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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 등에 업은 인텔 "최소 6개월 내 車 반도체 생산"
국제 기업 2021.04.13 18:10:49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 굴지의 반도체 업체들에 ‘공격적 투자’를 주문한 날 인텔이 6~9개월 안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12일(현지 시간) 팻 겔싱어(사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6~9개월 이내에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를 위해 새로운 공장을 설립하기보다 인텔 공장 네트워크 안에서 제품을 만드는 방안을 차량용 반도체 설계 업체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그동안 PC와 서버용 반도체에 주력해왔다. 서버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인텔의 점유율은 92.9%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런 인텔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히며 반도체 품귀 대란의 해결사가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겔싱어 CEO는 이날 백악관 회의에 참석해 자사 공장을 차량용 반도체 생산 업체에 개방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자동차 공장의 가동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겔싱어 CEO는 “미국 기업이 전 세계 반도체의 3분의 1을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단순히 미국 기업이 제조하는 것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을 하고 기술의 소유권을 가지기를 원한다”며 반도체 관련 지식재산권도 미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텔이 만들겠다는 차량용 칩이 현재 심각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내연기관에 들어가는 칩이 아니라 칩 공급이 원활한 연산 관련 칩을 의미한다면서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나온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
바이든 "반도체는 인프라"…칩생산 세계 5위→1위 도약 '야심'
국제 경제·마켓 2021.04.13 18:09:50지난 1990년 미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37%로 유럽(44%)에 이어 2위였다. 전 세계 반도체 10개 중 4개가량이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2020년 미국의 점유율은 12%로 곤두박질쳤다. 이유는 간명하다. 대규모 투자 부담, 높은 인건비 등을 이유로 제조업을 외면하면서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주도권을 한국과 대만에 모두 빼앗겼기 때문이다. 그 결과 미국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일류 기업이 즐비해도 제조는 외국에 철저히 종속되는 반쪽짜리 반도체 강국으로 전락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웨이퍼를 들어 보이며 “반도체는 인프라”라고 밝힌 것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그는 이날 “우리는 20세기 중반 세계를 주도하고 20세기 말에도 세계를 주도했다”며 “우리는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반도체 생산부터 판매, 연구개발(R&D)까지 명실상부한 최강국이 되겠다는 뜻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국의 기술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백악관 회의에서 직접 웨이퍼를 들고 발언한 것은 반도체가 국가 안보 및 기술 패권의 알파요 오메가임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된 연출로 볼 수 있다. 미국은 반도체를 일자리와 제조업 부활의 핵심으로 여기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앞서 발표한 2조 2,500억 달러(약 2,50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에 반도체 산업 지원책 500억 달러를 포함시켰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에 500억 달러의 연방정부 지원이 이뤄지면 미국 내 19개 반도체 공장이 새로 세워지고 7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또 12%인 미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은 24%로 뛰어오른다. 특히 반도체는 배터리·전기차·자율주행·스마트시티·슈퍼컴퓨터 등 미래 산업은 물론 첨단 무기 등 군수산업도 이끄는 심장과 같은 존재다. 이는 바이든이 “반도체가 인프라 그 자체”라고 발언한 데서도 잘 드러난다.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게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한 대목이다. 단순히 ‘TSMC·삼성전자에 미국 칩을 우선적으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에서 더 나아가 ‘미국 내에서 직접 칩을 만들라’는 압박을 넣었을 것임을 유추할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그토록 원하는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된 것이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홍보용 영상에서 1967년식 제너럴모터스(GM)의 스포츠카 콜벳 스팅레이를 몰고 나와 전기차 분야에서 미국이 다시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계획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을 재건하고, 공급망을 보호하고,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반도체 산업 주도권 확보에 대중 견제 측면이 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워싱턴 안팎에서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이 동아시아 지역에 몰려 있다는 비판이 계속 흘러나온다.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고 군사용 무기 제작에 전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을 옥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면서 치명적인 카드가 반도체다. 그런 맥락에서 이날 백악관 회의는 본격적인 반도체 전쟁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반도체 산업에 책정된 500억 달러는 각종 보조금으로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인텔을 비롯한 주요 업체들은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는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이유로 삼성전자 같은 해외 기업에 미국 내 투자와 생산 확대를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중국과 한국·대만·일본 등은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에 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 각종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미국은 이런 게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연방정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말이지만 거꾸로 미국 정부가 주요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불공정 사례로 지목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분쟁 합의에 깊숙이 개입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미국발 반도체 전쟁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주도로 생산 시설 재편이 이뤄질 확률이 높고 과도한 투자 경쟁에 ‘치킨게임’이 재연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은 일본과 한국·대만·중국 등에 반도체 산업의 기반을 빼앗겨왔다”며 “업계에서는 이것이 주로 미국 내 공장 신설을 어렵게 만드는 경쟁국 정부의 보조금 때문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
대기업 CEO들과 반도체 해법 머리 맞대는 文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1.04.13 18:06:13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이 자국 산업 우선주의로 확전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이제야 반도체·전기차·조선 등 주요 산업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기업과 머리를 맞댄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열리는 확대경제장관회의에 국내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호출했다. 13일 정부 부처와 청와대·산업계에 따르면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공영운 현대차그룹 사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을 비롯해 반도체·자동차·조선·해운 등 국내 10개 기업 CEO들이 15일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인원은 현재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업종의 CEO 10명으로 축소했다. 경제 단체장들은 오지 않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법정 구속 등을 고려해 총수들을 호출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 주요 경제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다. 이번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하는 핵심 안건은 반도체와 전기차·조선 등 전략 산업 도약을 위한 지원 방안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2위(18.4%)인 반도체는 수출·투자 등에 있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으나 미국·중국·유럽연합(EU) 등이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에 팔을 걷으면서 강력한 도전에 직면했다. 강대국들은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글로벌 경제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등이 자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 구축을 밀어붙이면 삼성전자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압박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반도체 업계는 설비투자 세제 지원을 비롯해 수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생태계 구축, 통상 분야 협조 등 정부에 SOS를 쳤다. 전문가들도 미중 갈등 속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제48회 상공의 날’ 기념식 참석을 계기로 경제계와의 소통과 협력을 위한 통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은 지난 9일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을 만나 반도체 산업 등 최근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화상회의를 앞두고 삼성전자 측의 준비 상황 등을 지원하고 조율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이호승 실장은 최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의 경제 단체장들을 연이어 만났다. 정부는 오는 21일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4대 그룹 총수와 경제 단체를 호출해 ‘디지털 뉴딜 전략 대회’를 열기로 했다가 일정상의 이유로 연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확인된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광폭 경제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핵심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정부도 총력을 동원해 대응한다는 취지로 기업 관계자들이 오기로 했다”며 “문 대통령이 주요 전략 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했고 12일 특별방역점검회의에 이어 국정 현안을 다잡아나가기 위한 두 번째 행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
바이든의 웨이퍼 도발…K반도체 생존플랜 흔들린다
산업 기업 2021.04.13 17:56:15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 손에 웨이퍼를 들어 보이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했다. 반도체 칩을 미국 내에서 대거 생산해 세계 반도체 시장을 다시 제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초(超)격차 기술력과 생산 능력(수율)의 우위를 바탕으로 두 차례의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한국 반도체 업계는 미증유의 위기에 봉착했다. 우리 경제의 근간인 반도체 산업의 생존 전략 자체를 전면 재검토할 시점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화상 방식으로 개최된 민관 합동 대책회의에서 반도체를 ‘국가 인프라’로 규정하고 “우리는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인 계획을 갖고 있다’는 미 상하원 의원들의 서한을 공개하며 미국 내에서의 공격적 투자를 천명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는 “미국의 경쟁력은 여러분이 어디에 투자할지에 달려 있다”며 투자를 압박했다. 미국 정부는 50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인프라 투자로 미국 내에 19개 반도체 공장을 짓고 현재 12%인 미국의 반도체 생산 점유율을 24%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동시에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 미세 공정을 위한 핵심 장비의 수출을 차단하며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고사시킬 계획이다. 중국은 이에 맞서 오는 2025년까지 170조 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는 반도체 내재화 전략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우위로 반도체 패권을 장악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초유의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WD)이 일본 기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인수까지 검토하면서 우리가 압도적 초격차를 유지해온 메모리 시장까지 따라잡힐 수 있다는 위협이 커지고 있다. 이창한 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홀로 살아남기 힘든 상황이며 설비투자 등에서 정부의 전방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선임연구위원도 “반도체 산업 후방의 중견·중소기업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대기업들의 반도체 경쟁력을 유지할 방법을 정부가 서둘러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홍우 기자 seoulbird@@sedaily.com, 김영필 기자 susopa@@sedaily.com,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
靑, 삼성과 '美압박' 반도체 논의...文주재 경제회의에 재계 대거 초청
정치 대통령실 2021.04.13 16:37:364·7 재보궐선거 이후 국정 쇄신을 위해 긴급하게 마련한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글로벌 시장이 격변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전기차, 조선 등 우리나라의 전략 사업을 다시 한 번 점검하겠다는 취지다.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등은 이를 위해 지난 9일 삼성전자 고위 임원들을 만나 최근 미국의 압박을 대비해 반도체 현안을 미리 논의하기도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5일에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한다”며 “반도체, 전기차, 조선 등 주요 전략산업 현황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한 회의”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주재의 확대경제장관회의는 취임 후 이번이 세 번째이며, 2019년 12월19일 이후 15개월여 만이다. 청와대는 4·7 재보선 참패 직후 12일 특별방역점검회의와 이 회의를 긴급하게 예고한 바 있다.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등이 참석한다. 여기에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최웅선 인팩 대표이사, 한국조선해양 가삼현 대표이사,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등 경제계 인사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강 대변인은 또 “유영민 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은 지난 9일 삼성전자 고위임원들과 만나 최근 반도체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며 “12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참석한 백악관 화상회의를 앞두고 삼성전자 측의 준비 상황 등을 지원하고 조율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소개했다. 이는 지난달 31일 상공의 날 기념식에 처음 참석한 문 대통령이 유영민 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에게 기업인들과의 활발한 강화를 지시한 후속 조치이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
'반도체 대란' 덮친 車산업, 성장세 두달 만에 꺾였다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21.04.13 11:52:17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두달 만에 꺾였다. 역기저 효과가 발생한 데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 사태까지 겹치면서 생산·내수·수출이 일제히 감소세로 돌아섰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3월 자동차 산업 월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동기 대비 자동차 생산은 9.5%, 내수는 0.9%, 수출은 1.4% 각각 줄었다. 올해 들어 2개월 연속으로 생산·내수·수출이 ‘트리플(삼중) 두 자릿수 증가’를 보였던 기세가 꺾인 것이다. 자동차 생산은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한국GM의 부평2공장 감산, 르노삼성의 닛산로그 수출 중단, 쌍용차의 내수·수출 부진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33만 3,848대에 그쳤다. 내수 판매는 17만 1,340대로 집계됐다. 국내 업계의 신차 효과가 나타났음에도 역기저 효과 등으로 소폭 줄었다. 특히 국산차는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은 탓에 6.2% 감소한 14만 523대가 팔렸다. 수출은 대기 수요 물량 해소로 판매가 확대됐던 지난해 3월의 역기저 효과로 20만 3,837대를 기록하며 소폭 감소했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수출 비중이 커진 덕분에 수출 금액은 15.3% 증가한 44억 달러를 달성했다. 다만 3월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1∼2월에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1분기 전체로는 자동차 생산(12.2%), 내수(11.3%), 수출(16.9%)이 모두 전년 대비 성장했다. /세종=김우보 기자 ubo@@sedaily.com -
"美 기다릴 이유 없어"…바이든, 반도체 공격 투자 나선다 (종합)
국제 경제·마켓 2021.04.13 07:45:51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는 인프라”라고 강조하며 공격적 투자를 예고했다. 1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칩 부족 사태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반도체 화상회의'에 직접 참석해 웨이퍼를 들어보이며 "내가 여기 가진 칩, 이 웨이퍼, 배터리, 광대역, 이 모든 것은 인프라"라고 규정했다. 그는 반도체 문제를 단순한 칩 수급난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기초 인프라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반도체 굴기'를 내세워 정부의 강력한 지원 속에 반도체 기술을 성장시키고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중국에 대한 강한 견제 심리를 숨기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여야 상·하원 의원 65명에게서 반도체 지원을 주문하는 서한을 받았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 계획을 갖고 있다"는 서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는다.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도 없다"며 "우리는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것은 그들과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제시한 2조2,500억 달러(2,530조 원) 규모의 인프라 예산에 대한 의회의 처리를 촉구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여기에는 500억 달러의 반도체 제조 및 연구 지원 예산이 포함돼 있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재한 회의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19개 글로벌 기업이 참석했다.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지나 러만도 상무장관도 합석했다. 업계에선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의 세계 1~2위인 대만 TSMC, 삼성전자와 정보기술(IT) 강자인 HP, 인텔, 마이크론, 자동차 기업인 포드, GM 등 미국 안팎의 기업이 대거 참석 대상에 올랐다. 이번 회의는 반도체 칩 공급난으로 인해 미국의 자동차 생산 공장 조업 중단이 속출하고 전자제품 생산도 차질을 빚는 일이 생기는 상황에서 업계 의견을 듣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행사 뒤에 '미국 일자리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 의원과 간담회도 개최했다. 이 역시 인프라 예산 통과에 초점을 맞춘 일정이다. 그는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미국의 연구와 개발이 다시 훌륭한 엔진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대규모의 과감한 투자를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반도체 칩 단기 수급 불안에 대한 개선책과 함께 장기의 안정적 공급 방안까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 2월 행정명령에 따라 그간 수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던 반도체 칩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100일 검토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반도체 회의와 관련해 장단기 공급 부족 해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우리 관점은 분명히 업계와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키 대변인은 이날 회의가 "어떤 결정이나 발표를 예상하는 회의는 아니다"라며 "단기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이 문제를 어떻게 가장 잘 해결할지에 관해 계속되는 관여와 논의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slypdh@@sedaily.com -
웨이퍼 손에 든 바이든, 반도체 전쟁 선포했다
산업 기업 2021.04.13 05:20:00미국이 LG와 SK 간 배터리 분쟁에 직접 개입해 합의를 이끌어낸 데 이어 삼성전자(005930)를 백악관 회의에 초청해 미국 내에서 반도체 투자를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를 초청함으로써 미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 대기업은 중국의 홍색 공급망에서 이탈해 미국 경제동맹에 합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첨단산업 굴기를 내걸고 ‘중국 제조 2025’ 에 속도를 내며 반도체 자급률을 높이겠다고 선언한 데 대한 조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19개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백악관 ‘반도체 화상회의’에 직접 참석해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확대와 일자리 늘리기 계획을 천명했다. 그는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올려 보이며 “이것은 인프라다.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는다.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다”며 미국도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반도체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업계의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것 자체가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동맹’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이날 회의에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 1위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를 포함해 네덜란드 NXP 등 외국 반도체 기업들이 초청됐다. 이 밖에 포드·제너럴모터스(GM)와 노스럽그러먼(방산 기업) 등이 참여했는데 이는 미국 경제의 근간인 자동차·방산 업체들과 해외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적 협업’을 늘리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는 특히 이날 회의에서 삼성전자에 5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 공장의 미국 내 증설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텍사스 등을 후보지로 17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설비 투자를 계획 중인데 향후 미국의 요구가 메모리 설비 증설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같은 미국 정부의 파상 공세에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입장은 곤혹스러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해외 유일의 메모리 공장이 있으며 중국 휴대폰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들이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반도체가 이제 국제적인 안보 이슈가 됐다”며 “어떤 식으로든 우리 정부의 정책적 결단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서 반도체를 비즈니스가 아닌 국가적 안보 문제로 보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금 명확하게 드러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자국이 구축하고 있는 반도체 ‘가치 동맹 밸류체인(AVC)’에 참여하라는 시그널도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단순히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라는 요구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미래 산업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압박을 받은 것이어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美 중심 반도체 동맹 들어와라 ‘압박’ 현재 미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설계 능력 대비 제조 능력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미국으로서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자국 기업들에 우선적으로 반도체를 공급하도록 유도하는 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공급받는 첨단 반도체의 상당량이 중국과 인접한 대만에서 제조된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큰 위협이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이번 회의 후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자국 AVC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중국 기업들에 반도체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 반도체 공장까지 두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일단 미국의 이야기를 잘 들어봐야 하겠지만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것”이라며 “중국이 나중에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라는 요구를 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고 진단했다. 美 NSC 출동해 ‘반도체 안보’ 강조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대결 구도까지 만들면서 공급망 구축에 나선 것은 반도체를 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 외에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지나 러만도 상무장관 등 주요 인물이 총출동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 미국의 안보 정책을 설계하는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의 반도체 문제를 산업적인 측면이 아닌 안보 문제로 보는 미 정부의 시각이 참여 인사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미국은 앞서 지난 2일 열린 한국·미국·일본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반도체를 안보적 관점으로 보는 시각을 드러냈다. 12일 백악관 회의에도 참석한 설리번 보좌관이 이날 회의 때도 미국 대표로 참여해 반도체 공급망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당시 회의 직후 관계자를 인용해 “한미일 3국이 반도체 제조 기술의 미래에 중요한 핵심 열쇠를 가지고 있다”며 “민감한 공급망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한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 美 공장 증설 요구 미국 정부가 당장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은 미국 내 공장 증설이다. 일자리가 창출될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구글·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 포드와 같은 자동차 회사 등 자국 기업들에 우선 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단장은 “미국에 투자해 공장을 세우라는 압박이 가장 클 것”이라며 “현재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파운드리 공장만 갖고 있는데, 메모리도 자국 내에서 생산하라는 압박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뉴욕주 중 한 곳에 최소 170억 달러(약 20조 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각 지방정부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두고 치열한 협상을 진행 중인데 백악관의 압박이 거세질 경우 의도치 않게 투자 시점을 당겨야 하는 난관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반도체뿐만 아니라 배터리 등 다른 산업에서도 자국 내 생산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백악관은 현재 반도체 부족이 가장 심각한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자국에서 해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수익성 등을 고려해 미국 공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를 소량만 만드는 삼성전자로서는 피해를 감수하고 생산 전략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바이든, “반도체는 인프라…공격적 투자필요”
국제 경제·마켓 2021.04.13 04:26:19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와 배터리에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화상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이 23명의 상원 의원과 42명의 하원 의원들로부터 반도체 투자를 지지하는 서한을 받았다고 소개한 뒤 “중국과 세계의 다른 나라는 기다리지 않는다”며 “미국이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이것은 그들과 다른 이들이 하는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올려 보인 뒤 “이것은 인프라다. 우리는 어제의 인프라를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20세기 중반 세계를 주도하고 20세기 말을 향해서도 세계를 주도했다”며 “우리는 다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의회와 업계를 향해 “미국 일자리 계획을 통과시키고 미국 미래를 위해 한 세대에 한 번 있는 투자를 위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협조를 요청했다. 회의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주재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와 포드, GM 등 자동차 업계 등 관련된 굴지의 글로벌 기업 19개사가 참여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
미국내 반도체 시설 투자땐 최대 40% 세액 공제 가능성
산업 기업 2021.04.12 18:06:24백악관이 주최하는 ‘반도체 대란’ 화상회의에 참석한 삼성전자는 사실상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 압박을 받은 상황이다. 당장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꺾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기업에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할지 주목된다. 12일(현지 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집한 반도체 회의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노골적으로 기업에 투자를 요구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때 미국에서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반대급부는 세제 혜택이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1996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공장을 설립한 후 현재까지 받거나 받을 예정인 세금 감면 및 보조금은 3억 8,000만 달러(약 4,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업계에서는 미국에서 최소한 지금까지 제공한 수준의 인센티브를 유지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많다. 여기에 올 초 미국 연방의회에서 통과된 반도체산업지원법(CHIPS for America Act)에 따르면 반도체 기업이 미국 내 생산 시설에 투자하면 투자액의 최대 40%를 법인세에서 공제하는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인 삼성전자는 올 1월 텍사스주 정부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해 25년간 총 8억 547만 달러(약 9,000억 원) 수준의 세금을 감면해달라고 제안한 상태다. 텍사스주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더라도 절충안 성격의 방안을 제공할 수는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텍사스주 회계감사관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증설과 관련해 15년간 총 2억 8,500만 달러(약 3,200억 원)의 감세가 타당하다는 유권 해석을 내리기도 했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위원은 “미국에서는 세제 지원 이외에도 토지나 인프라를 싸게 매입할 수 있도록 혜택을 줄 수 있다”며 “반도체 생산량의 일정 수준이 미국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관세를 매기는 방법으로 기업에 불이익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
中서 반도체로 年 31조 버는데…고심 깊어진 삼성
산업 기업 2021.04.12 18:04:22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가치 동맹 밸류체인(AVC)’ 확충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면서 연합 참가를 요구받은 삼성전자(005930)의 손익계산이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중국으로 효율적으로 분산된 생산 기반을 거점으로 반도체 거인으로 성장해온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미중 양자택일의 순간을 미루고 싶어도 압박이 점점 거세지는 모양새다. 1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한 해 반도체 생산과 판매를 통해 중국에서 올린 매출은 31조 원이다. 회계상 일부 매출이 두 법인에 걸쳐 있을 수도 있지만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DS) 사업 부문이 거둔 매출 103조 원의 3분의 1가량이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는 중국 반도체 판매를 총괄하는 상하이삼성반도체(SSS) 법인과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한 낸드플래시로 삼성차이나반도체(SCS) 법인이 올린 연 매출을 합한 수치다. 지난 2019년에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판매만으로 중국에서 31조 5,000억 원가량을 벌며 탄탄한 중국 사업을 이어갔다. 그러나 반도체 문제를 안보 이슈로 접근하는 조 바이든 정부의 광폭 행보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아직 미국 정부에서 삼성전자에 요구할 구체적인 협력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책의 본래 목적이 ‘중국 타도’에 있다는 점에서 지금껏 삼성전자가 쌓아온 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와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 단적인 사례로 2014년 시안 반도체 공장이 준공됐을 때 행사에 참여한 면면을 보면 산시성 성장과 성위서기 등 지방정부는 물론 국가발개위 관료까지 두루 참석하며 자국에 세워진 반도체 생산 설비를 환영했다. 중국이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거는 기대가 높았던 만큼 바이든 정부와 손을 잡는 결정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중국 기업들에 필요한 칩 물량을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생산하고 있어 갑작스러운 공장 셧다운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한 시안 2공장 증설에 150억 달러가량을 투자했으며 현재 장비 셋업을 하는 등 올해 말 가동을 앞두고 있다. 김종선 홍익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미국 정부는 현재 반도체를 안보와 직결된 요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 미 정부의 협력 요구를 거절하기는 어렵다”며 “삼성전자는 설령 중국 시장에서 매출 타격을 입더라도 중국 외 나머지 시장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제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
"반도체는 안보" 보란 듯 NSC 인사 총출동…삼성에 '가치 동맹 참여' 압박
산업 기업 2021.04.12 18:03:29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백악관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 직접 참석해 반도체를 비즈니스가 아닌 국가적 안보 문제로 보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미국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자국이 구축하고 있는 반도체 ‘가치 동맹 밸류체인(AVC)’에 참여하라는 시그널도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기업들 입장에서는 단순히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라는 요구뿐만 아니라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미래 산업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압박을 받은 것이어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美 중심 반도체 동맹 들어와라 ‘압박’ 현재 미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을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설계 능력 대비 제조 능력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미국으로서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자국 기업들에 우선적으로 반도체를 공급하도록 유도하는 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기업들이 공급받는 첨단 반도체의 상당량이 중국과 인접한 대만에서 제조된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큰 위협이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는 이번 회의 후에도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자국 AVC에 참여하라는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중국 기업들에 반도체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중국 내에 반도체 공장까지 두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일단 미국의 이야기를 잘 들어봐야 하겠지만 중국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것”이라며 “중국이 나중에 자국에 반도체 공장을 확장하라는 요구를 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고 진단했다. 美 NSC 출동해 ‘반도체 안보’ 강조 미국 정부가 중국과의 대결 구도까지 만들면서 공급망 구축에 나선 것은 반도체를 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는 바이든 대통령 외에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지나 러만도 상무장관 등 주요 인물이 총출동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 미국의 안보 정책을 설계하는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의 반도체 문제를 산업적인 측면이 아닌 안보 문제로 보는 미 정부의 시각이 참여 인사에서도 나타난 것이다. 미국은 앞서 지난 2일 열린 한국·미국·일본 안보실장 회의에서도 반도체를 안보적 관점으로 보는 시각을 드러냈다. 12일 백악관 회의에도 참석한 설리번 보좌관이 이날 회의 때도 미국 대표로 참여해 반도체 공급망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회의 직후 관계자를 인용해 “한미일 3국이 반도체 제조 기술의 미래에 중요한 핵심 열쇠를 가지고 있다”며 “민감한 공급망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 美 공장 증설 요구 미국 정부가 당장 직접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은 미국 내 공장 증설이다. 일자리가 창출될 뿐 아니라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반도체는 구글·애플 등 정보기술(IT) 기업은 물론 포드와 같은 자동차 회사 등 자국 기업들에 우선 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김 단장은 “미국에 투자해 공장을 세우라는 압박이 가장 클 것”이라며 “현재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파운드리 공장만 갖고 있는데, 메모리도 자국 내에서 생산하라는 압박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경우 현재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뉴욕주 중 한 곳에 최소 170억 달러(약 20조 원)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각 지방정부와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두고 치열한 협상을 진행 중인데 백악관의 압박이 거세질 경우 의도치 않게 투자 시점을 당겨야 하는 난관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반도체뿐만 아니라 배터리 등 다른 산업에서도 자국 내 생산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백악관은 현재 반도체 부족이 가장 심각한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자국에서 해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수익성 등을 고려해 미국 공장에서는 차량용 반도체를 소량만 만드는 삼성전자로서는 피해를 감수하고 생산 전략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
'반도체 야망' 다지는 샤오미…2년간 34개 中기업 베팅
정치 대통령실 2021.04.12 17:52:21중국 전자 제품 업체인 샤오미가 최근 2년 새 중국 내 반도체 관련 기업 34곳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반도체 굴기를 대변해온 화웨이가 누적된 미국 정부의 규제로 사실상 낙오하면서 그 자리를 샤오미가 꿰차고 있음이 투자 실적에서 확인된다는 분석이다. 1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닛케이아시아의 분석 자료를 인용해 샤오미가 지난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최소 34개에 달하는 반도체 관련 기업의 지분을 사들이거나 지분율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또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기업 25곳의 지분도 늘렸다. 투자 대상도 팹리스(반도체 설계), 반도체 장비 업체 등으로 넓어졌다. 최근에는 화웨이의 팹리스 자회사 하이실리콘의 핵심 인재를 수혈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자체 설계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자체 공급망 구축에 나선 상황에서 기술력을 바짝 끌어올려야 한다는 샤오미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샤오미 지원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샤오미의 투자는 대부분 계열사인 후베이샤오미창장산업기금이라는 자사 펀드를 통해 이뤄졌는데 이 펀드의 대주주는 우한 정부에서 지원하는 투자회사로 사실상의 국영 펀드다. 이 펀드에 등록된 자금은 120억 달러에 달한다. 이 펀드는 최근까지 휴면 상태였으나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투자가 본격화됐다고 닛케이아시아는 전했다. 앞서 미 연방법원이 "샤오미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없다”며 샤오미를 미국의 블랙리스트에서 제외하도록 한 판결도 중국 정부의 샤오미 지원을 늘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닛케이아시아는 “샤오미의 투자 목표는 보다 경쟁력 있는 기술 제조 공급망 구축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으로 중국 정부의 기술 독립 로드맵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
"月 최대 실적 올렸는데"...기아차, 미 조지아 공장 이틀간 가동중단
증권 국내증시 2021.04.03 16:22:47기아차(000270)가 다음주 미국 조지아주 공장의 가동을 이틀간 중단한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아차는 공급망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같이 조처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해 "이달 남은 기간 지속해서 가동할 수 있게 공급망을 안정화할 시간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결정이 최근 전 세계적인 반도체 칩 품귀 현상과 관련됐다고 해설했다. 이번 결정은 기아차가 미국 시장에서 월간 최대 판매 실적을 올린 가운데 나왔다. 3월 판매량은 6만6,523대로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46% 늘었다. 1분기 전체 판매량도 15만9,550대로 역대 최고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져 전 세계적으로 완성차 업체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앞서 미국 포드자동차는 반도체 부족으로 주요 트럭 공장 2곳을 포함한 여러 공장에서 감산을 확대한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포드차는 4월에 미시간주 디어본의 트럭공장에서 조업을 2주간 중단하고 캔자스시티 공장의 트럭생산도 일주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포드차는 또한 북미지역 다른 공장 여러 곳에서도 일시적으로 작업을 중단하고 예정된 초과근무를 취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드차는 이번 반도체 칩 부족으로 인한 손실액에 대한 최신 정보를 오는 28일로 예정된 분기 실적 발표 시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포드차는 2월에도 인기 차종인 F-150 픽업트럭의 생산을 줄일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이 같은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은 일본 반도체 대기업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공장 화재로 인해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31일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최근 발생한 화재로 중단된 공장 출하량을 완전히 회복하는 시점이 올해 6∼7월 무렵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화재로 손상된 장치의 교환을 내달 시작해서 제품 재고가 동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달 하순에 생산을 재개한다는 계획이지만 출하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생산 재개 후에 한 달 정도는 제품 출하 제로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치 교환 완료 시점은 6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출하량이 화재 전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2위이며 이번 화재로 업계의 반도체 공급 부족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자동차와 닛산(日産)자동차는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의 화재 때문에 일부 차종의 생산 축소를 검토 중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노무라증권은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화재의 영향으로 전 세계 자동차 업체의 올해 2분기 생산 대수가 160만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설명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
공급망 재구축에 '삼성 역할' 절실한 美…투자 당근책 내밀 수도
국제 정치·사회 2021.04.02 18:51:18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칩 부족 사태와 관련해 삼성전자를 백악관의 긴급 대책 회의에 불러들인 것은 그만큼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의 칩 공급난은 구조적인 것이다.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가전·스마트폰 등 칩 수요 업체의 재고 관리 실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망의 구멍, 미중 기술 패권 싸움으로 인한 기업들의 칩 재고 확보 경쟁, 구식 팹으로 통하는 8인치 팹의 부족 등이 맞물려 있다. 달리 말하면 긴급 대책 회의를 한다고 당장 뾰족한 솔루션이 나올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백악관이 삼성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파트너와 미국의 대표 파운드리인 글로벌파운드리를 비롯해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완성차 업체 관계자 등을 불러 대책을 모색하는 것은 동맹의 힘을 빌려 중장기적으로 반도체의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대중 기술 패권 경쟁에서도 이니셔티브를 잡아나가려는 다중 포석이 깔려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육성 의지는 확고하다. 이미 지난 2월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산업 품목의 공급망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최근에는 2조 2,500억 달러(약 2,542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중 500억 달러를 반도체 분야에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든의 ‘반도체 전략’ 핵심은 생산 내재화다. 실제 칩질라 인텔은 지난달 23일 미국 애리조나주에 200억 달러를 투입해 팹을 건설하고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12일 열리는 긴급 대책 회의에서는 삼성의 미국 내 추가 투자를 확정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이 170억 달러를 투입해 텍사스나 애리조나, 뉴욕주에 파운드리 라인을 건설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TSMC는 이미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를 투입해 5나노 공장을 짓고 있는 상황이다. 백악관으로서는 이날 회의에서 삼성 등에 투자에 따른 애로 사항을 묻고 투자 진척을 위한 당근책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이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 재구축을 위한 린치핀과도 같은 존재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들에 대한 지원 등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정부는 반도체 제조망의 동아시아 편중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리학적 문화에 기반한 현재의 세계 반도체 공급망 구조가 지난 30년간 엄청난 혁신과 생산성, 비용 절감을 이끌어냈지만 취약성을 만들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이는 결국 세계 반도체 생산의 75%를 동아시아가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미국으로서는 삼성의 역할론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이번 회의는 반도체 수급난을 미중 갈등의 연장선으로 인식하고 동맹과 함께 해결하려는 모습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도가 녹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는 5G와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차 등 미래 먹거리 산업의 ‘심장’이기 때문에 중국 견제가 필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반도체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중국을 직접 언급했다. “한화로 56조 원을 반도체 지원에 쏟아붓는다”며 “이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는 2일(현지 시간) 한미일 안보실장회의에서 미국 및 일본과 칩 공급망 문제를 다룬 데 이어 삼성이 백악관의 칩 부족 대책 회의에 또 참석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로서는 이번 반도체 공조가 미국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감지된다. 이와 관련해 미 행정부 당국자도 “세 나라(한미일)는 미래 반도체 제조 기술의 키를 쥐고 있다”며 “우리는 이 민감한 공급망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는 외교안보 정책에서 미국과 적지 않은 트러블이 있었다. 당장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의 반중국 연대체인 쿼드에 동참하고 않고 있다. 일본이 3월 미국과의 2+2(외교·국방) 회담 뒤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기존 국제 질서에서 벗어난 중국의 행동이 국제사회에 정치·경제·군사·기술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동안 한국은 대중 압박을 두고 미국과 톤이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그런 맥락에서 12일 백악관 회의는 삼성이라는 민간 외교관을 통해 외교안보 분야에서 벌어진 양국 간 간극 메우기를 시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윤아 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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