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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9억7000만명이 전자투표하는데 부정투표·해킹 의혹 없는 '이 나라' 비결은?[연승기자의 인도 탐구생활](15)

인구 14억 '최대 민주주의 국가' 인도

5년 임기 연방하원 의원 543명 선출

‘Lok Sabha 2024’ 선거 4월19일 시작

44일 동안 9억7000만이 전국서 투표

유권자 전원 전자투표기 EVM으로 투표

투표 마치면 손가락에 보라색 잉크 찍어줘


인도하면 떠오르는 것은 카레, 요가, 불교의 발상지, 간디 그리고 기안84가 여행을 가서 화제가 됐던 바라나시정도 일 것입니다. 인도는 친숙한 나라인 것 같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진짜 인도는 정말 빙산의 일각에 불과 합니다. 인도는 한 공간에서도 어디를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천차만별, 각양각색일 정도로 모든 세기와 문화가 공존하는 ‘다양성의 나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도는 최근에는 인구가 14억 명을 돌파해 중국을 제치고 인구 대국 1위로 올라섰고, GDP(2022년)는 식민 지배를 했던 영국을 제치고 5위에 올라섰습니다. 2023년 8월에는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쏘아 올리는 등 강대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우리가 알아야 할 나라 중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연승기자의 인도 탐구생활'에서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인도, 자극적인 뉴스로만 접했던 인도에 대해서 보다 탐구적인 자세로 알려드려 합니다. 더불어 여러분이 알고 계신 흥미로운 인도 이야기가 있다면 언제든 ‘제보’ 주세요. <편집자주>


인도의 여성 유권자가 투표를 마친 후 이를 인증한 손가락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에서는 투표를 마쳤다는 의미로 검지 손가락에 지워지지 않는 보라색 잉크를 칠해준다. 이 잉크는 4주 가량 지워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인구 14억 '최대 민주주의 국가' 인도
5년 임기 연방하원 의원 543명 선출
‘Lok Sabha 2024’ 선거 4월19일 시작
44일 동안 9억7000만이 전국서 투표
임기 동안 경제 성장 모디 총리 3연임 확실시

올해는 전 세계가 선거를 치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선거의 해’입니다. 무려 76개국에서 올해 선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4·19 총선이 있었죠.
인도에도 올해 선거가 있습니다. 바로 5년 임기의 연방하원 의원 543명을 선출하는 선거로 ‘Lok Sabha 2024’라고 불립니다.
지난 4월19일(현지시간) 선거가 시작됐습니다. 인구 14억 중 9억7000만명 정도의 유권자가 투표를 하다 보니 선거 기간이 무려 44일이나 됩니다. 그리고 결과는 6월 4일에 발표될 예정입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BJP)가 승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 집권 시기에 경제가 크게 성장했다는 점이 민심과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다만 모디의 최대 정적으로 불리는 델리주 총리 아르빈드 케리지왈이 최근 가석방으로 풀려나 선거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물론 델리주의 선거 결과와 상관 없이 ‘어쨌든 모디 총리는 3연임'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기는 합니다.



영상=NDTV



유권자 전원 전자투표기 EVM으로 투표
투표 마치면 손가락에 보라색 잉크 찍어줘
글 읽지 못하는 이들 위해 정당 상징도 그려넣어

선거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가운데 오늘은 ‘최대 민주주의 국가'라고 불리는 인도의 투표방식에 대해서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종이 투표 용지에 투표를 하고 개표도 올해 총선에서는 38개의 정당이 출마를 해 개표도 수작업으로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인도에서는 2004년부터 전자투표제가 도입됐습니다. 전자투표기기(EVM·electronic voting machine)로 투표를 하는데,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오지에서도 투표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히말라야 산악지역, 밀림 등 전국 곳곳에 105만여개의 투표소가 마련됐습니다.

전자투표기에는 후보자의 번호, 이름을 비롯해 글자를 읽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정당의 상징인 ‘그림’이 표시돼 있습니다. EVM의 버튼을 누르면 투표가 완료되는 것입니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에게 보라색 잉크를 찍어주고 있는 장면, 사진=타임즈오브인디아 캡처


사진=타임즈오브인디아


투표 마친 유권자에게는 손가락에 보라색 잉크
최소 4주간 지워지지 않아…투표 완료 인증
정치인들 ‘프리비’라고 불리는 선물 주며 표심 얻기도
투표 마친 이들에게 빵, 맥주 등 선물 주는 식당도
독특한 인도 선거 문화 눈길

그리고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에게는 왼쪽 검지 손가락에 보라색 잉크를 찍어 줍니다. 투표를 마쳤다는 의미인데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기에 중복 투표를 방지하기 위해 잉크를 찍어 준다고 합니다.
보라색 잉크는 인도 국립물리연구소가 개발하고 인도 유일의 잉크 제조 업체가 제작합니다. 질산이 함유돼 있어 피부와 손톱에 스며든 후엔 최소 4주 동안 지워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잉크는 일명 지워지지 않는 잉크(Indelible ink)로도 불립니다.
여기서 인도의 독특한 선거 문화 중 하나인 ‘프리비(freebies)’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인도 매체를 통해 뉴스를 보다 보면 유권자들에게 선물을 준다 이런 내용을 볼 수 있는데, “이게 뭐지? 잘못 해석한 것인가?" 했는데 바로 이런 선거 문화가 있었던 것입니다.
프리비는 정당들이 표심을 얻기 위해 유권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 사은품이나 보조금을 의미하는 힌디어로는 ‘선물’이라는 뜻의 ‘레브디'(revdi)라고도 합니다. 품목은 생필품부터 휴대폰까지 정말 다양합니다.
그리고 투표를 마친 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식당들도 있습니다. 보라색 잉크가 묻어 있는 손가락을 보여주면 맥주, 빵 등을 주는 곳들이 꽤 있습니다.



인도 벵갈루루의 식당들이 투표를 마친 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무료 빵. 사진=타임즈오브인디아 캡처



전자투표 부정, 해킹 등 의혹 없을까?
투명성 의문제기하는 NGO 탄원 최근 기각
2019년 총선 때도 육안 검사했지만 1건 제외하고 이상 없어
네트워킹 구성 요소 없는 독립적 기계 EVM 해킹, 조작 가능성 없어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부정 투표 의혹을 제기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튜버가 사전 투표에서 부정 투표가 있을 것으로 의심해 ‘몰카’를 설치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인도에서는 전자투표에 대한 부정 의혹은 없을까요?

있기는 하지만 다들 전자투표의 투명성에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최근 비정부기구(NGO)인 정치개혁협회'(ADR)가 조작 우려를 이유로 EVM를 이용한 투표를 100% 확인해 달라는 탄원을 했는데요. 인도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어떤 제도에 대한 맹목적 불신은 불필요한 의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대법원은 2019년 총선 때 2만여개 EVM 기표지를 육안으로 검사한 결과 한 건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는 통계를 인용하며 ADR 요청을 수용할 근거가 없다 했습니다.

사실 전자 투표 해킹, 부정 투표에 대한 의혹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인도의 선거관리위원회는 EVM이 부정 시도를 막아 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EVM은 네트워킹 구성 요소가 없는 독립적인 기계로 무선 통신, 인터넷 인터페이스 관련 장치가 하나도 없어서 외부에서 원격으로 조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투표 결과도 중앙 서버가 아닌 각각의 전자투표기 안에 저장되고, 전자 투표기는 투표가 끝난 즉시 밀봉됩니다. 또 EVM은 배터리로 구동되기 때문에 외부 전원 케이블을 통해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해킹될 위험도 없다고 합니다.

이상 무려 9억7000만 유권자가 44일에 걸쳐 진행되는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 인도의 투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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