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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2023년 반도체 자체 제조…향후 위탁 생산"
산업 기업 2021.01.22 09:01:00미국의 종합 반도체 회사 인텔이 2023년 제품을 대부분 자체 생산하겠다면서도 향후 외주를 늘려 두 가지 생산방식을 모두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의 팻 겔싱어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21일(현지시간) 실적을 보고하는 '어닝콜'에서 지난 한 주 동안 회사의 반도체 제조공정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겔싱어 CEO는 "인텔은 7나노 공정이 안고 있었던 문제를 회복했다"며 "7나노 제품 제조를 내부에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특정 기술과 제품"의 경우 위탁 생산이 늘어날 수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미국의 반도체 전문 매체 세미어큐레이트는 "인텔이 최근에 삼성전자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세미어큐레이트에 따르면 인텔은 삼성전자와 위탁계약을 체결하고 텍사스 주 오스틴 소재 시설을 통해 일부 제품을 위탁 생산할 예정이다. 하지만 겔싱어 신임 CEO는 이날 어닝콜에서 구체적인 위탁생산 업체에 대해서는 함구하며 원론적인 의견만 내놨다. 그는 "인텔 앞에 엄청난 기회가 있지만 이러한 기회를 잡으려면 최고의 제품을 제공하고 우리 고객의 요구에 앞서가야 한다"며 "경쟁적 시장에서 더 민첩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음달 15일 CEO로 공식 취임하면 어떤 반도체를 내부적으로 생산할지 구체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최근 AMD와 같은 후발 경쟁사에 밀려 기술력이 밀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로부터 반도체 생산과 설계 분리 등의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도 받았다. 한편 인텔은 이날 실적 공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200억달러, 주당순이익 1.52달러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
삼성, 인텔과 파운드리 계약…하반기부터 GPU 생산할듯
산업 기업 2021.01.21 22:05:17삼성전자가 미세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 인텔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미국 반도체 전문 매체 세미애큐리트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삼성전자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 하반기부터 월 300㎜ 웨이퍼 1만 5,000장 규모로 인텔의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생산 물량은 중앙처리장치(CPU)가 아닌 그래픽처리장치(GPU)일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외신들은 인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에 차세대 5나노 CPU와 7나노 GPU의 생산을 맡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을 나눠 맡기는 것은 ‘듀얼벤더’ 전략으로 가격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파운드리 업체 중 인텔이 요구하는 10나노 이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인텔이 이들 기업 중 한 곳과 독점 계약을 할 경우 가격 협상에서 불리할 수 있는 만큼 두 업체 간 경쟁 구도를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향후 극자외선(EUV)을 활용한 초미세 공정 도입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도 인텔이 듀얼벤더 시스템을 선택한 이유로 꼽힌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TSMC는 내년에 도입 예정인 3나노 공정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인텔의 물량을 확보할 경우 향후 공장 증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인텔이 요구하는 초미세화된 칩을 생산하려면 증설을 통해 5나노 이하 공정을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TSMC가 120억 달러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뒤 삼성전자도 오스틴 공장 증설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TSMC의 애리조나 공장 건설은 인텔과의 관계를 고려한 측면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맞대응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증설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인텔이 반도체 생산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것은 7나노 이하 미세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위기의 인텔은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지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텔이 새 CEO로 임명한 팻 겔싱어는 인텔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30여년간 근무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기술통’이다. 인텔은 21일(현지 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반도체 생산 외주화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기자 jylee@@sedaily.com -
"삼성전자, 하반기 인텔 칩 위탁생산"
산업 기업 2021.01.21 17:39:33삼성전자가 미세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미국 인텔의 반도체를 위탁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미국 반도체 전문 매체 세미애큐리트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삼성전자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 매체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올 하반기부터 월 300㎜ 웨이퍼 1만 5,000장 규모로 인텔의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은 1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생산 물량은 중앙처리장치(CPU)보다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일 것으로 추정됐다. 앞서 외신들은 인텔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에 차세대 5나노 CPU와 7나노 GPU의 생산을 맡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을 나눠서 맡기는 것은 ‘듀얼 벤더’ 전략을 통해 가격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이 인텔의 물량을 확보할 경우 향후 공장 증설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인텔이 요구하는 초미세화된 칩을 생산하려면 증설을 통해 5나노 이하 공정을 도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한 것도 인텔과의 계약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텔은 21일(현지 시간)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반도체 생산 외주화 계획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기자 jylee@@sedaily.com -
초미세공정 주도권 뺏긴 인텔, 왜 칩 생산 포기 못할까
정치 정치일반 2021.01.15 15:23:47독자 팹 없으면 결국 제조에 설계 맞춰야 사업 마진 줄고 칩 성능개발 여력도 감소 반도체 호황에 삼성·TSMC 주문량 꽉 차 인텔이 칩 생산 맡기려 해도 여의치 않아 50%만 아웃소싱 해도 年 40억달러 절감 인텔에 활로…"결국 외주화 할 것" 관측 보유한 현금만 'AMD+엔비디아'의 3배 삼성 등과 공정기술 격차도 크지 않아 메모리 철수 때처럼 새 승부수 띄울수도 인텔은 그 자체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역사다. 지난 1968년 고든 무어와 로버트 노이스가 설립한 인텔은 1980년대 개인 컴퓨터가 선풍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이래 반도체 칩 제조 분야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1992년부터 2016년까지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이 바로 인텔이었다. 그랬던 인텔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주력인 중앙처리장치(CPU)에서는 미세공정 전환이 더디면서 AMD에 완전히 주도권을 내줬다. AMD는 올해 5나노 CPU를 내놓는데 이제야 일부 제품을 10나노로 업데이트했을 뿐이다. 여기에 애플은 탈 인텔을 선언하고 자신의 노트북과 PC에 자신만의 CPU를 탑재하기로 했고 ‘윈텔(윈도우의 마이크로소프트+CPU의 인텔) 동맹’의 운영체제(OS)를 담당했던 마이크로소프트마저 서버 CPU 개발에 나섰다. 기업들의 자체 CPU 개발 시도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인텔이 뿌리내린 X86 생태계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시대 프로세서 경쟁은 엔비디아에 밀렸다. 규제 당국의 심사 절차가 남아있지만 엔비디아는 ARM, AMD는 자일링스를 먹었다. 반면 인텔은 5세대(5G) 모뎀칩 사업부를 애플에 넘긴 데 이어 낸드 사업부도 SK하이닉스에 팔아 체면을 구겼다. 급기야 인텔 지분을 10억 달러 보유하고 있다는 한 행동주의 펀드는 인텔에 자체 팹을 해체하는 등의 전략적 대안을 모색하라는 서한까지 보냈다. 행동주의 펀드의 지적이 없더라도 인텔은 최근 제조 경쟁에서 완전히 주도권을 잃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속사정 이런 질문을 해보자. 왜 인텔은 팹리스 전환을 주저하는 걸까. 최근 애플·마이크로스프트·퀄컴 등의 PC용 CPU 개발 붐과 같은 X86 계열의 AMD 프로세서 점유율 급상승 등은 모두 인텔 CPU의 제조 능력이 한계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벌어진 결과물이다. 현재 시장 상황만 놓고 보면 TSMC·삼성전자 등 외부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게 합리적이다. 그럼에도 인텔의 입장은 어정쩡하다. ‘외부 파운드리를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는 시키겠지만, 자체적으로 7나노, 5나노 공정 개발도 계속할 것’이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달리 보면 자체 팹을 보유하는 게 큰 메리트가 있기 때문에 인텔도 팹리스 전환을 주저하는 것이다. 그럼 자체 팹을 보유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일단 자신만의 팹이 없다면 자신의 설계를 결국 제조를 담당할 파운드리에 맞춰야 한다. 제조 기술에 설계를 맞춰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인텔이 설계할 때부터 제조 파트인 파운드리를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 유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부에서 칩 설계와 제조를 같이 할 때와 같은 즉각적인 의사 소통도 불가능해진다. 제조와 설계를 모두 할 경우 반대로 제조기술을 설계에 맞추게 된다. 설계 파트가 주도권을 갖는다는 뜻으로 이는 칩의 성능 개선에 최적의 환경 조건을 구축했다는 의미다. 제조를 내놓는 순간 사업의 마진도 줄고 칩의 성능도 떨어진다. 주도권이 파운드리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전제는 제조가 수율 관리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가정 하에서 얘기다. 칩 공급 부족 사태와 같은 비상사태가 빚어져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도 칩 직접 생산의 이점이다. AMD, 엔비디아처럼 TSMC, 삼성의 제조 라인에 철저히 종속돼 있으면 손쓸 방도조차 없다. 더구나 인텔의 칩 생산량은 TSMC 생산량의 두 배가 넘는다. 인텔의 별명이 괜히 칩질라가 아니다. 특히 TSMC는 인텔이 아직 완성하지 못한 7나노, 5나노 공정의 생산라인이 주문물량으로 꽉 차있기도 하다. 삼성도 워낙 파운드리 업황이 호황이라 생산캐파에 여유가 거의 없다. 인텔이 외부 파운드리에 칩을 맡기려고 해도 여의치 않다는 뜻이다. 최근 일부 외신에서는 인텔이 외부 파운드리에 직접 칩을 맡기는 게 아니라 생산시설은 자신의 팹을 활용하되 기술만 라이선스 형태로 받아서 칩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과거 IBM이 삼성과 글로벌파운드리에 공정 기술을 로열티를 받고 넘긴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같은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는 TSMC나 삼성이 라이선스 형태로 인텔에 제조공정 기술을 넘겨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럼에도 이런 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그만큼 인텔의 입장이 절박하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본다. ■썩어도 준치…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시가총액에서 인텔을 제치고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으로 올라선 엔비디아를 보자.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특화된 기업으로, 늘 외주 제조에 의존했다. AMD도 10년 전 공장을 분사했다. 완전한 팹리스로 전환한 것이다. 사실 제조업과의 결별이 주는 장점은 많다. 반도체 기업들은 공장 건설과 가동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 수요가 부진할 때 자체 공장의 가동률이 낮아지는 것을 걱정할 필요도 사라진다. 이미 반도체 생산에 글로벌 생태계가 형성돼 있기에 이를 잘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인텔이 결국 칩 외주화에 나설 것으로 본다. 이를 더 미뤄서는 경쟁자의 부상이 위험 수위까지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UBS는 보고서를 통해 만약 인텔이 칩의 50%만 아웃소싱만 해도 연간 최대 40억 달러의 자본 지출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설비 투자에 돈을 아껴 다른 유망 기업에 대한 M&A 등에 나설 수 있다. 이는 인텔이 새 활로를 만드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일본의 노무라도 결국 인텔이 칩 외주화에 나설 것이며, 이는 삼성에게도 큰 기회가 될 것이란 점을 지적한 적이 있다. 지금 경쟁 구도상 인텔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돼 가고 있는 셈이다. 극단적으로는 외주를 주면서도 공정 개발을 계속 하는 이원화 전략으로 가더라도 칩의 외주화는 불가피하다고 대부분의 전문가는 보고 있다. 지금 인텔이 주춤하고는 있지만 인텔은 그 자체로 '파워풀한' 공룡이다. 외형만 봐도 경쟁사인 AMD, 엔비디아와 비할 바가 아니다. UBS에 따르면 인텔의 보유현금은 AMD와 엔비디아를 합친 것보다 대략 세 배 가량 된다고 한다. 공정 기술에서는 TSMC, 삼성 등에 밀리고 있지만 그 차이가 크지 않고 보유 현금도 충분해 이제 긴 싸움이 시작되고 있다는 게 객관적 평가일 것이다. 인텔로서는 전략 수정을 통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 ■반도체 제국의 역습은 어떤 모습일까 인텔은 그간 미국 반도체 기술 선도력을 입증하는 존재였다. 시장의 접근 방식도 달랐다. 미국 기업들은 제품 설계만 맡고 생산은 외주를 준다. 가장 잘하는 창조적인 임무에 자원을 집중하는 게 더 낫다는 논리다. 디자인과 설계에만 집중하는 애플을 떠올리면 쉽다. 물건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막대한 리스크를 지지 말자는 것이다. 하지만 인텔은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분리하지 않았다. 사실 지난해 칩 외주화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인텔의 전략 변화는 지난 1985년 메모리 시장에서 철수한 인텔을 연상시킨다. 당시 인텔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메모리 분야에 머물러야 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무어의 법칙으로 메모리칩은 계속 저렴해졌다. 인텔은 일본 기업을 상대하기 버거웠다. 일본 기업들은 최첨단 공장 건설에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었다. 결국 인텔은 메모리 시장을 버렸다. 당시에도 미국이 기술적 강점을 잃고 있다며 시장의 우려가 컸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 그 시절을 복기해보면 인텔은 메모리를 버렸기에 더 번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후 인텔은 고유의 장점인 CPU 설계에 가용자원을 집중했다. 이는 고수익으로 돌아왔다. 과연 인텔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지금은 제조를 조금씩 버리기 시작하는 것이 경쟁력 상실로 평가받고 있지만 먼훗날 인텔에 대한 평가는 인텔이 하기에 따라 사뭇 달라질 여지도 있다. 21일 인텔의 실적 발표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상훈 기자 shlee@@sedaily.com -
'반도체 제국' 인텔의 추락, 남의 일 아니다
경제 · 금융 정책 2021.01.14 18:33:00지난해 11월 나온 UBS 보고서에는 인텔과 관련한 충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오는 2026년까지 인텔이 칩의 80%를 외부 파운드리에 맡길 것'이란 게 보고서의 뼈대였다. 인텔이 칩 설계에 초점을 맞추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란 취지였지만, 시장 반응은 달랐다. '외계인이 만든 칩'이라는 범접하기 힘든 아우라를 뿜어냈던 인텔의 추락으로 이 보고서를 조망한 것이다. 실제 주력인 개인용 중앙처리장치(CPU)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지난 2018년 4·4분기 77.1%(패스마크소프트웨어 기준)에서 2020년 2·4분기 64.9%까지 빠졌다. 데스크톱의 경우 올 1·4분기 AMD에 근소하게 밀릴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반도체 업계의 한 임원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인텔은 14나노(nm·10억분의 1미터) 공정으로 만든 CPU로 반도체 시장을 지배했었다”며 “실리콘밸리 역사 그 자체인 인텔의 현재 처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인텔의 위기는 13일(현지시간) 재무통인 밥 스완 최고경영자(CEO)의 교체 발표로 이어졌다. 한달여 뒤에는 기술 전문가인 팻 겔싱어가 CEO에 오른다. 인텔이 7나노 등 미세 공정 개발에 바짝 고삐를 당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21일 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인텔이 주주를 달래는 한편 시장에도 '이대로 그냥 포기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인텔이 자신의 일부 CPU를 TSMC 5나노 공정으로 만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때 '외계인이 만든 칩' 명성…기술 인재 내쫓자 와르르 인텔의 드라마틱한 위상 약화는 국내 산업계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단기 실적에 연연한 전문경영인의 기술인력 홀대, 1등에 안주한 문화, 미래를 담보할 연구·개발(R&D) 소홀 등이 뒤얽혀 지금의 인텔를 잉태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결국 사람으로부터 첨단 기술이 나온다"며 "기술 인력 관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재계의 한 고위 임원은 "현재의 기술 전쟁은 기업간 경쟁에서 더 나가 국가간 경쟁"이라며 "최고 자리에 있을 때조차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고 미래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기업의 애로점에 귀기울이고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파운드리(반도체 제조) 업계에 지난 2018년 8월은 변곡점, 분수령 같은 시기였다. 당시 대만의 TSMC에 이어 세계 2위 파운드리였던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가 ‘10나노 이하 공정을 포기한다’는 선언을 했다.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 등 수조원을 쏟아 7나노 등 미세공정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TSMC,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수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 직후 인텔의 강력한 라이벌 AMD는 자신의 중앙처리장치(CPU)를 TSMC에 맡긴다는 발표를 했고, 연이어 IBM은 자신의 CPU를 만들 파운드리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지목했다. 파운드리 업계가 10나노 이하 칩을 만들 수 있는 TSMC와 삼성이라는 2강과 그 외 고만고만한 업체로 재편된 것이다. 극심한 기술 변화 속에서 반도체 업계가 지각변동에 휩싸였던 그 무렵, 인텔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당시 인텔은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원과의 불륜 발각으로 불명예 퇴진한 직후였다. 재무통인 밥 스완 CEO 체제가 이 때 들어섰다. 경쟁사들이 눈에 불을 켜며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인텔은 내부 문제로 시끄러웠다는 얘기다. 안팎으로 치이고 있는 인텔의 위기는 이런 대비되는 장면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칩질라로 불리는 인텔 위상의 추락을 보면 ‘드라마틱하다’는 말로도 모자란다”며 “극심한 경쟁에 항시 노출돼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 편안함에 안주한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 단기실적 연연…'오너 경영'의 중요성 반증 최근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인텔에 ‘정신차리라’는 서한을 보내면서 이유로 든 게 ‘인텔의 최고 기술 인력들이 회사를 탈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인텔 추락의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맞닥뜨리는 인물이 바로 크르자니크다. 그는 지난 2013년에 최고 자리에 올라 5년 넘게 ‘반도체 제국’을 이끌었다. 어쩌다 크르자니크는 ‘인텔 부진의 원흉’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쓰게 됐을까. 그의 리더십을 개괄하면 ‘장부상 이익을 위해 인텔의 미래인 연구개발(R&D)를 초토화시켰다’는 말로 집약할 수 있다. 크르자니크는 모바일과 자율주행차에 집중 투자했지만 실적 부진을 되돌리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2016년 회사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1만 2,000명을 해고했다. 14억 달러 가량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대대적인 다운사이징을 추진한 것이다. 문제는 당시 해고된 인력 대부분이 R&D 인력이었다는 데 있다. 후폭풍은 혹독했다. 풍부한 경험을 쌓은 엔지니어들이 대거 인텔을 떠나면서 인텔 칩의 구조적 결함 문제를 낳았던 ‘멜트다운’ 문제와 10나노(nm·10억분의 1미터) 공정 이행 등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기술인력의 대대적인 유출 직후 바통을 이어받은 CEO(밥 스완)마저 기술에는 문외한인 재무통이 임명되면서 인텔의 위기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때 ‘인텔의 칩은 외계인이 만든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있었다"며 “그랬던 인텔이 이제는 제조공정 기술력이 뒤지면서 같은 X86 생태계의 AMD는 물론 독자 운영체제(OS)를 들고 나온 애플 등에도 시달리는 처지가 됐다”고 촌평했다. 오너십의 역할을 곱씹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장기 투자는 결국 오너가 중심을 잡을 때 가능하다"며 "이렇게 중요한 때 삼성이 사법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점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극심한 경쟁 속 마지막 시험대 오른 인텔 그래도 인텔은 인텔이다. 인텔의 10나노 슈퍼핀 공정으로 만든 CPU는 AMD가 TSMC의 7나노 공정에서 만든 칩과 견줘도 차이가 거의 없다. 최첨단 미세공정을 포기하기 이르다는 뜻이다. 인텔이 13일(현지 시간) 밥 스완 후임으로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팻 겔싱어를 영입하기로 한 데서도 기술 개발의 의지는 감지된다. 인텔의 초미세 공정 개발 의지는 성공 여부에 따라 반도체 시장에 여러 갈래로 충격파를 줄 수 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폭풍전야와 같다. TSMC와 삼성이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는 파운드리는 인텔의 칩 외주화와 맞물려 AMD·애플·엔비디아·퀄컴 등 메이저 팹리스의 생산라인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인텔이 SK하이닉스에 사업부를 매각한 낸드 플래시 쪽도 후발주자 중국의 YMTC 성장 등과 연계돼 글로벌 플레이어의 추가적인 합종연횡이 점쳐진다. '기술 헤게모니 장악이 곧 미래 패권'으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인텔에 '제조 라인을 강화하라'는 무언의 압력까지 넣고 있다. 나랏돈이 보조금형태로 핀치에 내몰린 인텔에 흘러들어갈 여지도 있다는 뜻이다. 안 상무는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사람에 대한 관리, 동기부여에 실패한 조직은 망조가 든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기자 shlee@@sedaily.com -
한때 '외계인이 만든 칩' 명성 높았는데…인텔 기술 인재 내쫓자 와르르
산업 기업 2021.01.14 17:53:21파운드리(반도체 제조) 업계에 지난 2018년 8월은 변곡점, 분수령 같은 시기였다. 당시 대만의 TSMC에 이어 세계 2위 파운드리였던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가 ‘10나노 이하 공정을 포기한다’는 선언을 했다.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 등 수조원을 쏟아 7나노 등 미세공정 개발에 성공한다고 해도 TSMC,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수주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그 직후 인텔의 강력한 라이벌 AMD는 자신의 중앙처리장치(CPU)를 TSMC에 맡긴다는 발표를 했고, 연이어 IBM은 자신의 CPU를 만들 파운드리 파트너로 삼성전자를 지목했다. 파운드리 업계가 10나노 이하 칩을 만들 수 있는 TSMC와 삼성이라는 2강과 그 외 고만고만한 업체로 재편된 것이다. 극심한 기술 변화 속에서 반도체 업계가 지각변동에 휩싸였던 그 무렵, 인텔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당시 인텔은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원과의 불륜 발각으로 불명예 퇴진한 직후였다. 재무통인 밥 스완 CEO 체제가 이 때 들어섰다. 경쟁사들이 눈에 불을 켜며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인텔은 내부 문제로 시끄러웠다는 얘기다. 안팎으로 치이고 있는 인텔의 위기는 이런 대비되는 장면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칩질라로 불리는 인텔 위상의 추락을 보면 ‘드라마틱하다’는 말로도 모자란다”며 “극심한 경쟁에 항시 노출돼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 편안함에 안주한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장부상 이익을 위해 미래를 팔았다 최근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인텔에 ‘정신차리라’는 서한을 보내면서 이유로 든 게 ‘인텔의 최고 기술 인력들이 회사를 탈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인텔 추락의 원인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맞닥뜨리는 인물이 바로 크르자니크다. 그는 지난 2013년에 최고 자리에 올라 5년 넘게 ‘반도체 제국’을 이끌었다. 어쩌다 크르자니크는 ‘인텔 부진의 원흉’이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쓰게 됐을까. 그의 리더십을 개괄하면 ‘장부상 이익을 위해 인텔의 미래인 연구개발(R&D)를 초토화시켰다’는 말로 집약할 수 있다. 크르자니크는 모바일과 자율주행차에 집중 투자했지만 실적 부진을 되돌리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2016년 회사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1만 2,000명을 해고했다. 14억 달러 가량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대대적인 다운사이징을 추진한 것이다. 문제는 당시 해고된 인력 대부분이 R&D 인력이었다는 데 있다. 후폭풍은 혹독했다. 풍부한 경험을 쌓은 엔지니어들이 대거 인텔을 떠나면서 인텔 칩의 구조적 결함 문제를 낳았던 ‘멜트다운’ 문제와 10나노(nm·10억분의 1미터) 공정 이행 등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기술인력의 대대적인 유출 직후 바통을 이어받은 CEO(밥 스완)마저 기술에는 문외한인 재무통이 임명되면서 인텔의 위기가 본격화됐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때 ‘인텔의 칩은 외계인이 만든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있었다"며 “그랬던 인텔이 이제는 제조공정 기술력이 뒤지면서 같은 X86 생태계의 AMD는 물론 독자 운영체제(OS)를 들고 나온 애플 등에도 시달리는 처지가 됐다”고 촌평했다. 오너십의 역할을 곱씹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장기 투자는 결국 오너가 중심을 잡을 때 가능하다"며 "이렇게 중요한 때 삼성이 사법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점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극심한 경쟁 속 마지막 시험대 오른 인텔 그래도 인텔은 인텔이다. 인텔의 10나노 슈퍼핀 공정으로 만든 CPU는 AMD가 TSMC의 7나노 공정에서 만든 칩과 견줘도 차이가 거의 없다. 최첨단 미세공정을 포기하기 이르다는 뜻이다. 인텔이 13일(현지 시간) 밥 스완 후임으로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의 팻 겔싱어를 영입하기로 한 데서도 기술 개발의 의지는 감지된다. 인텔의 초미세 공정 개발 의지는 성공 여부에 따라 반도체 시장에 여러 갈래로 충격파를 줄 수 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폭풍전야와 같다. TSMC와 삼성이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는 파운드리는 인텔의 칩 외주화와 맞물려 AMD·애플·엔비디아·퀄컴 등 메이저 팹리스의 생산라인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인텔이 SK하이닉스에 사업부를 매각한 낸드 플래시 쪽도 후발주자 중국의 YMTC 성장 등과 연계돼 글로벌 플레이어의 추가적인 합종연횡이 점쳐진다. '기술 헤게모니 장악이 곧 미래 패권'으로 인식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인텔에 '제조 라인을 강화하라'는 무언의 압력까지 넣고 있다. 나랏돈이 보조금형태로 핀치에 내몰린 인텔에 흘러들어갈 여지도 있다는 뜻이다. 안 상무는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사람에 대한 관리, 동기부여에 실패한 조직은 망조가 든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기자 shlee@@sedaily.com -
CPU 기술유출 우려, 인텔 삼성 대신 TSMC 손 잡을 듯
산업 기업 2021.01.14 17:38:27인텔이 일부 반도체 생산을 삼성전자나 대만 TSMC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어느 업체를 최종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인텔이 반도체 생산 아웃소싱을 추진하는 것은 7나노(㎚·10억 분의 1m) 이하 미세 공정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 중 인텔이 원하는 7나노 이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TSMC밖에 없다. 인텔은 오는 21일(현지 시간) 지난해 4·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인텔의 위탁 생산 물량은 TSMC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는 이날 인텔이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생산을 TSMC에 맡길 계획이라고 전했다. TSMC는 인텔의 차세대 코어 i3 CPU를 5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고 내년에는 더 미세한 3나노 공정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이 TSMC에 아웃소싱하는 CPU는 전체의 15~20% 정도일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12일(현지 시간) 인텔이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DG2(가칭)’의 생산을 TSMC에 맡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7나노 공정으로 생산되는 DG2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도 인텔이 기술 유출을 우려해 삼성전자 대신 TSMC에 위탁 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위탁 생산만 전문으로 하는 TSMC와 달리 자체 설계한 반도체 제품도 만들기 때문에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경쟁 관계에 있다. 인텔이 TSMC에 생산을 맡기려 해도 변수는 있다. 최근 파운드리 주문이 급증하며 TSMC가 생산 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어 인텔의 주문을 소화할 여유 생산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텔이 협상력을 높이고 생산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TSMC와 삼성전자에 물량을 나눠서 맡길 가능성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
인텔 새 CEO '특허 8개 보유' 베테랑 IT 엔지니어
국제 기업 2021.01.14 15:53:50다음 달 15일 인텔의 새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하는 팻 겔싱어는 엔지니어와 경영자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만 40년간 일한 베테랑이다. 과거 인텔에서 ‘486’ 프로세서 설계를 이끌기도 했다. 13일(현지 시간) 인텔은 겔싱어를 “기술과 리더십 분야에서 40년 경력을 갖춘 인물”이라면서 “인텔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30년 동안 일했다”고 소개했다. 겔싱어는 1962년생으로 캘리포니아주의 샌타클래라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인텔에 취직해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다. 과거 인텔의 핵심 제품인 ‘80486’ 중앙처리장치(CPU) 아키텍트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인텔을 마이크로프로세서 분야의 최고봉에 올려놓는 데 공헌했다. 이 밖에 지금은 표준이 된 USB와 와이파이 같은 기술을 탄생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인텔 개발자 포럼’을 출범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인텔 최초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낸 정통 IT 엔지니어다. 그는 초대규모집적회로(VLSI) 설계, 컴퓨터 아키텍처, 통신 등 분야에서 8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미국 전기전자엔지니어협회(IEEE) 펠로이며 미국 국가보안통신자문위원회(NSTAC)에서 활동했다. 지난 2009년부터는 기술 영역에서 조금 벗어나 IT 경영자로서의 길을 걷는다. 이해 인텔을 떠나서는 IT 솔루션 업체 EMC로 옮겨 2012년까지 대표이사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정보 인프라 제품 비즈니스를 총괄했다. 2012년 9월부터 클라우드컴퓨팅으로 유명한 VM웨어의 CEO를 지냈다. 겔싱어는 재임 기간 클라우드, 기업용 제품, 사이버 보안 등의 리딩 기업으로 VM웨어의 성격을 변모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인텔은 보도 자료에서 “겔싱어는 VM웨어 재임 기간 이 회사 연 매출을 3배 가까이 성장시켰다”고 소개했다. 2012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스티브 발머 후임 CEO로 갈 것이라는 얘기가 IT 업계 분석가들 사이에서 나오기도 했다. 저서로는 ‘가족, 신념, 일의 밸런싱’과 공저한 ‘프로그래밍 더 80386’이 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
위기의 인텔, CEO 교체로 승부수…'기술통' 겔싱어 영입
국제 경제·마켓 2021.01.14 10:59:16시장점유율 감소와 헤지펀드 압력 등에 시달리던 세계적인 반도체 회사 인텔이 1년 여만에 최고경영자(CEO) 전격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의 밥 스완 CEO가 내달 15일자로 물러나고 팻 겔싱어 VM웨어 CEO가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고 보도했다. 겔싱어 신임 CEO는 인텔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30여년 간 근무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후 2009년 다른 회사로 옮긴 이래 10여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미 최대 반도체 회사의 지위를 상실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이뤄진 이번 CEO 교체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스완 CEO가 2016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인텔에 입사해 CEO 자리에 오른 ‘재무통’이었다면, 신임 겔싱어 CEO는 ‘기술통’으로서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오마 이쉬라크 인텔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는 지금이 리더십을 교체할 적절한 시기라고 결론을 내렸다”며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팻의 기술과 엔지니어링 전문성에 의지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에 투자하고 있는 자산운용사 반센 그룹의 데이비드 반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번 CEO 교체는 인텔이 기술 혁신자 및 운영자로 정의되고자 하는 데 있어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작년 말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한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대니얼 로브도 자신의 트위터에 “스완 CEO는 겔싱어 신임 CEO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남으로써 모든 주주들을 위해 옳은 행동을 했다”며 환영했다. 인텔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경쟁자인 엔비디아에 추월당했고, 과거 큰 격차로 앞섰던 AMD에도 시장 점유율을 잠식당하는 추세다. 최첨단 반도체 경쟁에서도 대만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인텔 제품 대신 자체 개발 칩을 자사 컴퓨터에 장착하고, 아마존과 구글도 인텔 의존도를 줄이면서 위기가 가중됐다. 이날 CEO 교체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인텔 주가는 장중 최대 13%까지 올랐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인텔, 삼성전자와 손 잡을까···"위탁생산 협의 중"
산업 기업 2021.01.11 07:15:00미국의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자사의 핵심 반도체 칩을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로부터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오는 2023년부터 생산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 칩을 TSMC 또는 삼성전자에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2주 내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21일로 예정된 지난해 4·4분기 실적 공개 때 함께 발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고객사와의 거래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하나인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인텔이 생산 일부를 위탁할 경우 수주 물량 확대는 물론 위상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인텔이 핵심 반도체칩 위탁 생산을 검토하는 것은 AMD 등 여타 회사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일부 분리해 시장 지배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서는 TSMC가 인텔의 미세공정 물량을 확보할 공산이 크지만 삼성전자가 인텔의 외주 생산 물량 일부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텔이 한 회사에 물량을 몰아주기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분리 발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파운드리를 포함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역량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차지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7나노(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공정을 외부에 맡길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을 했고 이에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아웃소싱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인텔은 경쟁 업체인 AMD에서 이미 생산하고 있는 7나노 반도체 개발에서 수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전 계획보다 생산을 6개월이나 늦출 정도로 기술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가 인텔의 기술력 문제를 거론하며 굴욕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인텔의 이 같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인텔의 지분을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드포인트는 지난해 12월 인텔에 “TSMC와 삼성전자 등 동아시아 경쟁사들에 제조 분야에서 뒤처졌다”며 “설계·개발부터 제조까지 이어지는 수직 통합적인 사업 모델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전략적 대안을 촉구했다. 지금으로서는 인텔의 외주는 기술력과 양산 능력에서 앞서 있는 TSMC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TSMC는 반도체 설계는 관여하지 않고 생산만 담당하는 파운드리 업체로서, 종합 반도체 업체이자 인텔의 경쟁사인 삼성보다는 보안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도 “TSMC에 비해 삼성전자와의 논의는 예비 단계에 가깝다”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텔의 아웃소싱 결정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인텔이 필요로 하는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인데, TSMC 생산 라인이 이미 풀가동 체제인 만큼 삼성전자가 그 낙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종선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TSMC는 AMD·애플 등을 포함해 이미 여러 회사로부터 받은 물량으로 생산 능력이 꽉 채워진 상태”라며 “삼성에도 기회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을 분산하고, 생산 능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이 한 회사에만 외주를 맡기지 않을 수 있다”며 “TSMC와 삼성전자가 물량을 나눠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목표를 설정한 삼성전자로서는 인텔과 손을 잡을 경우 큰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분야 가운데 가장 경쟁력을 갖춘 사업으로 인텔이라는 큰 고객사를 확보하면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와의 격차도 줄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 삼성전자가 17%다. 삼성전자로서는 또 ‘인텔의 반도체 칩 생산을 맡았다’는 글로벌 파운드리 강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칩 판매 가격 상승과 퀄컴·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 주문 등을 감안해 올해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인텔, 삼성전자와 위탁생산 협의 중"
산업 기업 2021.01.10 17:52:40미국의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자사의 핵심 반도체 칩을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로부터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오는 2023년부터 생산에 들어가는 핵심 반도체 칩을 TSMC 또는 삼성전자에 아웃소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2주 내에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21일로 예정된 지난해 4·4분기 실적 공개 때 함께 발표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고객사와의 거래 관련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하나인 파운드리(위탁 생산) 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인텔이 생산 일부를 위탁할 경우 수주 물량 확대는 물론 위상 제고도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인텔이 반도체 칩 아웃소싱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7나노(1㎚는 10억 분의 1m)로의 공정 전환이 지연되면서 실적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초 7나노 장비를 추가로 구비할지, 아니면 파운드리를 맡겨야 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의 대표 행동주의 펀드인 서드포인트도 인텔을 압박하고 있다. 인텔 주식 10억 달러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서드포인트는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인텔이 제조업 리더십을 상실하고 있는 동안 경쟁사들은 TSMC와 삼성전자의 미세 공정을 지렛대 삼아 인텔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7나노 기술력 뒤진 인텔, TSMC·삼성전자에 분리발주 가능성
산업 기업 2021.01.10 17:27:32인텔이 핵심 반도체칩 위탁 생산을 검토하는 것은 AMD 등 여타 회사와의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일부 분리해 시장 지배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서는 TSMC가 인텔의 미세공정 물량을 확보할 공산이 크지만 삼성전자가 인텔의 외주 생산 물량 일부를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텔이 한 회사에 물량을 몰아주기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분리 발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파운드리를 포함해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역량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차지한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인텔, 미세공정 외부에 아웃소싱 가능성 지난해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7나노(1나노미터는 10억 분의 1m) 공정을 외부에 맡길 수 있다는 취지로 언급을 했고 이에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아웃소싱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인텔은 경쟁 업체인 AMD에서 이미 생산하고 있는 7나노 반도체 개발에서 수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이전 계획보다 생산을 6개월이나 늦출 정도로 기술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가 인텔의 기술력 문제를 거론하며 굴욕에 가까운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것도 인텔의 이 같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인텔의 지분을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서드포인트는 지난해 12월 인텔에 “TSMC와 삼성전자 등 동아시아 경쟁사들에 제조 분야에서 뒤처졌다”며 “설계·개발부터 제조까지 이어지는 수직 통합적인 사업 모델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전략적 대안을 촉구했다. 지금으로서는 인텔의 외주는 기술력과 양산 능력에서 앞서 있는 TSMC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TSMC는 반도체 설계는 관여하지 않고 생산만 담당하는 파운드리 업체로서, 종합 반도체 업체이자 인텔의 경쟁사인 삼성보다는 보안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룸버그도 “TSMC에 비해 삼성전자와의 논의는 예비 단계에 가깝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수주할 경우 시스템반도체 탄력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텔의 아웃소싱 결정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인텔이 필요로 하는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뿐인데, TSMC 생산 라인이 이미 풀가동 체제인 만큼 삼성전자가 그 낙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종선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TSMC는 AMD·애플 등을 포함해 이미 여러 회사로부터 받은 물량으로 생산 능력이 꽉 채워진 상태”라며 “삼성에도 기회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을 분산하고, 생산 능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이 한 회사에만 외주를 맡기지 않을 수 있다”며 “TSMC와 삼성전자가 물량을 나눠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라는 목표를 설정한 삼성전자로서는 인텔과 손을 잡을 경우 큰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분야 가운데 가장 경쟁력을 갖춘 사업으로 인텔이라는 큰 고객사를 확보하면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와의 격차도 줄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 삼성전자가 17%다. 삼성전자로서는 또 ‘인텔의 반도체 칩 생산을 맡았다’는 글로벌 파운드리 강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칩 판매 가격 상승과 퀄컴·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 주문 등을 감안해 올해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사상 처음으로 20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인텔, 삼성전자와 위탁생산 협의 중"...삼성전자 수혜 입을까
산업 기업 2021.01.10 09:59:50지난달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로부터 기술력을 지적받는 ‘굴욕’을 당한 미국의 종합 반도체 기업 인텔이 자사 핵심 반도체칩 생산을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로부터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TSMC가 인텔의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삼성전자가 인텔의 외주 생산 물량을 가져올 경우 파운드리를 포함한 반도체의 글로벌 경쟁력이 한층 강화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위탁 생산은 일러야 2023년이 될 것이며 기존 고객들이 위탁생산하던 라인을 활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텔은 TSMC나 삼성전자에 위탁생산 여부를 2주 내에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이 아웃소싱 여부를 오는 21일로 예정된 지난해 4·4분기 실적 공개 때 함께 발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0월 밥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초 7나노 장비를 추가 구비할지, 파운드리를 맡겨야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자 업계에선 TSMC와 삼성이 외주를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인텔은 지난해 7월 이미 경쟁사에서는 생산하고 있는 7나노 반도체의 개발을 이전 계획보다 6개월 가량 늦출 정도로 기술력이 현격하게 밀리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달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인텔에 “TSMC와 삼성전자 등 동아시아 경쟁사들에 제조 분야에서 뒤처졌다”며 반도체 생산 부문을 털어내라고 압박하며 아웃소싱 가능성을 부추겼다. 지금으로선 인텔의 외주는 기술력과 양산 능력에서 앞서 있는 TSMC가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블룸버그도 “ TSMC에 비해 삼성전자와의 논의는 더 예비 단계”라고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인텔의 아웃소싱 결정의 수혜자가 될 것이란 분석도 만만치 않다. 인텔이 필요로 하는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 두 곳 뿐인데, TSMC 생산라인이 이미 풀가동 체제인 만큼 삼성전자가 그 낙수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종선 홍익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TSMC는 AMD, 애플 등을 포함해 이미 여러 회사로부터 받은 물량으로 생산 능력이 꽉 채워진 상태”라며 “삼성에도 기회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위험도를 분산하고, 캐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텔이 한 회사에만 외주를 맡기지 않을 수 있다”며 “TSMC와 삼성전자가 물량을 나눠 가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라는 목표를 설정한 삼성전자로서는 인텔과 손을 잡을 경우 큰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분야 가운데 가장 경쟁력 갖춘 사업으로, 인텔이라는 큰 고객사를 확보하면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와의 격차도 줄어들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54%, 삼성전자가 17%다. 일부 전문가들은 파운드리 칩 판매 가격 상승과 퀄컴·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의 주문 등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가 시스템 반도체 사업에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원 이상을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인텔, 삼성에 이미 밀렸다" 美 행동주의펀드의 쓴소리
국제 기업 2020.12.30 17:35:53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에 삼성전자(005930)나 TSMC 등에 뒤처졌다며 제조업 중단 등 전략적 대안을 찾을 것을 촉구했다. 서드포인트는 인텔 지분 10억 달러 상당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대니얼 러브 서드포인트 최고경영자(CEO)는 오마르 이슈라크 인텔 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인텔이 지난 5년간 동종 업체들의 실적을 크게 밑돌았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서드포인트는 기업 주식을 사들여 의결권을 확보한 뒤 지배 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거나 경영에 개입해 기업 가치를 올리는 투자 전략을 추구하는 행동주의 헤지펀드다. 러브 CEO는 인텔이 코어 PC와 데이터센터 시장의 시장 점유율을 AMD에 빼앗기고 있는데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앱에 사용되는 컴퓨터 모델에서 우세한 반면 인텔은 이 초기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브 CEO는 “인텔의 즉각적인 변화가 없다면 최첨단 반도체 공급에 대한 미국의 접근이 약화되고 PC부터 데이터센터, 주요 인프라 등에 이르는 모든 것을 작동하는 데 미국이 지정학적으로 불안정한 동아시아에 더 많이 의존할 것으로 우려한다”고 밝혔다. 인텔이 애플 등 주요 고객을 잃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인텔은 경쟁사들보다 기술 발전에서 뒤처졌을 뿐 아니라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고객들이 자체 칩을 개발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러브 CEO는 넷플릭스가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사용하는 것처럼 인텔 역시 경쟁자를 고객으로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칩 디자이너 등 인재 이탈과 이로 인한 직원들의 사기 저하, 회사가 쇠퇴하는 와중에 경영진에게 지급된 성과급 등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서드포인트는 인텔에 설계·개발부터 제조까지 이어지는 수직 통합적 사업 모델 재검토와 실패한 인수를 재매각하는 방안에 대한 고려 등 전략적 대안을 평가하기 위해 투자고문을 둘 것을 촉구했다. 서드포인트 대변인은 인텔이 이 같은 요구에 답하기를 꺼릴 경우 내년 주주총회에서 이사 후보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서드포인트의 제안이 인텔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번스타인리서치의 스테이시 라스곤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인텔은 이미 서드포인트가 제안한 구조 조정 아이디어를 고려하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칩 제조사업부와 칩 설계사업부 분리가 주주 가치를 높이는 일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인텔은 서드포인트의 요구에 대해 “주주 가치 제고와 관련된 모든 투자자의 의견을 환영한다”며 “이러한 목표를 향한 서드포인트의 아이디어에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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