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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 <3>혼다 슈퍼커브의 치명적인 매력
산업 산업일반 2015.09.11 14:09:57지난 1, 2회에서 두유바이크 필진(이라봐야 2명이지만)의 소개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바이크 잡설’을 풀어봅니다. 오늘의 주제는 혼다 스쿠터인 ‘슈퍼커브’의 치명적인 매력! 입니다. <br /><br />슈퍼커브, 모터사이클을 잘 모르는 분이라도 딱 보면 압니다. 바로! <br /><br />일명 ‘배달 오토바이’로 불리죠…그렇습니다ㅠㅠ<br /><br />배달통이 얹혀있지 않으면 왠지 허전한, <br /><br />아시아 각국에서 정말 다용도로 쓰고 있는, <br /><br />그런 바이크입니다. <br /><br />저도 타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찌해도 ‘배달 간지’를 털어낼 수가 없기 때문이죠. <br /><br />강남 카페 배경 + 민트식 긔요미 오픈페이스 헬멧으로 가려질 줄 알았건만, 이건 뭘 해도 배달 오토바이입니다. 슈퍼커브에 탄 모델이 후져서 그런 걸까요??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댓글 금지입니다. <br /><br />그래도 새로운 바이크를 타보는 건 언제나 신나는 일입니다. 한 세 시간쯤 서울 시내를 달려봤습니다. 워낙 흔히 보는 바이크라 주행샷, 동영상은 생략입니다. 게을러서 생략한 건 결코 아닙니다. <br /><br />도로에 나갔더니 슈퍼커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대림 ‘시티시리즈’를 타시는 분들(주로 50대 이상 중년남들이시죠)이 저를 친근한 눈빛으로 바라보십니다. ‘쟨 뭘 배달하는 애지??’라는 표정으로 갸우뚱하는 분들도 계셨네요. <br /><br />원래 ‘울프 클래식(전편 참조)’을 타는 저에게 슈퍼커브의 최대 특이점은 클러치가 없다는 점입니다. 110cc 스쿠터니까 당연하긴 한데, 멈추고 출발하고 기어를 바꿀 때마다 왼손이 자꾸 클러치를 찾게 됩니다. 익숙해진다면, 그리고 특히 처음 모터사이클을 타는 분들에겐 엄청난 강점이겠죠. <br /><br />기어변속은 자동원심식(로터리식)입니다. 1, 2, 3, 4단까지 올라갔다 다시 돌아올 필요 없이 한 번만 조작하면 다시 1단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편리합니다. <br /><br />슈퍼커브는 ‘뽈뽈대는’ 느낌으로 달립니다. 얇은 바퀴 때문에 더 큰 바이크들에 비하면 진동이 다소 많이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 속도는 시속 90km까지도 나온다는 사실!!우습게 볼 속도는 아닙니다. <br /><br />혼다가 1958년 최초 개발한 슈퍼커브의 최대 강점은 튼튼한 내구성, 63.5km/ℓ에 달하는 연비입니다. ‘기름 냄새만 맡아도 달린다’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릴 정도의 연비죠. 게다가 엔진오일 대신 식용유를 넣어도 달릴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데, 혼다에선 “실험해본 적은 없지만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네요. 물론 차에 좋을 리는 없지만, 어쨌든 대단합니다. <br /><br />슈퍼커브의 전세계 누적 생산대수는 8,700만대가 넘습니다. 혹자는 계속 기능, 디자인 면에서 수십년 간 업그레이드돼 출시되고 있는 슈퍼커브를 ‘이륜차계의 폭스바겐 비틀’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역사와 전통의 바이크,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차라는 얘깁니다. <br /><br />그런데 슈퍼커브, 알고 보면 참 예쁜 스쿠터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심하게 ‘배달용’으로 각인된 빨간색을 제외하면, 요렇게 산뜻합니다.<br /><br />왠지 그러고 싶은 맘에 슈퍼커브 커스텀 버전도 한번 찾아봅니다. 그런데…색깔만 바꿨을 뿐인데 참 상큼하네요. <br /><br />가장 눈에 띄는 커스텀은 프레임 커버를 떼어내고 프레임만 남겨놓는 방식입니다. 여기에 색깔도 좀 바꿔주면 훌륭한 클래식 바이크의 간지로 탈바꿈합니다. 이 분은 짙은 녹색에 갈색 시트가 저의 로망인 로열엔필드를 연상케 하네요. <br /><br />강렬한 검정/빨강색에 거미줄 모양으로 멋을 낸 분도 있습니다. <br /><br />요코하마 커스텀 쇼에 출품된 모델이라는데, 이쯤 되면 본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멋지긴 합니다. <br /><br />음…이건 포토샵일까요???!!<br /><br />찾아보시면 더 다양한 커스텀 버전을 만나볼 수 있을 겁니다. 저는 게을러서 울프 클래식에 전혀 손을 못 대고 있긴 하지만, 모터사이클이든 자동차든 순정에서 조금씩 바꿔 나가는 것도 상당한 재미일 것 같습니다. 역사와 전통을 갖췄으면서 튼튼하고 저렴한 슈퍼커브는 그렇게 애정을 쏟기에 참 좋은 차라는 생각이 듭니다. <br /><br />그럴 여유도 부족한 요즘 우리 사회 풍경이 안타깝긴 하지만, 멋지게 꾸민 슈퍼커브를 타고 여유를 만끽하는 분들이 거리에 점점 더 많이 나타나길 기대해 봅니다.<br /> -
[두유바이크]<2>철덜든 40대, 오토바이 타다
문화 · 스포츠 라이프 2015.09.04 10:00:43“나 오토바이 타도 될까?” “어.”<br /><br />지난해 3월, 채 겨울의 냉기가 가시지 않은 어느 이른 봄날. 딱히 왜 그러고 싶었는지 이유도 없이 그냥 ‘바이크나 취미로 한번 타볼까’ 하는 막연한 생각에 내뱉은 말에 아내는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너무도 명쾌(?)하게 답한다. (이거 뭐 반응이 이렇게 쿨하지?) 예기치 못한 바이크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다음날 출근과 동시에 일은 뒷전이요, 인터넷을 뒤져 학원을 검색하고 주말에 곧바로 성산동의 모 자동차운전학원에 등록한다. 몇 주의 달콤한 주말을 과감히 포기하고 일사천리로 신이 허락한 자만이 딸 수 있다는 ‘2종소형’ 면허를 획득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당연히 한차례 낙방의 쓴맛을 맛보기도 했다.(그날 부원들은 내 심기를 건드릴까봐 하루종일 초긴장 상태였다는 후문이다) 그리고 면허를 따자 마자 매장으로 달려가 덥석 계약을 하고 일주일만에 바이크 오너가 된다. <br /><br />하지만 바이크가 매장에서 아파트 단지내 지하주차장 한켠에 둥지를 트는 과정은 멀고도 험난했다. 매장에서 조립을 마친 바이크를 인수하는 순간, 기자는 비로소 깨달았다. 면허는 땄지만 타고 달리는 법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운전학원은 시험에 붙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지, 오토바이를 타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는 학원 강사의 말은 빈 말이 아니었다. 바로 속성 교육에 들어간다. <br /><br />직원: “엔진 시동 걸때 중립 확인하시고요. 기어 변속은 클러치를 잡고 발등으로 이렇게…” <br /><br />기자: “저단 변속은 어떻게 하죠?” <br /><br />직원: “반대로 내리면 단수가 하나씩 내려갑니다.” <br /><br />기자: “설 때는 브레이크를 어떻게 밟아야 하죠?”<br /><br />직원: “앞뒤 브레이크를 함께 밟아야죠. 오토바이 전혀 안타보셨어요?”<br /><br />기자: “네”<br /><br />직원: “…”(잠시 침묵이 흐른다)<br /><br />기자는 이날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바이크에 대한 이론과 실기 모든 걸 배웠다. 심지어 연료탱크 뚜껑 열고 주유하는 법까지…. <br /><br />그렇다. 기자가 바로 ‘Do You Bike’의 또 다른 필자, ‘Do’다. 40대 중반에 앞뒤 생각 없이 무작정 충동적으로 라이더의 길에 접어든 철딱서니 없는 기자다. <br /><br />여기서 유기자와의 관계를 잠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앞서 유기자의 글에서 등장하는 J 부장이 바로 본인이다. 유기자가 라이더가 된 모멘텀을 제공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비난도 많이 받았다. “왜 앞길 창창한 후배 바람잡아 처녀 귀신 만들려고 하냐” “혹시 그놈 사고 나서 다치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는 등…. 하지만 단언컨데, 난 꼬드긴 적 없다. 단지 “난 바이크를 탈 생각이다”라고 말한 것 외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다가 이렇게 ‘Do You Bike’라는 이름으로 엮여 버렸으니 이젠 발도 못 빼게 생겼다. (필진 참여 역시 기자의 의견은 철저하게 배제한 채 유 기자의 독단적인 결정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도 미리 밝혀 둔다)<br /><br />재밌는 건 오토바이에 대한 주변 사람 대부분의 첫 반응이다. 열이면 열, 첫 마디가 이거다. “마누라가 뭐라고 안하냐?” <br /><br />바로 라이더를 꿈꾸는 중년들에게 주고 싶은 가장 중요한 ‘꿀팁’이다. 와이프는 라이더의 길에 들어서기 위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다. 한 집안의 가장이라면 아무리 돈 많고 시간 많아도 소용 없다. 이거 못 넘으면 말짱 꽝이란 얘기다. 그럼 기자는 어떻게 그리 쉽게 아내의 허락을 얻어 냈느냐고? 모른다. 기자 역시 그게 여전히 미스터리다. 그러니 비결은 묻지 말자. 각자 스스로 길을 개척하시길.<br /><br />사실 바이크, 이거 불편하다. 승용차 타고 편히 가면 될 것을 뭐하러 사서 개고생하나 하는 마음이 솔직히 지금도 몇 번이고 든다. 자전거는 운동이라도 된다. 아침 출근 때 이놈 타고 나서려면 화이바(아니지, 헬멧)에 재킷(안전제일!), 프로텍터, 부츠, 거기에 출근해서 갈아입을 옷 등…. 그렇게 나선다고 끝이 아니다. 신호 대기를 위해 잠시 멈춰서는 순간 온몸을 휘감는 지열도 모자라 허벅지를 파고드는 엔진 열, 화이바(또 실수, 헬멧!) 안에서는 또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이 신선한 공기를 애타게 그리며 축축히 젖어든다. 그나마 더운 건 차라리 낫다. 찬바람 불면 온전히 지하 주차장에 처박혀서 몇 달 동안 빛도 못 본다. 투자 대비 효용성 따지면, 미친 짓 맞다.<br /><br />그런데 라이딩에는 이 모든 단점을 상쇄하는 그 무엇이 있다. 한적한 시골 길을 여유롭게 달리며 맞는 바람, 시트 위에 앉았을 때 전해지는 진동 (H사의 제품이 주는 요란 법석 떠는 그 소리는 아닐지라도)의 잔잔한 감동, 300㎏ 육박하는 육중한 차체가 내 몸의 미세한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일체감(표현해 놓고도 참 멋지단 생각이 든다. 자동차 시트에 앉아 핸들 돌리는 것과는 비교 거부) 등등….<br /><br />기자가 지난 1년여간 라이딩을 즐기면서 지키는 세가지 원칙이 있다. 라이딩을 시작하면서 꼭 지키기로 다짐한 원칙이다. <br /><br />1.무조건 혼자 탄다 2.속도 무시 3.완전무장 4.묘기 부리지 말것<br /><br />▲동호회, 안한다. 텐덤시트, 아무도 안태운다. 이유 간단하다. 자유에 대한 갈망이라고나 할까. 혼자 문득 한가한 주말에 훌러덩 올라타고 맘 가는 곳으로 아무 곳이나 다니는게 즐겁다. (누구 태우고 싶어도 지금까지 아무도 태워달라는 사람 없다) ▲속도, 무시한다. 그냥 유유자적한다. 적당히 맞설 만큼의 바람을 즐기면서. 속도의 차이는 같은 풍경, 사물이라도 전혀 달라 보이게 한다. (솔직히 확 ‘땡기지’ 않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무서우니까. 그래서 속도 못 낸다) ▲완전무장, 라이딩 하면서 아내와 한 약속이다.(여기에도 또다른 숨은 이유가 있다. 각종 보험, 오토바이 타다 다치면 적용 배제된다는 충격적 사실이다. 다치면 경제적으로 엄청난 손해다.) ▲묘기, 안부린다. 객기 부릴 나이는 지났으니까. <br /><br />짐작했겠지만 기자가 앞으로 쓸 시승기는 사실 짝퉁이다. 고작 1년 조금 넘은 초보 라이더가 무슨 대단한 전문적인 시승기 쓸 거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래서 철저하게 초짜의, 초짜를 위한 초짜 이야기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제3자의 평가는 배제한 채 기자가 직접 느끼고 체험하는 100% 순수 시승기다. 그래서 어줍잖은 평가일 수도 있고, 때론 낯선 길 이야기일 수도 있고, 어쩌면 뜬금없는 사람, 맛집 이야기일 수도 있다. 시승기라기 보다는 오토바이 타는 중년 남자의 소소한 얘기다. 자 그럼 기자와 함께 아무 때나, 아무 곳으로나 무작정 라이딩을 나서 보자.<br /> -
[두유바이크] <1> 유기자, 모터사이클과의 1년
문화 · 스포츠 라이프 2015.08.28 10:02:55첫 시내 주행에서 택시에 치었던 때가 아련히 떠오릅니다. 정말 겁도 없었죠. <br /><br />어떻게 모터사이클을 타기 시작했냐구요. 계기는 단순했습니다. 2014년 4월쯤, 자동차 담당기자로서 드라이빙에 빠져 있던 저는 내친 김에 모터사이클도 타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앞서 회사 창립 54주년 만에 최초로 모터사이클 면허(2종 소형)를 취득한 후 멋진 야마하 모터사이클을 뽑은 J 부장(저와 함께 앞으로 두유바이크를 연재할 분입니다 ㅎㅎ)의 꼬임도 한 역할을 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아직도 회사에선 제가 모터사이클 사고를 당할 경우 J 부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농담이 오갑니다. <br /><br />일단 별 고민 않고 성산 자동차면허학원에 등록했습니다. 총 10시간 교육을 거쳐 면허 시험에 붙어야 합니다. 선생님께서 “자전거 탈 줄 아느냐”고 물으시더니 일단 스쿠터를 한 대 내주십니다. 배달용으로 주로 쓰이는 시티100입니다. <br /><br />“저도 다른 남자 교육생들처럼 코멧이나 미라주로 연습하고 싶지 말입니다!” <br /><br />라고 외치고 싶은 걸 소심하게 참고 일단 두 시간 동안 스쿠터를 탔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모터사이클이라는 걸 처음 타 보는 순간이었죠. 그런데 예상 외로, 좁은 운전면허 학원 교육장 안이지만 바람을 가르는 느낌이 정말 신납니다. 다음 시간부터는 여자 교육생들이 주로 타는 국산 아메리칸 바이크인 미라주로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코스 연습에 들어갔죠. <br /><br />그런데 쉽지가 않습니다. 전 사실 클러치가 뭔지도 잘 모른 채 모터사이클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클러치 조작도 어려운데, 나중에 알고 보니 2종 소형 시험 코스 자체가 어렵기로 악명이 높았죠. 20년 퀵배달 경력의 고수들조차 연습하지 않으면 떨어질 정도입니다. <br /><br />마음이 급해진 저는 연습을 하기 위해 대림 모터스쿨을 찾아갔습니다. <br /><br />대림 모터스쿨은 토종 모터사이클 제조사인 대림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누구나 모터사이클을 배울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학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수강료는 내야 하지만, 교육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비싸지 않습니다. 저 같은 쌩초보부터 상급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습니다. <br /><br />저는 매뉴얼 초보 과정(수강료 25만원, 6시간)을 택했습니다. 연습 바이크인 로드윈을 타고 기어 변속부터 출발·정지, 브레이킹, 언덕 출발, 초저속 주행과 슬라럼 등 알찬 강의를 들었습니다. <br /><br />하루에 6시간 바이크 교육을 몰아 받으려니 체력 소모가 상당해서, 교육이 끝날 때쯤엔 훈남 교관으로부터 “폭삭 늙어보이시네요” 라는 말을 들은 게 기억이 납니다. <br /><br />되돌아보면 바이크에 더 익숙해질 때쯤 전문적인 교육을 받는 게 더 좋았겠단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교육 덕분인지 2종 소형 면허 시험엔 한 번만에 합격했습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재수, 삼수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탓에 잠시나마 ‘합격 부심’에 젖었습니다. <br /><br />면허 학원 등록도 그랬지만, 저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은 얼른 해치워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입니다. 시티100을 탄 날부터 매일같이 바이크가 눈앞에서 아른거렸습니다. 국내 최고 권위(?!)의 온라인 모터사이클 동호회인 ‘바이크 튜닝 매니아’에서 중고차를 검색해봤습니다. <br /><br />이 때도 여전히 모터사이클에 대해 일자무식인 상태였지만, 곧 한 기종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대만 브랜드인 SYM(풀 네임은 삼양모터스라는 촌스런 이름입니다)의 울프 클래식입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침 적당한 매물이 올라왔기에 곧바로 판매자에게 연락해서 훑어보는 둥 마는 둥 하고 데려왔습니다. 참고로 수 개월 후에야 바이크 상태가 나쁘진 않지만 조금 비싸게 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br /><br />모든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의 첫 번째 관문은 첫 도로 주행일 겁니다. 자동차 면허와는 달리, 모터사이클 면허 취득 과정에는 따로 도로 주행 시험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종 소형 면허를 땄더라도 실제로 도로에서 모터사이클을 안전하게 탈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은 온전히 라이더 스스로의 몫입니다. <br /><br />대부분 첫 관문을 무사히 넘기셨으리라 믿지만, 저는 택시와 부딪히는 사고를 겪었습니다. 청계천을 따라 달리던 중이었는데, 손님을 내려주기 위해 갑자기 앞으로 치고 들어온 택시에 부딪힌 거죠. 다행히 저속이라 몇 군데 멍들고 까진 것 이외엔 큰 부상이 없었지만, 역시 모터사이클은 조심히 타야 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br /><br />그래도 모터사이클을 타지 말아야겠단 생각은 1g도 들지 않았습니다. 2005년식의 낡은 모델이라 시동도 잘 꺼지고 아무래도 골골대는 할아버지 바이크였지만, 북악스카이웨이와 파주로 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br /><br />그렇게 4개월 가까이 지나자 자신감이 좀 붙었습니다. 신차를 사기로 했죠. 야마하 SR400과 로얄엔필드 컨티넨탈, 가와사키 W800 등 클래식 바이크를 주로 훑어본 끝에 결국 원래 타던 울프 클래식의 2015년식을 구입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야마하나 로얄엔필드가 세 배 이상 비싸서 그랬던 건 결코 아닙니다. <br /><br />그렇게 모터사이클의 세계에 뛰어든 지 1년 4개월 정도가 됐습니다. 이제 초보티를 벗기 시작…했겠죠? 앞으로 를 통해 시승기와 모터사이클 잡담을 풀어보려고 합니다. 아직 모르는 것도 많고 안 가본 곳도 많지만 전국의 라이더 여러분, 함께 달려봅시다. 다음 번 글에선 익숙한 듯 낯선 바이크, 혼다 ‘슈퍼커브’ 시승기와 관련 잡설로 찾아갑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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