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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세이] 잘가요 '멋쟁이 희극인' 박지선, 오래 오래 기억할게요
서경스타 TV·방송 2020.11.05 16:02:06포털사이트에서 박지선을 검색하면 이제 사망일시가 나온다.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환한 조명 아래 밝은 모습만 보여줬던 그의 뒤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보지 못했다. 유족과 동료뿐만 아니라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슬퍼하고 또 슬퍼하고 있다.박지선이 떠났다. 5일 오전 9시 발인식을 마친 그는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던 KBS 연구동을 들렀다가 장지로 출발했다. 동고동락했던 동료들과 치열했던 열정을 -
박지선이 마이크를 잡으면 모든 이들이 빛났다 [리뷰에세이]
서경스타 TV·방송 2020.11.03 09:51:52그를 처음 만난 곳이 기억나지 않는다. 보통 연예인과 만나거나 인터뷰를 하면 특유의 강렬함 때문에 뚜렷한 이미지가 남는데 크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저 편안하고 안정적인 사람, 함께 차 마시고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 내게 박지선은 그런 따스한 사람이었다.수많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행사 시작 10여분 전 그가 무대에 오르면 속으로 안도하곤 했다. ‘오늘은 좀 괜찮겠구나’ 하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
[리뷰에세이] '펜트하우스'가 '브람스' 후속이라니…그저 참담하다
서경스타 TV·방송 2020.11.02 15:47:50남산타워보다 더 높은 곳에서 서울을 비추던 카메라가 방향을 돌려 강남 빌딩 숲 사이에 우뚝 속은 주상복합 건물로 향한다. 롯데월드타워보다 더 높은 마천루가 번쩍이는 불꽃들 사이에서 황금빛 몸매를 자랑한다.그보다 더 빛나는 몸매를 자랑하며 럭셔리한 드레스를 갈아입는 펜트하우스의 주인 심수련(이지아). 그녀의 발끝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맨땅에 선 사람들은 고개를 치켜 올리고 마치 그 불꽃이 자신들을 위한 것인 양 -
[리뷰에세이]'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준 선물같은 위로, 그리고 사랑
서경스타 TV·방송 2020.10.21 17:06:50문학청년인 척 폼을 잡고 다니던 어린 시절부터 저 깊숙한 곳에 질투심을 숨겨두고 아주 가끔 한번씩 꺼내보며 살아왔다. 고등학교 2학년 당시 한 대학 백일장 예선에 통과하자 보내준 수상작품집에서 ‘혼불’의 작가 최명희의 글을 보고나서부터였다. 내가 범접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압도적인 필력에 아주 잠깐이나마 꿈꿨던 작가로서의 삶을 포기했다.그래도 글을 쓰는 것까지 포기하지는 않았다. 사실 따로 밥벌이 할 특출 -
'비밀의 숲2' 한 줌의 희망이 절망보다 낫다는 믿음으로 다시…[리뷰에세이]
서경스타 TV·방송 2020.10.05 14:12:41“진리를 좇아 매진하는 것, 도리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이는 모두 끝이 없는 과정이다. 멈추는 순간 실패가 된다. 변화를 향해 나아간다는 건 나의 발이 바늘이 되어 보이지 않은 실을 달고 쉼 없이 걷는 것과 같다.”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이었다. 권력을 향한 욕망으로 조직의 이익에 앞장섰던 이들은 끝내 쌓아온 모든 것을 잃었다. 권선징악은 아니었다. 먼저 간 선배의 최후와 그 행동에 담긴 뜻을 알고 있던 검사는 덫에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사랑에 급 따지는 분들…다 선 넘었어! [리뷰에세이]
서경스타 TV·방송 2020.09.28 17:01:00이정경, 한현호 이 두 사람과는 피아노 트리오 이제 그만 하죠. 준영씨한테 득 될게 없는 조합입니다. 뭐 다이렉트로 말씀드리자면 준영 씨와 급이 안 맞습니다.(박성재) 야 너도 너 만난다는 여자애나 뭐 다른 누구와도 반주해주네 뭐 그런 생각 하지도 마. 급 떨어지는 애들 반주 해줘봤자 너도 같이 급 떨어지는 것밖에 안돼.(유태진) 이만큼 살아보니까 동기든 친구든 균형이 맞아야 서로 편해. 한사람이 유독 잘 나가든지 처 -
[리뷰에세이] 설리가 불편한게 아니었다, 정말로…
서경스타 TV·방송 2020.09.11 16:53:59수년 전 “너희들 손끝에 사람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걸 알고는 있는거냐”는 울분 섞인 꾸짖음을 홀로 남은 새벽 술자리에서 중견배우에게 들었다. 글로만 봤지 직접 듣는 것은 처음이라 정신이 멀쩡해진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자극’이 핵심인 기사를 작성하거나 제목을 편집할 때마다 잠시 손을 멈추게 한다.10일 방송된 MBC ‘다큐플렉스-설리가 왜 불편하셨나요?’를 본 뒤 최근 몇 년간 설리에 대한 기 -
[리뷰에세이]'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어른의 마지막 '선'을 넘으려는 그대에게
서경스타 TV·방송 2020.09.08 17:28:35처음 직업기자가 되고 3년여간 매해 200여편의 연극과 뮤지컬을 보고 글을 썼다. 눈 떠서 다시 감을 때까지 일만 하는 날들이었다. 새벽녘에야 집에 들어와 맥주 한 캔 마시며 리뷰 초고를 쓸 때, 머릿속에 끙끙거리며 담아낸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나면 그 상쾌함이 무엇에 비할 바가 없었다.세상은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았다. 갑자기 회사가 사라지고, 옮긴 회사에서 다른 부서로 이동하고, 모두 내팽개치고 섬으로 떠나기도 했다 -
[리뷰에세이] 진짜 문상태가 된 오정세의 진심, 배우로 산다는건…
서경스타 TV·방송 2020.07.27 17:07:38‘오정세의 선행’ 이야기를 듣고 배범준씨 가족이 올린 글을 찬찬히 읽어보며 예인(藝人)이란 어떤 사람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 사람인가 돌아본다.많은 연예인들이 평범함과는 다른 삶을 살다 사고를 친 후에서야 ‘공인으로서 죄송하다’고 한다. 공인이 무엇인지 이해는 하고 저런 말을 할까 싶지만 그러려니 한다. 말 그대로 ‘다른 세상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물론 보이지 않게, 때로는 보이게 세상에 작은 빛이 되는 연 -
[리뷰에세이]'아는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그렇게 모두 어른이 된다
서경스타 TV·방송 2020.07.21 15:46:48어버이날이 낀 주말, 운전해 집에 내려가던 중 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이모들이 단체 카톡방에 사촌동생들이 준 꽃이며 선물을 자꾸만 올려대는 통에 ‘나가기’를 눌렀다고. 너희들은 어떻게 엄마한테 달랑 이모티콘만 보내고 넘어가려 하냐고…. 커다란 꽃바구니가 조수석에 있기는 했지만, 쑥스러워 헛웃음만 지었다. 집에 도착해 식탁 위해 슬쩍 꽃바구니를 놓고 방으로 들어왔다. “아유 이게 뭐여” 하며 엄마는 꽃바구니를 -
어이도 없고, 어의도 없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참 다행이다[리뷰에세이]
서경스타 TV·방송 2020.06.05 15:29:28맷돌 손잡이 알아요? 맷돌 손잡이를 어이라 그래요. 맷돌에 뭘 갈려고 집어넣고 돌리려고 하는데 손잡이가 빠졌네? 이런 상황을 어이가 없다 그래요. 어이가 없네? 그렇다. 이 드라마, 어이가 없었다. ‘주인공 커플’인 어이에 의존하지 않는, 등장인물 모두가 톱니바퀴처럼 연결된 믹서기를 돌리는 것처럼 아주 잘 짜맞춘 빈 틈 없는 작품이었다.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4일 스페셜 방송을 끝으로 시즌1의 막을 내렸다. 어 -
[리뷰에세이] 연극 '렁스' 혜화동과 삼선동 사이, 그 어딘가에서
서경스타 문화 2020.05.20 15:27:50대학시절 딱히 공부를 한 기억은 없는데 딴에 심리학을 전공했다고 친구들의 연애상담을 많이 했다. 이건 30대가 넘어서도 이어져 부부싸움을 할 때만 꼭 연락한다. 한참이나 혼자 말하다 여자 친구들은 “아 됐어, 너랑도 이야기하기 싫어”라며 전화를 끊고, 남자 친구들은 “야 조만간 술한잔 하자”며 서로 힘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본게 5년도 더 됐는데.남녀는 다르다. ‘화성 남자 금성 여자’같은 말이 그냥 나왔을까. -
'슬기로운 의사생활' MSG 없는 '보통' 이야기가 그냥 좋아 [리뷰에세이]
서경스타 TV·방송 2020.05.14 16:49:27오래전 기자가 되겠다는 대학생들 몇 명을 앞에 놓고 짧은 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다. 손가락으로 가리킨 방향이 지옥일지라도 불구덩이에 뛰어들 것 같았던 그들에게 가장 먼저 꺼낸 말은 “굳이 왜 이걸 하려고 하냐, 편한 직업이 얼마나 많은데” 였다.세상 누구나 다 똑같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고, 사람 꽉 찬 버스나 지하철 타기 싫고, 회사 엘리베이터도 타기 싫고, 9시가 되면 퇴근하고 싶고, 점심 먹으면 자고 싶고, 오후 -
[리뷰에세이]'슬기로운 의사생활' 김국희 연기를 보면 배가 아프다
서경스타 TV·방송 2020.03.26 17:17:24고등학교 1학년이던 2001년, 연극 동아리가 뭔 공연을 한다기에 시간이나 때울겸 찾은 학교 강당에서 무대에 선 그를 처음 봤다. 소감을 써서 줬더니 와서 꼬치꼬치 반박하는데 여간 귀찮지 않았다. ‘너 잘한다’고 한건데 이거 참…. 기사를 쓸 때 문득 그 생각이 나면 손이 다 떨린다. 김국희. 고등학생 시절 배우한다던 그와 작가한다던 문학청년은 졸업 후 7년 만에 대학로에서 다시 만났다. 반가운데 어색한 뮤지컬배우와 문 -
[리뷰에세이]'이태원 클라쓰' 누굴 호구로 아냐고 못하는 이들에게
서경스타 TV·방송 2020.03.23 16:25:14시작은 든든한 원작과 의지, 그것밖에 없었으나 끝은 화려했다.소신으로 밀어붙인 JTBC ‘이태원 클라쓰’가 4,9%(닐슨코리아 / 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에서 16.5%까지 치솟는 시청률에 힘입어 박수를 받으며 퇴장했다. 토요일 밤 화려한 이태원 거리처럼 클라쓰가 빛을 발했다.22일 최종회는 원작 웹툰과 동일한 흐름으로 진행됐다. 원작을 보지 못한 일부 시청자들은 조이서(김다미)의 납치를 두고 ‘왜 이야기가 그쪽으로 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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