶더니 지난 해 말 검찰 조사결과, ‘미인도 진품’ 결론을 내리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파고들수록 끝없이 물음표가 생겨나는 가운데, 이 미인도 위작 논란 속에 수많은 명작들이 가려졌다. 2017 정유년 새해에도 계속 되는 본격 작가 탐구 시간 ‘이작가야’, 지난 3회에 이어 이번 회도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화백’이다.특히 지난 3회()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의 핵심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이번 4회엔 천경자 화백의 주옥같은 작품들과 함께 그의 기구한 인생에 대해 한 번 살펴봤다. 한국의 수채화 분야에서 독창적 화풍을 이룬 여류화가 천경자,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이국적인 소재 그리고 섬세한 붓터치가 더해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고 있다. 특히 천화백의 작품에서 빠지지 않는 것들 바로 ‘꽃, 여인 그리고 트럼프 카드’다. 화투가 일반적이었던 당시 분위기와 달리 천화백은 왜 트럼프 카드에 집착했던 걸까.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이작가야]<3>‘내꺼인듯 내꺼아닌’ 그 작품,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해설서)
문화 · 스포츠 문화 2017.01.11 09:23:28“ 千鏡子” 미술계 희대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그 이름 석자. 바로, 천경자. 그 시절 모든 여성이 동경했던 신여성의 선두자였던 그는 1991년 뜻하지 않은 ’요물’이 갑자기 등장하면서부터 안그래도 굴곡진 그의 삶이 저 아래 낭떠러지 바닥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일명 ‘미인도’다. 미인도의 위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오랜 기간 세상을 뒤흔들더니 지난 12월 19일, 검찰의 ‘진품’ 발표로 인해 또다시 미술판이 ‘치킨 게임’에 돌입했다.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수많은 ‘썰’들이 난무하고 있는 문제적 그림 ‘미인도’, “제 자식을 애미가 못 알아 볼 리가 있느냐”는 명언 아닌 명언을 남긴 채 한을 품고 떠난 천경자 화백, 작가가 진품이 아니라는데 대체 왜 ‘그들’은 진품이라는 주장하는 걸까. 이번 이작가야에선 작정(!)하고 2회분에 걸쳐 천경자 미인도 위작 논란의 모든 것을 파헤쳐봤다. ▲영원한 나르시시스트를 꿈꿨던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서울 중구 덕수궁길에 위치한 시립미술관. 1991년 미인도 위작 논란 이후 1993년 돌연 절필 선언을 한 천경자 화백은 자식 같다는 작품 93점을 이 곳 서울 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눈을 감기 직전까지 그를 한국에서 볼 수 없었지만, 다행스럽게도(?) 그의 온기와 손길이 남아있는 작품들은 여전히 이 곳에서 상설 전시로 볼 수 있다. 전시실 입구에 들어서면 필기체로 흘겨 쓴 ‘千鏡子’라는 금빛 글씨가 떡하니 붙어있다. 전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 글자를 못 읽어서(?) 천경자 전시실인 줄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다는 웃픈(!) 후문도 들린다. 이번 상설 전시에서는 최근 몇 년간 미공개 되었던 작품을 중심으로 대략 30여점의 천경자 화백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천경자 화백은 주로 여인의 인물상을 즐겨 그렸는데 이는 정한(情恨)어린 스스로의 모습을 끊임없이 투영한 것으로 그가 살아 생전 ‘나의 분신’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1940년대 시절, 뭇 여성들의 동경 대상이기도 했던 천경자 화백은 신문물을 받아들이는데 빨랐으며 당시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동을 보여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도 천 화백만의 화려한 색채를 사용하거나 보색계열로 끊임없이 덧칠하는 등 독특한 화법을 구사해 한국 수채화계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 ▲25년간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미인도 위작 논란이처럼 화려한 삶과 그림으로 모두의 워너비(?)였던 그. 아무리 미술 문외한이라고 해도 ‘천경자’ 라는 이름은 들어봤다(?)고 할 정도로 세간에 다시금 이름을 떨친 사건이 발생한다. 이름 하여 미인도 위작 논란. 199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명 ‘미인도’라 칭하는 이 그림이 세상에 나오자 천화백은 즉각 ‘위작이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진실 공방은 끊이지 않았고 결국 지난 2016년 다시 부활해 세상을 다시 한 번 들었다놨다. 지난 12월 19일 검찰이 수사한 결과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발표했기 때문. 하지만 검찰의 발표 즉시 국립현대미술관측과 ‘위작’임을 주장하는 유족 및 공동변인단측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여기서 또 하나 더,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연구소 감정단이 검찰의 수사 발표보다 한 달 앞선 지난 11월 4일 “진품일 확률이 0.0002%”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사실상 위작으로 판단한 것이다. 참고로 이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숨어있던 인물화를 찾아낸 것으로 해외토픽 등에서 주목받은 ‘뤼미에르 테크놀로지’는 지난 9월 19일 입국해 일주일 가량 특수 카메라로 ‘미인도’를 비롯한 천 화백의 작품들을 분석한 결과임을 덧붙였다. 25년이 지나도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드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미스터리,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로 얻은 놀라운 수확(?)이 있다면 미인도의 최종 출처가 김재규(1926~1980) 전 중앙정보부장의 집이었다는 사실이다. 박정희 정권의 심복이자 동시에 역적이라 불렸던 김재규가 미인도의 최종 소장자로 밝혀지면서 미인도 위작 논란은 또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 하지만 정작 이 그림의 주인이라고 추정하는 천화백이 눈을 감기 직전까지 강력하게 위작임을 주장했음에도 여전히 진실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 참 의문스럽다. “그림 그리는 나가 아니라 허는데 지들이 머땀시 기어이 맞다는 이유가 머당가?” 미인도 위작 논란이 거세질 쯤 한 중국집에서 지인과 함께 고량주를 마시며 한껏 격앙된 전라도 사투리로 남겼다는 마지막 말, 과연 25년 이상 지속되어 온 미인도의 진실공방이 2017 정유년엔 밝혀질 수 있을까. ※이작가야 4회에선 천경자 화백의 대표작과 함께 숨은 이야기들이 계속됩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이작가야]<3>'내꺼인듯 내꺼아닌' 그 작품, 아직도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문화 · 스포츠 문화 2017.01.10 11:14:20‘25년간 풀리지 않은 미술계의 미스터리’ 지난 2016년 한 해 김환기 작가의 최고가 경매기록 경신(▶) 으로 함박 웃음을 지었다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이 작가’의 계속된 위작 논란으로 적지 않은 파문이 일었다. 살아 생전 “제 자식 못 알아보는 어미가 어딨느냐”라며 위작 논란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혔던 천경자(1924~2015)화백은 1991년 불거진 일명 ‘미인도’ 위작 논란으로 그가 눈을 감은 지금까지 무려 25년 이상 진위공방이 계속 되고 있다. 2017 정유년 새해에도 계속 되는 본격 작가 탐구 시간 ‘이작가야’, 세번째 주인공은 꽃과 여인의 화가 ‘천경자 화백’이다.한국의 수채화 분야에서 독창적 화풍을 이룬 여류화가 천경자,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이국적인 소재 그리고 섬세한 붓터치가 더해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굴곡진 그의 삶처럼 공통적으로 그의 작품 속엔 오랜 정한(情恨)을 담고 있어 고독함까지 동시에 느껴진다. 특히 그가 여인의 인물상을 즐겨 그렸는데, 이는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것으로 자신의 내면적 갈등을 보여 주고 있다. 이번 이작가야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천경자 화백의 위작 논란 A to Z를 핵심만 쏙쏙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최근 검찰 수사 결과 ‘그의 작품이 진품이다’는 결론을 내린 가운데, 프랑스 뤼미에르 광학연구소 감정단은 ‘위작’임을 선언해 진실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의 작품 최종 소장자가 박정희 정권시절 중앙정보부장을 지낸 김재규씨라고 밝혀지면서 미스터리가 가중되는데... 죽기 직 전까지 눈을 편히 감을 수 없었던 천경자 화백의 슬픈 전설 속으로 한 번 빠져보자.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이작가야]<2>나왔다하면 잭팟 터지는 '미술계의 황금주'
문화 · 스포츠 문화 2016.12.29 09:00:00“나왔다 하면 최고가 신기록 경신” 미술시장의 황금주이자 한국 추상 미술의 거장이라 불리운 사나이, 수화 김환기. 미술 작품을 통해 작가의 세계관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서울경제신문의 본격작가탐구 코너 ‘이작가야’ 두 번째 작가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수화 김환기’다. (▶) 생전 “그림이 안 팔리니까 안 팔기로 했다”는 명언을 남긴 김환기(1913~1974)화백은 지난 11월 27일 그의 작품인 ‘12-V-70#172(1970)’이 무려 63억 3,000만원(4,150만 홍콩달러)에 낙찰돼 국내 미술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워 한국 미술계의 한 획을 그었다. 그는 우리 자연과 전통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서구 모더니즘을 접목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창조했다는 호평을 받는 작가다. 특히 점,선,면이 반복적인 패턴으로 단순해보이는 그의 작품 속에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우주적 윤회를 담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의 위로를 선사한다.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16 병신년, 반면 미술 시장에선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환기 화백. 한국 뿐만 아니라 뉴욕, 파리 등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미다스의 손 김환기 화백의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더불어 김환기 화백과 김향안 여사의 지고지순한 러브 스토리까지 알고 싶다면 ‘이작가야’ 두번째 이야기에 빠져보자.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이작가야]<2>나왔다하면 잭팟 터지는 '미술계의 황금주'(해설서)
문화 · 스포츠 문화 2016.12.29 07:00:00“그림? 웃기지마. 돈으로 사겠어! 얼마면 돼?” 당신은 만약 거금을 들여 그림을 산다고 마음 먹었다면 얼마까지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 ‘100만? 통 크게 1,000만?’정도라고 생각했다면 아마 이 작가의 작품은 단언컨대 제외될 것이다. 지난 11월 27일 서울 옥션 홍콩 경매에서 무려 63억 3,000만원(4,150만 홍콩달러)에 낙찰된 ‘이 작가’의 작품은 한국 미술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심지어, 이 작가의 미술관 안에 있는 작품들을 모두 가격으로 추산하면 무려 500억원을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림 사겠다’는 말이 쏙 들어가게 만드는 어마어마한 이 작가의 작품, ‘돈’으로 가질 수 없다면 ‘눈’으로라도 호강하겠다며 당당히 이 작가의 미술관을 방문한 두 기자. ‘억’소리가 절로 나는 어마어마한 ‘이 작가의 작품’엔 대체 무슨 비밀이 담겨있을까? ▲미술계의 황금주, 수화 김환기 서울 종로구 부암동 으리으리한 저택들 사이에 위치한 낡은 하얀 건물. 바로, 수화 김환기 화백을 위한 ‘환기 미술관’이다. 전 세계에서 김환기 화백 작품이 가장 많이 있다는 환기 미술관은 미술 전문 조상인 기자가 특별히 강력 추천하는 미술관이기도 하다. 미술관을 들어서면 김환기 화백의 대표작 중 하나인 ‘우주 Universe (1971, 코튼에 유채)’ 작품의 웅장한 기운이 온몸을 압도한다. 이 작품은 특히 한 갤러리에서 설문 조사한 결과 (관람객 1,000명 대상) 약 31%(314표)로 선호도 1위를 얻기도 했다. 얼핏 보기엔 ‘나도 할 수 있겠는데’라고 느껴질만큼 단순해보이는 그의 전면점화 시리즈의 추정가는 ‘억’소리가 나는 어마어마한 몸값을 지닌 작품이다. 점찍고 테두리 선을 반복적으로 표현한 김환기의 전면점화 시리즈는 단일한 하나의 색감으로 표현해 단색화의 포문을 연 작품인 동시에 추상화의 시초라고도 불린다. 전면점화에서 표현한 점들의 의미는 ‘별’과 같은 상징성을 지니는데,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을 의미한다. 1970년 이후 뉴욕에서 작업을 해온 김환기 화백은 그리운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 둘씩 떠올리며 그 수만큼 점으로 찍어 표현했다. 그의 초창기 시절엔 주로 한국의 자연 등을 소재로 하는 작품들이 주를 이뤘으나, 말기엔 서구의 모더니즘을 접목해 한국적 추상화의 기반을 다진 작품이 많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사후에 더욱 높은 명성을 얻게 되었는데 이와 관련해 생전 김환기 화백이 남긴 웃픈(?) 글귀가 있다. “나는 그림을 팔지 않기로 했다. 팔리지가 않으니까 안 팔기로 했을지도 모르나 어쨌든 안 팔기로 작정했다. 두어 폭 팔아서 구라파 여행을 3년은 할 수 있다든지 한 폭 팔아서 그 흔해 빠진 고급차와 바꿀 수 있다든지 하면야 나도 먹고 사는 사람인지라 팔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디 내 그림이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인사가 있기를 바라겠는가.” (1995년 3월 김환기의 글 중에서) 평소 그림 실력뿐만 아니라 필력이 좋았던 그는 일기와 에세이를 즐겨썼다고 한다. 이 글귀를 보면 그 당시만 해도 김환기 선생의 작품이 제 값을 하지 못했던 것은 어림짐작할 수 있다. 아마 지금 살아계셨다면 깜짝놀라지 않았을까. ▲그 남자가 보내는 엽서, “향안에게” 환기 미술관을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숨은 별장 같은 또 다른 전시 공간이 있다. 환기 미술관의 숨겨진(?) 아지트 같은 곳 바로 수향산방이다. 이곳은 수화 김환기의 ‘수’와 그의 아내인 김향안 여사의 ‘향’을 딴 이름으로, 부부가 살던 집의 애칭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현재 이 공간은 ‘향안에게’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으며, 김환기 화백이 그의 아내인 김향안 여사에게 남겼던 작품들이 걸려있다. 김향안 여사는 김환기 화백의 아내이자 오랜 뮤즈라고 불렸는데,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우리에게 너무나도 유명한 소설가이자 시인인 이상의 전 부인이었다. 1936년 김향안 여사는 시인 이상과 결혼을 했지만, 이듬해에 시인 이상이 세상을 떠나고만다. 이후 평소 김향안 여사를 흠모해온 김환기 화백과 1994년 재혼해서 새 삶을 살게 된 것. 이 공간에는 김환기 화백이 뉴욕에서 작업할 당시 자신의 스케치북에 그렸던 그림들을 김향안 여사에게 엽서로 보냈던 작품들이 걸려있다. 이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아늑하고 포근한 공간의 느낌과 이 부부의 달달한(?) 기운도 함께 느껴진다.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16 병신년 한 해, 한국 수채화 미술의 선구자이자 한국 미술 경매 시장의 슈퍼스타, 김환기 화백의 작품을 보며 한 해를 마무리하는 건 어떨까.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썸inSNS]'미알못'을 위한 본격 작가탐구시간, 이작가야
문화 · 스포츠 문화 2016.12.13 18:10:56‘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마시기)….’ 바야흐로 1인 가구 전성시대다. 지난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6’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65만5,000가구로 집계됐으며 이들이 가장 크게 소비하는 품목은 ‘오락·문화’로 조사됐다. ‘자기 개발과 삶의 만족감’을 위해 주저 없이 투자하는 1인 가구, 그렇다면 이들이 꼽는 혼자 즐기기 좋은 문화생활은 뭐가 있을까. 사색을 즐기며 문화와 취미생활까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활동으로 ‘미술관·전시회 관람’을 꼽는다. 하지만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본 작가의 전시회를 찾아가도 막상 벽에 걸린 작품들이 뭘 말하는지 도통 모르겠고, 결국 30분 만에 대충 훑어보고 나오게 되는 미술 초보자들이 많다. 가까이하기에는 너무나 먼 ‘미술’의 세계. 서울경제신문의 디지털 브랜드 ‘서울경제썸’은 일명 ‘미알못(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의 줄임말)’ 독자들을 위해 함께 미술 작품을 보며 작가의 세계관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이작가야’ 코너를 새롭게 제작했다. 서울경제신문의 미술전문 조상인기자와 미술 빼고 잡다한 지식은 다 꿰고 있다는 금융부 강동효기자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들이 소개하는 첫 번째 작가는 네덜란드 사진거장 ‘어윈 올라프’다. 한국에서 두 번째로 전시하게 된 이번 사진전의 야심작은 단연코 ‘로얄블러드(2000)’다. 로마의 지배자가 됐으나 공화정 옹호파의 칼에 찔려 죽은 율리우스 시저, 제정 러시아 말기 비선실세였던 수도사 라스푸틴의 후원자로 러시아혁명 때 총살당한 알렉산드라 황후, 프랑스혁명 당시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처절한 죽음을 그린 작품이다. 순백의 고결함과 붉은 피의 강렬함이 대비되는 이 작품 속 작가의 메시지는 ‘폭력에 의한 권력자의 종말’을 담고 있다. 이 작품들은 마치 현 우리 시국과 놀랍게도 닮아 있어 독자들에게 몰입감을 높여준다는 평이 많았다. 특히 미술이 어려운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글로 읽는 도슨트(docent·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 콘텐츠도 함께 준비해 호평을 받았다. 수많은 미술 작가들의 핵심만 쏙쏙 쉽고 빠르게 만날 수 있는 시간, ‘이작가야’에 한 번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이작가야]<1>근혜씨는 왜 '이 작품'에 빠졌을까
문화 · 스포츠 문화 2016.12.09 07:00:00“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먼 ‘미술’의 세계” 품위(?)있는 문화생활을 즐기기 위해 미술 작품 전시회를 갔지만 정작 작품이 무얼 말하는지 도통 모르겠고, 결국 미술관 방문을 포기한 초보자들을 위해 ‘본격 작가탐구생활’을 준비했다. 서울경제썸에서 미술 작품을 통해 작가의 세계관에 대해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이작가야’ 코너를 새롭게 기획했다. 서울경제신문의 미술전문기자와 미알못(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자)이지만 잡다한 지식은 다 꿰고 있다는 금융부 기자가 만났다. (▶글로 읽는 도슨트는 클릭) 첫 번째 이작가야 주인공은 ‘이미지의 신 어윈 올라프(Erwin Olaf)’다. 한국에 두번째 전시로 알려진 어윈 올라프는 ‘90년대 패션계와 광고계에서 가장 성공한 네덜란드 사진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제시하면서 예술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표현한 작품들이 많아 전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작가다. 지난 11월 11일부터 12월 11일까지 청와대에서 불과 50m 남짓 떨어진 또 다른 근혜(!) ‘공근혜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많다는 ‘로얄 블러드(2000)’ 시리즈와 베를린(2013), 웨이팅(2015) 작품까지… 이번 전시에 담긴 어마어마한 작가의 세계관을 알고 싶다면 ‘이작가야’에 빠져보자.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
[이작가야]<1>근혜씨는 왜 ‘이 작품’에 빠졌을까(해설서)
문화 · 스포츠 문화 2016.12.08 10:00:00AM10:30 청와대에서 50m 남짓 떨어진 공근혜 갤러리.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로 탄핵 표결을 앞두고 있는 이 어마어마한 시국에 서울경제신문의 기자들은 왜 미술관을 오게된걸까?▲‘이미지의 신’이라 불리는 어윈 올라프 작가 어윈 올라프(57)는 90년대 광고·예술계에서 가장 유명한 거장이다. 음 저같이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 있으니까 작가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세요. 유럽의 미술사를 따지고 보면 유명한 작가들이 손재주가 좋은 작가들이 플랑드르 출신인데 플랑드르가 어디냐면 오늘날의 네덜란드 지역이에요. 특히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진 이유는 유명인사들의 죽음을 담고 있어서죠 여기서 부터 작품을 보면, 율리우스 시저가 브루투스에 의해서 암살당했죠. 그 칼, 시저가 뭐라고 그랬는지 알아요? “브루투스 너도냐” 라고 그의 충성심을 믿었는데 배신을 한 것에 충격을 받아 한 말이죠. ▲권력의 비극적 종말을 그린 ‘로얄블러드(2000)’ ‘저~기 블루하우스(!)에 있는 그 분이 떠오르는데 …’ 로마의 지배자가 됐으나 공화정 옹호파의 칼에 찔려 죽은 줄리어스 시저, 제정 러시아 말기 비선실세였던 수도사 라스푸틴의 후원자로 러시아혁명 때 총살당한 알렉산드라 황후, 프랑스혁명 당시 단두대에서 목이 잘린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등 연작이 벽에 나란히 걸렸다. 왕족의 고결함을 상징하는 진주색 옷과 뽀얀 살결 위로 흐르는 붉은 피가 처연하면서도 아름답다. 겉으로 보면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이 속에 담긴 내용은 ‘폭력에 의한 권력자의 종말’을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펼쳐진 대한민국의 현 상황이 대비되는 가운데 한 때 포털 검색어 상위에 랭크된 러시아판 비선실세 주인공인 라스푸틴의 그림도 눈에 띤다. 요승에게 휘둘려서 결국 총살을 당한 러시아 황후 알렉산드라를 표현한 이 작품은 더없이 블루하우스에 있는 그 분이 문득 문득 떠오르게 한다. 그렇다면 이 전시회는 지금 우리나라 현 정세를 알고 전시를 한걸까? ‘로얄블러드’시리즈는 2000년에 발표한 작품들로 당시 공근혜 갤러리에서 전시를 준비하는 당시엔 이러한 사태(!)가 없었기 때문에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전시를 오픈할즈음 충격적인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고 수백만 촛불집회도 계속됐다. 전시를 앞두고 마침 한국을 방문한 어윈 올라프 작가는 직접 광화문 촛불 집회에 나가 생생한 현장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담았다고 한다. (본 영상에서 촛불집회 사진 최초 공개!) ▲절망 끝에서 희망을 담아낸 ‘베를린-클래르켄스 무도회장’시리 축 늘어진 가슴을 가까스로 쓸어담은 속옷 차림의 세 여인이 앉아있다. 이들은 20세기 초 독일 바이마르공화국 시절에 흔히 볼 수 있었던 독일 베를린 유흥가의 창녀들이다. 반벌거숭이 늙은 창녀의 모습을 자세히 보면 당시 유럽에서 인기였던 일본 게이샤 문화의 모습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작품에서 시선을 끄는 것은 화면 중앙에 서있는 어린 소녀다. 이 작품은 사창가에 눌러앉은 늙은 여인들과 어린 소녀의 젊음을 대비하면서도 당장이라도 계단을 걸어올라 이 어둠을 뚫고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늙음과 젊음 뿐 아니라 절망과 희망을 동시에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어윈 올라프의 ‘베를린’ 연작 중 하나다. 특히 테이블 앞에 한 줄로 앉은 매춘부의 모습은 독일 화가 오토 딕스의 1921년작 ‘살롱’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현대인에게 기다림을 선사한 ‘웨이팅(2015)’ 이번 전시엔 특히 더 눈길을 끄는 곳이 있다. 어두컴컴한 방에 영상 2편이 상영되고 있는데 이는 어윈 올라프의 최신작인 웨이팅(2015)이다. 이 작품은 누구인지 구체화되지 않은 상대가 오기를 기다리는 한 여성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시리즈다. 등장인물이라고는 식당 직원과 여주인공밖에 없고, 움직임도 제한된 정적인 영상이지만 기대와 희망, 불안, 슬픔, 분노 등이 얼굴에 교차하는 표정을 통해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보여준다. 폐기종을 앓는 작가는 병원에서 검진 결과를 기다리면서 이 작업을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작품을 자세히 보니까 얼굴 표정이 굉장히 어두워요. 기다리기만 하니까 뭔가 답답함이 확~우리 국민들이 현재 이런 마음이지 않겠습니까”라고 덧붙였다. 이 작품은 곧 다가올 9일에 탄핵 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기다리는 심정을 잘 반영하고 있어 더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청와대 옆 갤러리에는 다른 근혜가 있다는 점!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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