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만파식적] 시노프 원전 프로젝트





흑해 연안의 튀르키예 최북단 항구 도시 시노프 일대에서는 에너지 안보의 명운을 건 국책 사업이 장기간 표류 중이다. 약 400억 달러를 투입해 원자력발전소를 짓는 ‘시노프 원전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이 사업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컨소시엄에 발주됐다가 2019년 미쓰비시 측이 예상보다 두 배 이상 뛴 시공비 문제 등을 이유로 포기했다. 최근에는 튀르키예 에너지 장관이 이 사업의 후속 협상 대상국으로 한국·러시아·중국·캐나다를 언급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튀르키예는 1956년 총리실 산하 원자력 에너지 위원회를 꾸렸으나 기술·자금 부족으로 원전은 짓지 못했다. 대신 값싼 천연가스를 태우는 화력발전 등에 주력했다가 천연가스의 60% 이상을 러시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2000년대 들어 급증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튀르키예는 원전 건설에 재시동을 걸어 아쿠유·시노프·트라키아 등 총 3개의 원전을 지어 15GW급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쿠유 원전은 러시아 기업 로사톰에 시공을 맡겼지만 완공이 장기간 지연 중이고, 트라키아 원전은 부지 선정조차 하지 못했다.



튀르키예의 시노프 원전 재추진은 에너지믹스 정책 실패에 기인한다. 튀르키예는 2010년대부터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대거 투자했는데 수력·풍력·태양광 등의 간헐적 발전 특성 탓에 전력 공급의 불안정성이 너무 컸다. 불안을 느낀 튀르키예는 시노프 등 3대 대형 원전 사업과 별도로 2050년까지 500~700㎿급 소형모듈원전(SMR) 16개를 짓기로 했다. 유럽에서는 튀르키예뿐 아니라 프랑스도 신재생에너지 확충 목표 달성에 실패해 원전 확대 정책으로 돌아섰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베트남이 SMR 등의 확보를 위해 우리나라와 손잡았다. 원전 강국에 속하는 우리는 튀르키예와 베트남 등의 움직임을 기회로 삼아야 한다. 새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확충을 병행해 ‘균형 있는 에너지믹스 정책’을 편다면 K원전의 르네상스를 달성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