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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레드팀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23 17:55:49중국인들이 사상 최고로 여기는 대표적인 황제는 부친을 도와 나라를 세운 당 태종 이세민이다. 그가 7세기 무렵 ‘정관의치(貞觀之治)’라는 황금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것은 황제의 면전에서도 쓴소리를 서슴지 않았던 재상 위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위징이 태종 앞에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반대한 것이 수백 번이 넘는다고 전해진다. 고구려 정벌에 실패하고 죽을 고비를 넘겼던 당 태종이 “위징이 살아 있었으면 -
[만파식적] 스카버러암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22 19:02:18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북서쪽으로 약 350여 ㎞ 떨어진 해상에는 수면 위로 광대하게 드러난 암초 지대가 있다. 서방권은 인근에서 1784년에 좌초한 네덜란드 상선 스카버러호의 이름을 따서 이곳을 ‘스카버러 암초’라고 부른다. 주변 약 150㎢에 걸쳐 펼쳐진 스카버러 암초 지역을 놓고 중국과 필리핀이 치열한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해당 지역을 기점으로 산출하면 배타적경제수역(EEZ) 면적을 대폭 늘릴 수 있기 때문 -
[만파식적] 뮌헨협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21 18:06:471938년 초 아돌프 히틀러 나치독일 총통이 체코슬로바키아에 독일인 거주자가 많은 주데텐란트 지역의 할양을 압박했다. 체코가 이를 거부하며 양국 간 긴장이 높아지자 영국·프랑스·이탈리아가 중재에 나섰다. 참혹한 세계대전을 피하고자 했던 영국 등은 히틀러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체코는 당사국임에도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 그해 9월 30일 히틀러와 영국·프랑스·이탈리아 총리가 독일 뮌헨에 모여 주데텐 -
[만파식적] 저공경제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20 18:18:25지난달 8일 중국 민용항공국이 자국의 드론 제조사 이항이 개발한 2인승 전동수직이착륙기(eVTOL) ‘EH216-S’에 세계 최초로 양산 허가를 내렸다. 중국이 조종사 없이 승객만 탑승하는 ‘드론 택시’ 상용화에 바짝 다가선 것이다. 중국에서는 이미 3월부터 온라인 쇼핑몰에서 EH216-S 모델이 239만 위안(약 4억 7000만 원)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4월부터는 글로벌 판매도 시작됐다. 중국이 도심항공교통(UAM)과 드론 택배를 -
[만파식적] 헌법 87조와 연정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19 17:52:352005년 여름 여권에서 흘러나온 ‘대연정론’이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노무현 대통령이 6월 24일 여권 수뇌부와 만나 “국회의 다수파에 총리 지명권과 조각권을 주면 국정이 안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이 십여 일 뒤 세간에 알려졌다. 2004년 4월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얻었으나 그 뒤 여당의 재보선 참패 등 각종 악재로 수세에 몰린 노 대통령이 야당인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카드를 갑자기 꺼낸 -
[만파식적] 프랑스를 선택하세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16 19:21:04“오늘 신기록이 깨집니다. 150억 유로 투자, 1만 개 일자리 창출. 이것이 2017년부터 진행된 개혁의 결실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달 13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한껏 고양감이 느껴지는 글을 올렸다. 프랑스 정부의 연례 투자 유치 행사 ‘프랑스를 선택하세요(Choose France)’가 올해 역대급 성과를 올렸다는 내용이다. ‘프랑스를 선택하세요’는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를 ‘비즈니스 허브’로 육 -
[만파식적] 키스 질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14 19:08:21“나는 고양이가 아닙니다. 기관투자가도 아니고…게임스톱에 투자한 개미(개인 투자자)에 불과합니다.” 미국의 트레이더 키스 질이 2021년 2월 18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열린 ‘게임스톱 사태’ 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당시 질은 월가 기관들이 게임스톱 주식 공매도에 나서자 ‘포효하는 고양이(Roaring Kitty)’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증권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에서 게임스톱 주식 매수를 추천하며 ‘ -
[만파식적]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13 19:51:062021년 4월 브룩 롤린스 미국우선정책연구소(AFPI·America First Policy Institute) 사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돕는 싱크탱크의 발족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알렸다. ‘지난 4년 동안 일어났던 혁신적인 변화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출범한다.’ 롤린스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 백악관 자문기구인 국내정책위원회를 운영하는 참모였다. 그는 2020년 트럼프의 임기가 끝날 무렵 두 번째 임기에 대비해 정책 의제 -
[만파식적] 미스트랄AI
산업 IT 2024.05.12 17:51:40흔히 유럽은 미국·중국 등과 달리 제대로 된 인공지능(AI) 기업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유럽연합(EU) 의회는 규제에 방점을 둔 인공지능법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가 투자한 프랑스의 미스트랄AI 같은 스타트업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의 파리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연구원들이 지난해 4월 창업한 이 회사는 올 2월 챗GPT 스타일의 생성형 AI ‘르챗’을 출시해 ‘유럽의 오픈A -
[만파식적] BAT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09 17:58:012017년 1월 영국 담배 회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토바코(BAT)가 미국 담배 업체인 레이놀즈아메리칸의 지분 57.8%를 494억 달러(약 58조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거래로 BAT는 매출 기준으로 미국의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을 제치고 세계 최대 담배 회사로 올라섰다. 니칸드로 듀런트 당시 BAT 최고경영자(CEO)는 “최고 매력 시장인 미국에 직접 접근할 수 있게 돼 전자담배 등 차세대 제품에서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 -
[만파식적] 처분적 법률
오피니언 사설 2024.05.08 18:10:04법은 일반성과 추상성을 띤다. 불특정 다수와 불특정한 상황을 규율한다는 의미다. 법이 만들어지면 행정·사법의 절차를 거쳐 특정 사례와 특정인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 같은 법의 일반적 성격에 반하는 것이 ‘처분적 법률’이다. 이는 행정·사법적 절차 없이 직접적으로 특정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발생시킨다. ‘조치’와 ‘입법’을 결합한 ‘처분적 법률’이라는 개념은 독일 법학자들이 발전시킨 것이다. 입법을 통해 즉 -
[만파식적] 국회법 20조의2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07 17:51:5916대 국회 시기였던 2000년 6월 2일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이 국회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회법 20조의2’ 조문을 개정해 국회의장 당적 보유를 금지하도록 명시한 법안이다. 여야 간 극한 대립으로 인한 국회 파행을 방지하려는 취지였다. 이 법안은 ‘정치개혁특별위원장 대안’으로 다듬어져 2002년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된 때에는 당선된 다음 날부터 그 직에 -
[만파식적] 파키스탄계 런던시장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06 18:48:57영국의 집권 보수당이 2일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면서 14년 만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잉글랜드 일부 지역에서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에서 11개 직선 시장 자리 중 10개를 싹쓸이했고 보수당은 티스밸리 단 1곳만 지켰다. 노동당의 선거 압승과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파키스탄계 무슬림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사상 첫 3선 런던시장이 된 사디크 칸이다. 파키스탄에서 런던으로 이주해 버스 -
[만파식적] 에 플루리부스 우눔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02 17:58:38“미국과 인도네시아는 ‘에 플루리부스 우눔(E Pluribus Unum·여럿이 모여 하나)’과 ‘비네카 퉁갈 이카(Bhinneka Tunggal Ika·다양성 속 통일)’라는 전통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인도네시아 미국 대사관이 양국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축하 메시지다. 다양한 민족·문화·종교가 어우러져 공존하는 ‘멜팅 폿(melting pot·용광로)’ 국가라는 공통점을 내세워 친밀감을 강조한 것이다. ‘비네카 퉁 -
[만파식적] 오펜하이머 순간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5.01 18:10:05미국 핵무기 개발을 주도했다가 후회한 천재 물리학자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스스로 판단해 적을 죽이는 ‘킬러 로봇’의 출현을 우려하는 과학자들의 모임에서 소환됐다. 지난달 2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자율무기시스템 관련 콘퍼런스에서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교장관은 “지금이 우리 시대의 오펜하이머 순간”이라며 킬러 로봇의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1904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오펜하이머는 1945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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