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통 강자‘의 반격…배터리·반도체 장비소재株는 반사익
증권 국내증시 2021.03.24 18:13:19산업의 재편 과정에서 한동안 밀려 있던 ‘전통의 강자’들이 속속 반격을 준비하자 관련주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독립 선언’ 이후 ‘K배터리’ 3사의 주가가 급격하게 미끄러진 데 이어 인텔도 파운드리(위탁생산) 진출을 알리면서 관련 분야 선두인 TSMC와 삼성전자(005930)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대신 반도체 장비 업체나 배터리 소재주들은 반사이익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24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인텔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애리조나주에 22조 원을 투자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계획을 밝힌 뒤 관련주들의 움직임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당장 인텔부터 반응이 왔다. 인텔은 그간 AMD 등과 같은 신흥 강자에 시장점유율을 서서히 내어주며 반도체주 중에서도 주가 성과가 크게 부진했었다. 실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지난해 4월부터 이달 23일까지 110% 상승하는 과정에서도 인텔 개별 종목 주가 오름폭은 22%에 그쳤다. 하지만 인텔이 명성을 되찾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알리자 시간 외 거래에서 6.6%나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도 “우리는 복수심을 가지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반면 파운드리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와 TSMC는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8만 1,000원에 거래를 끝내 전 거래일 대비 0.98% 하락했다. 장 초반 주가는 8만 7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유럽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우려가 커지면서 반도체 업종을 대하는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된 가운데 인텔의 파운드리 출격 선언까지 더해져 충격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운드리 글로벌 1위 업체 TSMC의 사정은 더 심각했다. TSMC는 뉴욕에 상장된 것만 국내 투자자들이 5,103억 원 규모를 가지고 있을 만큼 관심이 많은 종목이다. 그런데 이날 타이완거래소에서 TSMC의 주가는 3.03%나 하락해 거래를 끝냈다. 대만의 물 부족으로 생산 차질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인텔발 충격까지 줬다는 분석이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과 같은 흐름은 단기간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즉 삼성전자·TSMC는 약세의 가능성이 큰 반면 인텔은 상승 기세를 더 몰아붙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진출 계획은 인텔 입장에서는 호재이지만 파운드리 업체는 유쾌하지 않은 이벤트”라며 “기존 파운드리 업체 주가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긴 호흡을 두고 봤을 때 인텔이 삼성전자와 TSMC에 미칠 영향을 제한적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웨드부시증권은 인텔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기존 시장 지위를 되찾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배터리 업종에 대한 관측도 유사한 모습이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체 생산 계획으로 충격을 받았지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성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상승 모멘텀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이 대규모 배터리 내재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기술 미검증, 대규모 설비투자와 영업 손실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았다. 반도체 장비 업종을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는 설명도 많다. 실제 극자외선(EUV) 장비를 제조하는 ASML는 전일 미국 시간 외 거래에서 3% 이상 올랐다. 이날 국내 증시에서도 원익QnC(074600)(10.93%), 유진테크(084370)(9.00%), 코미코(183300)(6.55%), 인텍플렉스(6.46%) 등 반도체 장비주들은 동반 급등세를 탔다. 임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텔의 발표는 삼성전자 TSMC에는 부정적이지만 글로벌 장비 공급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며 “인텍플러스(064290)·코미코 등 인텔을 고객사로 보유한 국내 업체들은 중장기적 수혜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역시 소재 부문은 유망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CNBC 방송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과 코발트 가격은 약 2배로 오르고 니켈은 약 60%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최근 배터리 3사와 덩달아 주가 조정을 받고 있는 배터리 소재주들은 고객사 다양화로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도 국내 소재 업체들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중국 CATL이나 일본 파나소닉에도 동박과 분리막 등을 공급하고 있어 향후 해외 고객로 확대해 갈 가능성이 있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
인텔의 '파운드리 반격' …반도체 지각변동 예고
산업 기업 2021.03.24 18:04:59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면서 반도체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인텔의 행보는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기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반도체 생태계 전체를 뒤흔들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 시간) 글로벌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파운드리 사업 계획 등을 담은 ‘IDM 2.0’ 비전을 발표했다. 인텔은 200억 달러(약 22조 7,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새로운 팹(공장) 두 곳을 건설하고 파운드리 시장에 진출한다. 인텔은 특히 기술 개발을 위해 기존에 삼성과 협력하던 IBM과 협업할 계획을 제시했고 잠재 고객으로 아마존·구글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을 언급했다. 이른바 ‘미국 반도체 연합’의 탄생을 예고한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리 시장을 장악해온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에 대한 ‘선전포고’라는 외신의 해석도 잇따랐다. 겔싱어 CEO는 아울러 오는 2025년까지 파운드리 시장이 1,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가 폭증하는 시장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종선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산업을 안보와 연결해 자체 생산을 강조하는 미국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반영된 인텔의 행보로 보인다”고 밝혔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
인텔의 파운드리 반격…'총수 부재' 삼성에 선전포고
산업 기업 2021.03.24 17:52:57한때 괴물 같은 기술력을 자랑하며 ‘칩질라(Chipzilla)’로 불렸던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에 재차 출사표를 던졌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이 달리는 상황에서 인텔은 확고한 경쟁력을 보유한 중앙처리장치(CPU) 영역을 기반으로, 미국 정부의 반도체 부흥 정책을 지렛대 삼아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포부다. 이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선도하는 TSMC와 삼성전자(005930)는 ‘칩질라’의 태세 전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나섰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 시간) 글로벌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인텔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혁신이 시작됐다”며 지난 2016년 발을 디뎠지만 시장의 외면으로 2년 만에 철수한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투입되는 자본은 200억 달러, 한화로 22조 6,000억 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인텔 설비 투자액인 143억달러를 뛰어넘는 금액이다. 또한 겔싱어 CEO는 인텔 내에 별도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만들고 란디르 타쿠르 박사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통상 인텔의 각 사업부가 부사장급 인사가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장급 인사를 파운드리 수장으로 앉히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업계는 겔싱어 CEO가 이날 언급한 여러 계획 가운데서도 인텔이 종합반도체업체(IDM)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은 물론,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자로서의 지위를 굳건히 하겠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7나노미터(㎚) 미세 공정을 활용한 양산에 거듭 실패한 데다 고객사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이탈 등이 겹치며 ‘생산의 외주화’를 통해 군살을 빼고 설계에만 집중하는 기업으로 변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올 2월 취임한 겔싱어 CEO는 이 같은 세간의 예측을 완전히 깨고 아시아권 경쟁사들을 겨냥하는 공세를 취했다. 업계에서는 겔싱어 CEO가 “세계적 수준의 IP 포트폴리오를 결합해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아키텍처 IP의 공개가 조만간 공식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 코리아는 이에 대해 “IP 공개 여부와 그 수준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했다. 인텔의 이 같은 태세 전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앞당긴 반도체 기술 패권 다툼과 더불어 반도체 공급량이 부족한 시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30년 넘게 인텔에 근무하며 최고기술책임자(CTO), 수석부사장 등을 지낸 ‘기술통’ 겔싱어 CEO의 소신이 반영된 판단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겔싱어 CEO는 이날 “인텔은 국내 투자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계획에 조 바이든 행정부와 애리조나주 정부와 함께 협력할 수 있어 기쁘다”며 파운드리 공장(팹)의 신설이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이뤄진 일임을 알렸다. 인텔은 앞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이 힘 쏟고 있는 “제조업 부흥 정책(Build Back Better)’을 적극 활용해 아시아가 쥐고 있는 반도체 생산 비중을 되찾아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선 홍익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를 공급할 공장이 모자라는 상황이기에 고객을 흡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며 “미국은 반도체 산업을 자국의 안보와 엮어 자체 생산을 강조하고 있기에 인텔 입장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발표”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분야 새로운 경쟁사의 등장에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TSMC와 삼성전자는 인텔의 추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인텔이 애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팹이 완공되는 시점은 아무리 빨라도 2년 후로 점쳐진다. 이 때문에 고객사 이탈을 막을 초격차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아직 인텔이 어떤 방식으로 파운드리 영업을 펼칠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만약 7㎚ 이하 초 미세 공정에 도전할 경우 이 분야 강자인 TSMC와 삼성전자는 인텔과 맞서 싸워야 한다. 주식시장 역시 이러한 상황을 우려한 탓에 TSMC의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3% 하락한 수준에서 마감했다. 다만 인텔이 보유한 현재 기술력으로는 연내 7㎚ 이하 칩 양산 가능성도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10㎚ 이상 파운드리에 집중할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 경우 글로벌 3~5위 업체인 UMC나 글로벌파운드리·SMIC 등과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
인텔,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 두곳 건설…파운드리도 진출
국제 경제·마켓 2021.03.24 07:33:17인텔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펫 갤싱어 인텔 신임 최고경영자(CEO)는 23일(현지 시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설계에 집중하는 대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반도체 업체들과 협력해 이들이 설계한 반도체를 대신 생산하기도 하겠다”고 말했다.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를 담당할 곳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로 결정됐다. 현재 인텔 사장인 랜디어 타쿠르가 이끌게 될 전망이다. 인텔 측은 2025년까지 파운드리 분야가 1,000억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텔은 또 애리조나주 오코틸로에 반도체 공장 2곳을 짓기로 하고 총 200억 달러(약 22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펫 갤싱어 CEO는 “인텔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프로세스 기술 개발의 주역이자 주요 반도체 생산 및 공급업체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소식에 인텔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3% 넘게 급등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
“반도체 심상치 않다” 생산조절 돌입한 현대차...수출 차질 우려도
산업 기업 2021.03.24 06:00:00“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출까지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국내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 ‘반도체 쇼티지’ 여파로 현대차·기아가 23일 결국 일부 차종 생산 조절에 돌입했다. 지난 19일 세계 3위 자동차 반도체 업체인 일본 르네사스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지 4일 만이다. 실제 국내 반도체 수급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에서 내수뿐 아니라 수출 물량까지 생산한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수출에도 빨간 불이 들어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업황이 부진했다가 올해 수요 회복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는 데 악재가 닥친 셈이다. 현대차·기아가 생산 조절을 하며 버티기에 돌입한 데는 차량용 반도체의 특성 때문이다. 소품종·대량생산 성격을 띠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차량용 반도체는 다품종·소량생산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재고가 부족하면 값을 더 주고 사올 수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는 그렇지 않다. 탑재되는 차종에 따라 제품 차이가 커 재고 부족 사태가 바로 해결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현대차·기아는 범용이 가능한 반도체 물량은 최대한 활용하되 그렇지 않은 부품은 대체 가능한 부품을 찾거나 생산을 조절하는 방법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차 협력사를 통해 재고 확보를 진행하고 있으나 전 세계적인 시스템 반도체 부족 사태가 연초부터 이어진 만큼 이조차 곧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가장 부족한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부품은 최근 세계 1~3위 업체들이 잇따라 자연재해로 공장 가동을 멈추면서 수급이 악화했다. 르네사스는 화재로 타격을 입은 라인의 주력 생산 제품이 MCU로, 피해 복구에만 최소 1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해당 부품 수급 정상화까지는 3~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르네사스로부터 직접 반도체 물량을 공급받고 있지는 않다. NXP·인피니온·ST마이크로 등이 주요 납품사다. 이번 르네사스 화재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업체들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수급을 담보할 수는 없다. 르네사스로부터 물량을 공급받아왔던 혼다·도요타·포드 등이 부품 총력전을 벌일 경우 부품 단가 상승을 불러일으켜 현대차·기아의 구매 단가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MCU를 ‘집중 관리 품목’으로 지정하고 대체 부품의 적용 가능 여부를 협력사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
車반도체 수급차질…현대차 생산조절 돌입
산업 기업 2021.03.23 17:53:18차량용 반도체 ‘빅3’의 공급 차질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생산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원활한 차종의 생산을 늘리고 조달에 애로를 겪는 차종의 생산은 크게 줄이는 등 생산 조절에 돌입했다. 반도체 조달 여건이 악화될 경우 보름 안에 일부 차량의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에 대해서도 대비하고 있다. 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코나·아반떼·그랜저·쏘나타 등 일부 차종 생산 라인의 주말 특근을 없애는 방식으로 생산 물량 조정에 돌입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인기 차종인 제네시스·팰리세이드 등은 생산 라인을 풀 가동하고 있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수요가 적은 차종을 중심으로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대차 안팎에서는 현재의 반도체 수급 차질이 지속될 경우 이르면 2주 후, 늦어도 한 달 후에는 일부 차종의 생산 자체가 아예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 최대 차량용 반도체 회사인 르네사스의 화재로 반도체 수급이 더 어려워져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일부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차량용 반도체 3위 업체인 르네사스는 지난 19일 차량용 반도체를 만드는 이바라키현 나카공장에 큰불이 나 생산이 중단됐으며 완전 복구에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위인 네덜란드 NXP와 2위인 독일 인피니언도 지난달 텍사스 한파에 따른 대규모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으며 6월 이후에나 생산 라인이 완전히 복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aily.com -
美 압박에 독기 올랐나…中, 반도체 메가딜에 나홀로 '비토'[글로벌Why]
국제 국제일반 2021.03.23 17:24:57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의 일본 장비 업체 고쿠사이일렉트릭 인수가 8부 능선에서 좌절될 위기에 처했다. 독과점 심사를 하는 중국 규제 당국이 한국·대만·일본 등과 달리 기어이 퇴짜를 놓았기 때문이다. 이대로 딜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집중 견제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도 규제 심사를 통해 미국과 동맹국 간의 인수합병(M&A)에 딴죽을 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엔비디아의 영국 기업 ARM 인수 등 당국의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다른 M&A도 마무리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앞으로 반도체 메가딜이 좀체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AMAT는 중국 당국의 규제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이번 인수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으로부터의 승인 마감 시한은 지난 19일이었다. AMAT는 오는 26일까지 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계약을 끝내는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애초 AMAT는 지난 2019년 7월에 고쿠사이 인수를 발표했다. 당시 인수 가격은 22억 달러(약 2조 4,811억 원)였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의 성장성 등이 감안되면서 최근에 인수 가격이 35억 달러(약 4조 원)로 조정됐다. 고쿠사이는 히타치국제전기에서 분사한 장비 업체로 2017년 미국 펀드인 KKR이 인수한 기업이다. 이 업체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미국의 장비 수출이 금지되면서 어려움을 겪던 중국 기업이 군침을 흘렸지만 AMAT가 인수에 성공하면서 더욱 관심을 끈 바 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중국 규제 당국의 막판 ‘몽니’로 대어를 놓치게 셈이다. 시장에서는 미중 간 패권 다툼이 이번 M&A에 투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반도체 등 미래 기술 패권의 핵심 산업에서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자 중국도 미국 중심의 M&A에 적극 비토하면서 반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AMAT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일본·아일랜드·이스라엘 당국으로부터 모두 승인을 얻어냈지만 중국만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닛케이는 “중국의 이번 AMAT 인수 승인 거부는 반도체를 둘러싼 패권 다툼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이 미국의 최대 기술 기업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이 엔비디아의 ARM 인수 등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M&A의 불길한 징조를 암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인수가 성사되려면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물론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아내야 한다. 하지만 미중 무역 분쟁이 잦아들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이 이를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관영 환구시보는 “ARM이 중국의 기술 기업에 대항해 미국의 기술 무기로 정치화될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의 세바스찬 후 상무도 CNBC에 출연해 “(ARM이)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의 소유가 될 경우 미국 정부가 중국의 접근을 규제하고 제재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질 것”이라며 “이는 중국 정부에 가장 큰 악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미국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적대적 M&A 시도, 미국 기업 퀄컴의 네덜란드 기업 NXP 인수 시도, 중국계가 최대주주로 있는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시도 등이 양국 정부의 방해로 끝내 무산됐다. 최근에도 미국과 중국 간 신경전은 확전 양상이다. 중국이 테슬라 차량에 내장된 카메라 등이 군사기밀 등 각종 정보를 수집할 위험이 있다며 군사 지역 내 테슬라 차량의 진입을 금지한 것이 대표적이다. 마치 미국 정부가 통신 장비에 백도어 칩을 장착해 미국과 우방국의 핵심 정보를 빼돌리고 있다며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것처럼 중국 정부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자국 시장에서 테슬라를 봉쇄하려는 작전에 들어갔다는 말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고위급 회담이 알래스카에서 열린 뒤 테슬라에 대한 중국 군의 제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며 “앞으로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기술 기업 제재 등을 두고 파열음을 낼 것”이라고 짚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
반도체·車 선전에…이달 수출도 호조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1.03.22 17:52:29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가 이끌면서 전년 동기 대비 12.5%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플러스로 전환된 수출이 다섯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339억 달러로 1년 전보다 12.5%(37억 5,000만 달러) 늘었다.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6% 늘며 수출액 상승을 주도했다. 이 외에도 승용차(13.0%), 석유제품(12.4%), 무선통신기기(4.7%), 자동차 부품(2.0%) 등의 수출이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세계 경기가 회복되며 교역 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23.4% 늘었으며 미국(7.4%), 유럽연합(EU)(37.5%), 베트남(5.2%) 등도 증가한 반면 일본(-10.7%), 중동(-27.9%) 등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올 1월부터 3월 20일까지 연간 누적 수출액 역시 1,26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0%(125억 6,000만 달러)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은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월별 수출 증감률이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주요국의 봉쇄령(록다운) 조치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소비가 위축되며 수출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올해는 기저 효과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수출 상승세가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수입은 33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했다. 가스가 전년 동기 대비 28.2% 늘었으며 기계류(23.3%), 반도체(4.7%) 등도 늘었다. 누계 무역수지 역시 71억 9,9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세종=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
車반도체 '빅3' 재해…국내 부품사 물량확보 비상
산업 기업 2021.03.22 17:49:13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시설이 잇따라 재해를 입으며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원가 상승 압박으로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3위 공급 업체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일본)는 “지난 19일 화재가 발생한 이바라키현 나카공장 생산이 재개되기까지 최소 한 달가량 걸릴 것”이라며 “(이번 생산 중단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공장은 르네사스의 주력 공장 중 하나로 화재가 발생한 곳은 300㎚짜리 웨이퍼 생산 라인이다. 여기에서 차량 전력을 제어하는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을 생산하고 있다. 르네사스는 MCU 생산의 20%가량을 차지하며 주요 고객사로는 도요타·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체와 일부 유럽 완성차 업체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생산 재개에 최소 1개월이 걸릴 경우 공급 정상화까지는 3~6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주요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시설이 재해 또는 사고로 공장 가동을 멈춘 바 있다. 미국 텍사스주의 정전 사태로 NXP·인피니언의 공장이 가동을 멈췄고 르네사스도 지난달 일본 지진의 여파로 1주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시장조사 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차량용 반도체 시장점유율은 NXP(네덜란드)가 10.2%로 1위, 인피니온(10.1%·독일)이 2위, 르네사스(8.3%)가 3위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은 지난달 이미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생산 시설 가동 중단에 따른 여파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르네사스 화재까지 겹치며 올해 말까지 시장 정상화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당장 직접적 영향은 없으나 해당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르네사스로부터 직접 차량용 반도체를 납품받고 있지는 않으나 납품 업체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로 물량 쟁탈전을 벌일 경우 납품 단가가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미 현대차와 기아에 차량용 반도체를 납품하는 업체들은 지난해보다 비싼 가격으로 반도체를 구입해 납품하고 있다. 부품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완성차 업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르네사스를 직접 납품 받는 일본과 유럽차를 중심으로 재고 부족에 따른 영향이 있겠으나 그렇지 않은 곳은 당장 영향이 크지 않다”면서도 “다만 제조 원가 상승 압박이 계속될 경우 차 업계 수익성 악화와 소비자 부담 증대 등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
3년간 반도체 인재 7,000명 필요한데...정부는 "대기업 일"이라며 뒷짐
산업 기업 2021.03.22 07:50:00“한국 반도체 회사 가운데 인력에 여유가 있다는 곳은 없습니다. 정부는 연간 1,500명이 부족하다는 통계를 내놓기도 했는데 업계에서는 향후 3년 안에 최소 7,000명은 더 필요하다고 합니다.” 21일 서울경제가 만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하며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모두 고민하는 지점인 ‘인력난’에 대해 털어놓았다. 흔히 첨단 기술의 결정체로 꼽히는 반도체는 그 어떤 제조업보다 전문 인력이 필요한 분야다. 지난 1974년 설비나 기술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이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후 수십 년이 지나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을 보유한 국가가 된 것도 결국은 전문 인력 확보 경쟁에서 이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40여 년이 흐른 지금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전문 학사부터 석·박사에 이르기까지 학위 수준을 불문하고 “일할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최악의 취업난이 닥친 시기에 기업이 사람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난처한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상황만으로는 한국 반도체 업계가 겪고 있는 인력 부족의 고통을 절대 설명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대신 근본적 요인은 정부가 반도체 산업과 거리를 뒀던 2017년과 2018년의 실기(失機)에 있다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이 시기에 정부는 왜 갑작스럽게 1998년부터 빠짐없이 추진해왔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멈추게 된 것일까. “반도체가 대기업이 하는 사업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죠. 먹고살기 힘든 중소기업도 아닌데 정부 돈 들여서 도와줄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당시의 분위기였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렇게 회상했다. 대기업 또는 대기업의 협력 업체가 정부 지원의 수혜자가 되면 안 된다는 당시 정부의 방침은 완고했다고 이 관계자는 털어놓았다. 잦은 정부 조직 개편과 정권 교체기마다 오락가락하는 산업 정책도 인력 부족의 원인으로 꼽힌다. 올 1월 말 관계 부처 합동으로 작성한 ‘시스템반도체 핵심 인력 양성’ 문서에도 ‘2017~2018년 반도체 분야의 정부 신규 사업이 전무하다’고 기록돼 있다. 정부 스스로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총 2,476억 원을 들여 자동차·휴대폰용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기술 개발이나 인력 양성에 힘을 쏟아왔지만 이 이후에는 이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 반도체 업계는 기술 패권을 두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강대국들 사이에서 ‘민간’의 힘으로 버텨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잃어버린 2년’은 오로지 정부만 제어할 수 있고 연속 집행이 필수적인 인력 양성 부문에 치명타를 날렸다. 반도체 학사 이상의 인력을 배출하는 과제는 대학 정원의 조정이라는 정부 규제와도 엮여 있기에 삼성이나 SK가 아무리 돈을 들여도 해결할 수 없다. 일례로 정부가 부랴부랴 인력 양성을 약속하며 올해부터 신입생을 받은 연세대(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반도체시스템공학과)에서 졸업생이 나오려면 최소 오는 2024년은 돼야 한다. 선진국들은 민간이 끌고 정부가 밀면서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반면 한국만 ‘외끌이’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불리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그럼에도 업계는 이제라도 정부가 키를 쥐고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에 대한 인력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 실무 교육, 산학 연계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만성적인 인력 부족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中SMIC, 선전에 반도체 공장 신설…2조6,000억 투입
국제 경제·마켓 2021.03.18 16:37:42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선전시와 23억5,000만달러(약 2조6,400억원)를 투입해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세운다. 미국 제재로 반도체 장비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중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이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MIC는 선전시 정부와 손잡고 선전시에 새로운 반도체 웨이퍼 가공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내년 가동 예정인 새 공장에서 28나노(㎚·10억분의 1m) 공정을 통해 매달 12인치 웨이퍼 4만 개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SMIC는 이번 공장 설립을 위해 선전시와 함께 23억5,000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 출자하기로 했다. 지분은 SMIC와 선전시 정부가 각각 55%와 23%씩 나눠갖는다. 외신들은 미중 기술전쟁 여파로 제재를 받고 있는 SMIC가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을 이뤄내기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MIC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신형 반도체 장비나 부품을 구매할 수 없어 중고 장비를 사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제재를 극복하겠다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강력한 지원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최근 열린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첨단 산업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규모를 향후 5년간 매년 7%씩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중국 정부로서는 다른 자국 반도체 업체들이 생존마저 버거운 상황이어서 SMIC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우한훙신반도체제조(HSMC)는 240여명의 전 임직원에게 퇴사를 요구하며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또한 칭화유니그룹도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져있다. 장상이 SMIC 부회장은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확장을 서두르지 않으면 올해와 내년에 반도체 제조능력의 부족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
“韓 기업들 주력 메모리 반도체, 2분기 가격 동반상승”
산업 기업 2021.03.18 10:10:20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반도체 주요 기업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의 가격이 올해 2분기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1분기 대비 3∼8%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PC 제조사와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고, 데이터센터도 재고 확보에 나섰다”며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공급 부족으로 솔리드스테이트트드라이브(SSD) 등 완제품에 대한 재고 확보 움직임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까지만 해도 낸드플래시 업황이 올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지만 이번 분석은 과거 예상보다 빠른 수요 증가에 힘입어 업황 개선시기가 앞당겨진다고 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이 지난달 중순 한파로 전력이 끊긴 이후 한 달간 셧다운 사태가 이어지면서 낸드플래시 컨트롤러 수급에 차질이 생겼고, 이로 인해 낸드플래시 가격이 예상보다 더 뛸 수도 있다고 트렌드포스는 밝혔다. 다만 올해 1분기는 수년간 이어져 온 낸드플래시 공급과잉 상황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작년 4분기보다 가격이 5∼1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 본격적으로 가격 상승국면에 진입한 D램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1분기 3∼8%, 2분기에는 13∼18% 인상될 것으로 예상됐다. 트렌드포스는 “D램 고객사들이 모든 제품군에서 재고 축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PC용 D램과 서버 D램, 모바일 D램 등 전 제품에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이 각각 18%, 17% 늘어 전제 반도체 제품 중 성장률 1, 2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올해 메모리 반도체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3.3% 증가해 전체 반도체 제품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 기준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2.1%로 1위, SK하이닉스가 29.5%로 2위였다. 낸드플래시 역시 삼성이 32.9% 점유율로 1위였고, SK하이닉스는 인수를 앞둔 인텔 낸드 사업부와 합산하면 20%대 점유율로 2위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팹리스·패키징 획기적 지원…반도체 그랜드 플랜 다시 짜야"
산업 기업 2021.03.17 16:43:02전 세계를 호령하던 한국 반도체 산업에 먹구름이 끼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이 정부의 절박한 ‘위기 의식'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미중 대립 등으로 인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재편되고 , 미래 성장 동력인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현 상황이 매우 위급하다는 진단이었다. 민간 기업들이 헤쳐나가야 할 문제가 많기는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도 세제 감면이나 팹리스 생태계 육성을 비롯해 총체적으로 ‘국가 반도체 전략’을 다시 짤 시점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17일 서울경제신문 펠로(자문단)와 반도체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사실상 국가의 ‘전략 물자’로 변해가고 있는 글로벌 상황에 주목했다. 글로벌 경제주체들이 반도체를 국가의 핵심 전략물자로 간주해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그랜드 플랜을 다시 마련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유럽이 유럽 내에서 세계 반도체의 20%를 생산하겠다고 하고, 미국도 법을 만들어서까지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위급한 상황인데 우리가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시장의 변화 속에서 우리 메모리 반도체의 압도적 우위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조중휘 인천대학교 임베디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대만의 TSMC에서 파운드리의 주도권을 가져오고 싶은 것처럼, 일본과 대만이 메모리에 대해 한국에 느끼는 감정이 마찬가지”라면서 “미국, 일본, 대만의 공조는 한국으로부터 메모리 주도권을 뺏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초격차 전략으로 글로벌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메모리 분야에서도 이들 국가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경고다. 전문가들 상당수는 이를 더 이상 ‘삼성과 SK가 알아서 할 문제’라고 인식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의 위기는 단순한 기술력이 아닌, 글로벌 정치·경제 지형의 급변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의 두뇌이자 성장 동력인 시스템 반도체의 역량 강화를 위해서 정부의 보다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창한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개발 기업과 수요로 하는 기업을 연결하는 인력 지원과 협업 체계를 만들고, 이와 관련해 세금 지원 등의 혜택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시스템 반도체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신규 진입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박영준 서울대 전기공학과 명예교수도 “자율 주행 시대를 맞아 자동차용 팹리스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반도체 시제품 제작지원 예산 등을 크게 늘릴 필요가 있다”면서 “TSMC가 애플을 수주한 것이 패키징 기술 때문이었는데, 후공정인 패키징 기술 분야에도 투자하고 관련 기회를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 육성에 대한 투자와 정부 지원 없이는 K반도체의 위상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 DB하이텍 등 파운드리 기업에 대해서도 보다 전략적인 접근이 있어야 한다는 당부가 있었다. ‘대기업 특혜’라는 프레임에 갇히기 보단, 미래 먹거리를 위해 국가적인 인센티브를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용서 단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법인세 인하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삼성전자가 미국 오스틴에 공장을 만드는 것은 결국 세금 인하 등을 노리는 것인데 우리도 세제 감면 등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우 고려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대기업들 입장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규모 팹리스업체라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를 해야하는데 정부 눈치 보느라 그것도 못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M&A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의 ‘인공지능에 관한 국가안보위원회(NSCAI)’가 최근 백악관 직속 ‘기술경쟁력위원회’까지 설치해 AI 시대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준 단장은 “반도체 기술이 안보인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며 “미국 일본 대만 등이 주도하는 국제적인 반도체 연합 전선을 고려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
인텔 GPU 아닌 PC 칩셋에…반도체 소부장株 희비
증권 국내증시 2021.01.22 16:13:05삼성전자가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를 수주했다는 소식에도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업체마다 큰 온도 차를 보였다. 인텔 측이 공식 발표를 미루면서 예상과 달리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주들의 희비가 갈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시그네틱스(033170)는 전 거래일보다 15.17%(137원) 오른 1,0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시작과 함께 급등하던 주가는 순식간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으며 매도세가 실종되면서 매수 잔량도 1,000만 주가 넘었다. 하지만 장 막판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일부 주가가 빠지며 거래가 마감됐다. 시그네틱스는 반도체 패키징 업체로 이전부터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사업 투자 확대 시 수혜주로 거론됐던 종목이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에 세정·코팅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 코미코(183300)도 9.07%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장 중 한때 24.57% 오른 5만 7,700원까지 주가가 상승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업체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파트너로 소개된 에이디칩스(054630)는 장 중 28% 넘게 오르기도 했지만 장 후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채 3% 오르는 것으로 장을 마무리했다. 이외에도 반도체 장비인 스크러버 등을 공급하는 유니셈(036200)(15.15%), 한솔케미칼(014680)(2.56%)도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종목 이외의 반도체 소부장 종목의 주가 상승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날 삼성전자의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 수주 보도가 알려진 후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시간 외 단일가 매매에서 일제히 강세를 보였던 것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실제로 전날 시간 외 거래에서 에이디칩스(10.0%), 코미코(9.83%), 원익IPS(240810)(8.8%), 이엔에프테크놀로지(102710)(6.09%), 에이디테크놀로지(200710)(6.09%), 하나마이크론(067310)(5.22%), 칩스앤미디어(094360)(4.75%)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이날 증시에서는 대부분의 종목이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인텔이 삼성전자와의 계약 소식 공식 발표를 미루고 기대했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아닌 사우스브리지(메인보드용 칩셋)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승 폭이 제한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주가 늘게 되면 설비 투자 확대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반도체 소부장 종목의 주가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투자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반도체 장비와 소재의 추가적인 리레이팅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 -
위기의 인텔 "위탁생산도 확대할 것"...삼성전자 수주하나
증권 국내증시 2021.01.22 09:12:21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2023년에도 제품의 대다수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인텔은 다만 외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더 확대할 가능성도 크다고 밝혔다. 인텔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팻 겔싱어는 21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리의 2023년 제품 대다수가 내부적으로 생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겔싱어는 최근 7나노미터 공정의 진전 상황을 살펴볼 기회가 있었다며 “초기 검토에 기초할 때 7나노미터 프로그램에서 이뤄진 진전에 만족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겔싱어는 또 “동시에 우리 포트폴리오(제품군)의 범위를 고려할 때 특정 기술과 제품에 대해 외부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텔은 그동안 반도체 설계뿐 아니라 생산까지 직접 해온 종합 반도체 회사였다. 겔싱어의 발언은 앞으로도 여전히 직접 생산이 주를 이루겠지만 외부 파운드리를 이용한 생산도 확대될 것이란 뜻으로 풀이된다. 인텔이 파운드리 이용을 확대할 경우 대만의 TSMC나 삼성전자(005930) 등에 반도체 제조를 맡길 수 있어 시장에서는 이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밥 스완 현 CEO도 “7나노미터 기술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지난해 7월 공개했던 7나노 공정의 기술적 결함을 해결했다고 말했다. 스완 CEO는 “지난 6개월간의 작업을 통해 2023년 제품 로드맵 약속을 이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7나노미터 공정 아키텍처를 효율화하고 단순화했다”고 말했다. 스완 CEO는 그러면서도 “지난 몇 년간 발전시킨 외부 파운드리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계속해서 지렛대로 삼을 것”이라며 “그들이 우리 제품 로드맵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인텔은 최근 수년 간 반도계 업계의 경쟁 심화로 위기를 맞으면서 겔싱어로 차기 CEO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뒀다. 2월15일자로 스완 CEO가 물러나고 팻 겔싱어 VM웨어 CEO가 그 자리를 이어받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1월 정식 임명된 스완 CEO는 1년여 만에 경질됐다. 새 CEO인 겔싱어로서는 10여년 만의 ‘친정’ 귀환이 된다. 18세 때 엔지니어로 입사한 겔싱어는 30여년 간 인텔에 몸담으며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올랐다가 2009년 다른 회사로 옮겼다. 오마 이쉬라크 인텔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는 지금이 리더십을 바꿀 적절한 시기라고 결정했다”며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팻의 기술과 엔지니어링 전문지식에 의존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교체는 인텔이 미 최대 반도체 회사의 지위를 상실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인텔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경쟁자인 엔비디아에 추월당했고, 과거 큰 격차로 앞섰던 AMD에도 시장 점유율을 잠식당하는 추세다. 최첨단 반도체 경쟁에서도 대만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에 밀리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인텔 제품 대신 자체 개발 칩을 자사 컴퓨터에 장착하고, 아마존과 구글도 인텔 의존도를 줄이면서 위기가 가중됐다.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는 작년 말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인텔에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하며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