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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상조" vs "대비해야"…연준 내부 금리인하 동상이몽
국제 경제·마켓 2023.12.17 18:38:33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연준 내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경우 인하 기대감 자체에 선을 긋고 나선 반면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사실상 인하 준비를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15일(현지 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당장 금리 인하에 대해 실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말했듯 지금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2%까지 끌어내리기 충분한 수준인지 판단하는 것이 우리 앞에 놓인 질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13일 열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언제 정책 수위를 낮추는 게 적절하냐는 질문은 전 세계의 논의 주제이자 이날 FOMC에서 우리가 논의한 주제”라고 말한 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본격화했다. 이 여파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이틀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 이하로 내려가는 등 자산 시장이 급등했다. 주가가 오르고 채권 수익률이 낮아지면 자금 조달 비용이 저렴해져 긴축 효과가 줄어든다. 윌리엄스 총재는 3월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생각하는 것조차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우리가 배운 것 중 하나는 데이터가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라며 “상황에 따라 긴축 정책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전망보다 더 일찍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역전된다면 금리를 올려야 할 준비를 해야 하겠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많이 하락한다면 지금 너무 긴축된 것은 아닌지, 금리를 낮추어야 하는지를 판단할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근본적으로 꽤 꾸준하게 예상보다 더 좋아지고 있다”며 “사람들은 물가가 목표치에 다가가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애틀랜타 연은 총재인 래피얼 보스틱은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봤다. 그는 “내년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전에 기준금리를 낮출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3월에 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금리 동결 확률은 30.5%, 지금보다 낮아질 확률은 69.5%다. 내년 말 금리로는 3.75~4.00%를 보고 있다. 한 번에 0.25%포인트씩 인하할 경우 내년 중 6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다. -
미국발 금리 인하 시그널에 증시 예탁금 51조 돌파
증권 국내증시 2023.12.17 10:09:52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증시 예탁금이 두 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상 외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이었던 지난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한·미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산타랠리(연말 지수 반등)’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약 51조 3300억 원으로 지난 10월 초(52조 원대) 이후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늘어났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계좌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팔고서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 중 하나다. 머니마켓펀드(MMF)는 지난 14일 기준 약 186조 1300억 원, 특히 개인 MMF 설정액은 14조 9500억 원으로 지난 9월 중순 이후 약 석 달 만에 15조 원에 육박하는 규모로 늘어났다. MMF는 만기가 짧은 국고채나 기업어음(CP) 등 단기물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으로 언제든 환매할 수 있어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자금인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지난달 말까지 16조 원대에 머물렀으나 지난 14일 기준 약 17조 4600억 원까지 올라왔다. 산타랠리 기대감이 뒤늦게 찾아오면서 연말 국내 증시 강세에 베팅하려는 대기성 증시 자금이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만 해도 더 이상 강세장을 이끌어갈 호재가 없다는 분석이 확산하며 ‘한동훈 테마주’나 ‘이낙연 테마주’ 등 온갖 테마주가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올해 마지막 FOMC 회의를 계기로 산타랠리 기대감은 확연히 커진 상태다. 연준이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번 긴축 사이클에서 기준금리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메시지를 낸 게 계기가 됐다.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지수가 13∼14일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다우·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나스닥지수 등 3대 지수 모두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국내 증시로도 온기가 옮겨붙으며 코스피는 지난 14∼15일 1% 안팎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외국인·기관 동반 순매수세가 유입되는 가운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을 비롯한 대형주들이 일제히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코스닥지수는 지난 14일 전일 대비 1.36% 상승하며 840선을 돌파했다가 다음날 곧바로 하락 전환하며 다시 84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고액 투자자의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 완화를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최근 발언이 불확실성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대주주 양도세 완화가 무산되면서 개인 매도세 속에 코스닥지수가 하락 폭을 키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기준금리 16%·계란가격 40%↑…불안한 러시아 경제
국제 경제·마켓 2023.12.16 13:47:38기준금리가 16%로 치솟는 등 러시아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전을 지속하는 러시아 정부가 과격한 재정지출 확대를 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발생하는 ‘위험한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6%로 인상했다. 이는 지난 7월부터 5개월 연속 인상으로 이 기간 상승폭은 8.5% 포인트에 달한다. 중앙은행은 우크라이나전을 언급하지 않은 채 기준금리 인상의 원인으로 물가를 지목했다. 러시아에서 올해 말까지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약 7.0∼7.5%에 근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를 초과해 지난 10월 예측치를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급격히 개입하지 않을 경우 자국 경제가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까지 내놨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경제가 자동차라고 생각해보면 성능보다 빠르게 달리려고 하면 엔진이 과열돼 멀리 가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전 때문에 위험한 수준으로 과열되고 있다고 더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가 전쟁 직후부터 고물가에 대처해왔으나 이제는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전쟁 때문에 비롯된 러시아의 물가상승에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실제 지난해 물가상승은 러시아 통화인 루블화 가치가 달러 대비 15% 떨어지면서 수입물품 가격이 오른 데 기인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루블화 가치가 러시아의 자본통제로 안정되면서 수입품의 가격은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올해 소비자 물가를 밀어 올리는 더 큰 요인은 돈이 너무 많이 풀리고 경기가 너무 좋다는 데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정부는 전시경제를 떠받칠 목적으로 국방을 중심으로 재정지출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국방비 예산은 전체 공공 예산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이는 2011∼2022년 전체 예산 대비 국방비 비율이 13.9∼23%에 그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러시아는 내년 국방비로도 전체 예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0조8000억 루블(약 155조5200억 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 국방 예산 9조7000억 루블(약 139조6800억 원)에서 1조 루블 늘어난 수준이다. 또 러시아 정부는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전사자 가족에 30년 치 평균임금을 지급하고 복지지출도 늘리고 있다. 문제는 러시아가 돈이 너무 많이 풀려 발생한 호황을 버텨낼 수 있을지다. 현재 고물가는 과열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데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지난달 기준 러시아에서 계란 가격은 전년 대비 40% 이상 상승했다. 닭고기 가격도 29.3% 올랐다. 모스크바 리츠칼튼 호텔의 하루 숙박비는 우크라이나 전쟁 전에 225달러이던 것이 지금은 500달러인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국내 수요가 "상품과 서비스 생산을 확대할 수 있는 역량을 초과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을 이어간다면 러시아 경제가 완전히 안정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 경계…코스피 2450~2580 박스권 [다음주 증시 전망]
증권 국내증시 2023.12.16 09:00:00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이미 주식시장에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 지수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연말 양도세 회피를 위한 물량이 쏟아지면서 다음 주 코스피지수가 2450~2580선에서 움직이는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고 분석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지수는 이달 8일 대비 45.71(1.81%)포인트 오른 2563.56에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7.94(0.95%)포인트 상승한 838.31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별로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 4318억 원을, 기관이 1조 8560억 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3조 3767억 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281억 원, 기관이 1047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 홀로 967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부터 금리인하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12월 FOMC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가운데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5.1%에서 4.6%로 낮춰서 제시했다. 0.25%포인트씩 총 3차례 인하를 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면서 내년 금리 인하의 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비둘기파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긍정적이나 이미 주식 시장에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돼있어 지수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다음 주 코스피지수가 2450~2580포인트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실적 개선 등의 추가적인 호재가 없다면 주가의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또한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을 3월로 예상하고 있으나 제롬 파월 의장은 경제지표에 따라 금리인하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며 “결국 양호한 경제지표가 발표돼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지거나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이 축소될 경우 주가의 되돌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 발표가 없고 연말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수가 횡보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리인하 기대감에 최근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도 커졌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 중반까지 상승해 밸류에이션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며 “기업 이익 개선세를 고려하면 속도 조절을 염두에 둬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매년 말 양도세 회피를 위한 슈퍼 개미들의 매물 폭탄이 쏟아지는 것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들은 장내에서 주식을 매도할 때 양도세를 내지 않지만 과세 기준일인 12월 31일 기준으로 종목당 10억 원 이상 보유한 투자자는 대주주로 간주해 양도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세를 부과한다. 이에 주식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해 거액 투자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연말이 되면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에도 과세 기준일 하루 전인 12월 27일 하루 동안 개인투자자들이 1조 5000억 원을 순매도한 바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 국내 고유 수급 이벤트인 대주주 양도세 불확실성이 증시 전반에 걸쳐서 수급 상 단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다음 주 주목해야할 업종으로 반도체, 정보기술(IT)솔루션을 꼽았다. 특히 금리인하 수혜를 볼 수 있는 인터넷 등 성장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성장주는 미래 수익을 바탕으로 기업가치가 산정되기 때문에 금리가 높을수록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
美 금리인하 시사·日 통화정책 수정 임박…환율 120엔대 전망도
국제 국제일반 2023.12.15 17:48:05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최소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엔화 가치가 출렁이고 있다. 미국의 장기금리 하락에 따른 달러 매도, 엔화 매수가 가속화하며 14일(현지 시간) 장중 엔·달러 환율이 140엔 후반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한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19일 발표될 일본은행(BOJ)의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 내용과 마이너스 금리 해제 여부에 쏠리고 있다. 15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41.6엔으로 떨어지며 달러 약세, 엔화 강세 흐름을 보였다. 앞서 14일에는 전날 미 연준이 사실상 ‘긴축 종료’를 선언, 미국 장기금리가 4.0% 아래로 떨어지며 미일 금리 차가 축소됐고 달러 매도가 이어져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대 후반까지 뛰었다. 시장에서는 엔화의 향방을 두고 의견이 갈리는 상황이다. 엔고에 무게를 두는 쪽에서는 미국의 금리 인하에 BOJ의 금융정책 전환(금리 인상)이 더해져 내년 말 엔화 시세가 달러당 130엔대까지 갈 것으로 본다. 우에노 다이사쿠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 수석 외환전략가는 “미국 장기금리가 1% 내려가면 달러 대비 엔 시세는 10엔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의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개시되면 내년 130엔대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노무라증권은 미국의 금리 인하 폭이 1.0% 정도일 경우에는 130~135엔, 인하 폭이 1.5~2.0%로 본격화할 경우 120엔대까지 엔고가 진행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반면 최근의 엔고는 미일 금리 차의 급속한 축소로 인한 일시적인 포지션 조정 성격이 강한 만큼 지속성을 갖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내리지 않는 한 BOJ와의 정책금리 차가 큰 폭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시마즈 히로키 MCP자산운용 전략가는 이 같은 이유로 엔 시세가 150엔에서 상하 10엔 정도 움직이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 향방을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18~19일 열리는 BOJ의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집중되고 있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챌린징(challenging)’이 될 것”이라는 일명 ‘챌린징 발언’으로 7~8일 뉴욕·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급등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쉽지 않은 시간이 될 것’이라는 말이 ‘마이너스 금리 조기 해제’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이 11월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이 내년 BOJ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를 예상했고 이 중 절반은 4월을 가장 유력하게 봤으나 최근에는 시기 전망을 1월로 앞당기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당장 19일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정책 해제’ 발표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향후 출구전략에 대한 BOJ의 메시지다. 로이터통신은 “BOJ가 초완화 통화정책에서 올해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는 이미 희미해졌다”며 “시장의 초점은 우에다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퇴출 시점에 대해 제시하는 ‘어떤 힌트’에 맞춰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하 방침에 BOJ의 정책 전환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무라증권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외환시장 안정을 중시하는 BOJ가 미국과 역방향 정책을 펼 가능성은 낮다”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가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내년 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실시해 이른 시일 내에 금리 인하 관측이 잦아들면 연말께가 돼서야 BOJ가 마이너스 금리 해제에 나설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변동형 상단 6%대 초반…주담대 금리 또 오른다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3.12.15 17:37:36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4%대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정부와 금융 당국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코픽스가 뛰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 1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4.00%로 10월(3.97%)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올 들어 최고치다. 코픽스가 4%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이다. 신규 취급액 기준보다 변동성이 작은 잔액 기준 코픽스는 3.89%로 전월보다 0.01%포인트 하락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3.33%에서 같은 기간 3.35%로 0.02%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코픽스는 올해 7월 들어 상승세가 꺾이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하지만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시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당시 고금리로 예치했던 대규모 자금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경쟁이 심화했다. 은행권이 만기가 돌아오는 고금리 정기예금의 상환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늘리는 한편 재예치를 위해 수신 금리를 올린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가중평균 금리 기준 11월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전월보다 0.03%포인트 올랐고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지표가 되는 은행채 단기물의 금리도 같은 기간 0.02%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오르면서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변동형 대출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신규 코픽스에 연동되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4.72~6.12%였지만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해 16일 금리를 4.75~6.15%로 예고했다. 우리은행도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를 5.00~6.20%에서 5.03~6.23%로 인상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대출금리에 바로 반영되지는 않지만 시간을 두고 코픽스 상승분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코픽스가 4%대로 올라서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줄이라고 압박했던 정부와 상생금융안을 준비하는 은행권도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다만 주담대 수요를 억제하며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둔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IMF 총재 "물가잡기, 마지막이 중요"…섣부른 금리인하 경고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12.15 17:29:29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구(IMF) 총재가 “한국 경제는 올해 1.4%에서 내년 2.2%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상황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재정 정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물가 하락 추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이것이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정부는) 지난 수년간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지출을 확대해왔지만 이로 인해 재정에 어느 정도 부담이 됐다”며 “지금은 한국 정부가 책임 있게 재정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이처럼 밝힌 것은 한 나라 경제의 최후의 보루로서 재정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통화 긴축기에 가계 및 기업부채가 더 늘어난 상태다. 재정마저 풀어 물가를 밀어올릴 경우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직격탄이 예상된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도 세계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고 노동시장도 강한 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보유하고 있는 등 재정 지원의 필요성이 예전보다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근원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 중으로 중앙은행이 해야 하는 역할이 아직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기준금리가 당분간은 중립금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가를 잡을 때 마지막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일부 국가가 조기에 승리를 선언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럼 물가가 더 경직돼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은행이 지난해부터 확고하고 엄격한 긴축적 통화정책을 이행했고 재정 당국은 재정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통화 당국과 재정 당국이 공조할 때 물가 대응에서 속도감에 여력이 생길 뿐 아니라 고금리 부담도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아시아 경제 전반에 대해 가장 주목해야 할 변수로 중국 경제를 꼽았다. 그는 “중국에서 1%의 경제성장이 이뤄질 때 아시아는 0.3%의 경제성장 효과를 본다”며 “지금 중국 경제는 어느 정도 잘 운용되고 있지만 향후 좀 더 둔화할 경우 아시아 경제 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MF는 최근 올해와 내년의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5.4%와 4.6%로 기존 전망치보다 0.4%포인트 올려 잡았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3분기 경제성장률이 우리 예상치를 웃돈 데다 중국이 국내총생산(GDP)의 0.8% 수준의 경기부양책을 활용하고 있다”며 전망치 상향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도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해석이다. 그는 “중국이 더 높은 경제성장률을 일으킨다면 한국 같은 수출 지향 국가에 더 좋은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그는 중국에 대해 “부동산 시장 문제, 신뢰 회복을 통한 소비자 지출 확대 등 다른 이슈를 관리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위험 요인을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3% 정도를 기록하고,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내년에는 6%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그렇지만 회복 속도는 더디고 또 불균등하게 진행되면서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금리인하 시그널 떴는데…은행주 '질주'
증권 정책 2023.12.15 16:18:24은행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그널에도 글로벌 금융회사의 주가 상승과 연말 배당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이 이날 2.50% 오른 것을 비롯해 신한지주(055550)(2.64%), 하나금융지주(086790)(2.63%), 우리금융지주(316140)(0.46%), 기업은행(0.25%), 카카오뱅크(0.93%), 제주은행(2.81%) 등 은행주 대다수가 오름세를 보였다. 이에 힘입어 KRX 은행지수와 금융 업종 전체 주가도 각각 1.72%, 0.54% 뛰었다. 특히 외국인이 신한지주를 157억 원, KB금융을 76억 원, 우리금융지주를 51억 원, 하나금융지주를 49억 원어치씩 순매수하며 가격을 끌어올렸다. 기관도 하나금융을 147억 원, 신한지주를 97억 원, KB금융을 84억 원, 우리금융을 36억 원어치씩 사들이며 힘을 보탰다. 은행주의 강세는 미국 연준이 13일(현지 시간) 내년에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오히려 호재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주는 금리 인하 부담이 생길 경우 이자 수익 감소 우려가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기준금리가 낮아질수록 예금과 대출 이자 차이가 줄어 순이자마진(NIM)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대출 수요 증가 기대로 이어져 모건스탠리(6.32%)와 뱅크오브아메리카(5.93%), 웰스파고(5.76%), 골드만삭스(5.72%) 등이 초강세를 보였고 그 영향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아울러 연말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매수세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이날 은행권이 추진하는 2조 원 규모의 ‘상생 금융’이 주요 은행들의 연말 결산 배당을 축소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들의 상생 금융 지원이 실적은 물론 주주 환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다”면서도 “은행들은 배당 성향을 소폭 높여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만큼 배당 축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
ECB "금리인하 아직 아냐"…시장선 내년 4월께 완화 전망
국제 국제일반 2023.12.15 16:10:14미국이 금리 인하에 시동을 건 가운데 피벗(정책 전환)을 꺼리는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결국 내년 완화 동참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사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등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한 뒤 기자들에게 “절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며 시장의 피벗 기대감에 선을 그었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중앙은행(BOE) 총재 역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BOE는 통화정책위원 9명 중 3명이 추가 금리 인상 의견을 내는 등 긴축 고수 의지를 드러냈다. 이들 은행의 강경한 입장은 고금리 속에서도 호황을 누린 미국과 달리 유럽은 불안한 경기 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ECB의 한 관계자는 “(피벗에 대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발언에) 많은 사람이 놀랐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전환으로 인플레 하락 속도가 늦춰지면 “사람들의 삶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 정책에 반해 유럽이 독자적인 고금리 기조를 지속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금리 인하에 따른 미 달러 가치 하락으로 유로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유로존 국가들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고, 역내 국가들의 무역수지 악화를 피할 수 없다. 리 하드먼 미쓰비시UFG 통화전략가는 “시장 참여자들이 ECB가 매파적 입장을 오랫동안 가져갈 수 있을지에 회의적”이라며 “ECB가 현재의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수록 유로존 경제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이 내년 3월 먼저 금리인하를 단행한 뒤 4월께 ECB가 통화 완화 정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인하 폭은 미국, 유럽 모두 최소 150bp(1bp=0.01%포인트)로 예상했다. -
英, 3연속 기준금리 동결…브라질, 4연속 0.5%P 인하
국제 국제일반 2023.12.14 17:52:5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사실상 종료를 알린 가운데 영국이 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했다. 브라질은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이날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5.25%로 동결했다. 회의 이후 진행된 앤드류 베일리 BOE 총재의 기자회견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전날 기자회견과 온도차이가 상당했다. 파월 의장이 사실상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를 선언한 것과 달리 베일리 BOE 총재는 “연속적인 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1월 10% 이상에서 10월 4.6%로 낮추는 데 도움이 됐지만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시장은 BOE가 내년부터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선물 시장은 내년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라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적어도 100bp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며 “그 시작은 내년 6월 25bp 인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그 여파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6%에 그치는 등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10월 임금 증가율은 7.3%로 전월보다 0.5%포인트 떨어지며 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금리인하에 선제적으로 돌입한 브라질 중앙은행은 13일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50bp 내린 11.75%로 결정했다. 네 차례 연속 50bp 인하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세계경제 전망은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이전 회의에 비하면 덜 불리하며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완화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며 “경기 상황이 예상대로 흘러갈 경우 내년 1월 회의에서도 같은 폭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의 연간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6월 11.9%까지 치솟았다가 올 11월에 4.68%까지 완화됐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3.25%로 설정하고 허용 범위를 ±1.5%포인트로 잡기 때문에 목표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
연준, 내년 말 기준금리 4.6% 제시…월가선 "3월 인하 확률 73%"
국제 경제·마켓 2023.12.14 17:47:0613일(현지 시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기 전 시장의 관심사 중 하나는 과연 연준이 정책결정문에서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추가 정책 강화’라는 표현을 제외할지였다. 뚜껑을 열어보니 해당 문구는 그대로였지만 앞에 ‘어떠한(any)’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무슨 의미일까. 이 궁금증은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기자회견의 첫 질문이 됐다.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가 정점에 도달했거나 근접했다는 의미로 추가한 것”이라며 “FOMC 위원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고 적어 낸 위원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런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번 통화 긴축 주기에서 금리 인상은 끝났다는 선언이었다. 파월 의장은 한 발 더 나아가 기준금리 인하 논의가 시작됐음을 공개했다. 파월 의장은 11월 FOMC까지만 하더라도 “금리 인하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지만 이번에는 “금리 인하는 이번 FOMC의 논의 주제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과 연준의 태도 전환은 인플레이션과 노동력 부족 현상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FOMC 위원들은 9월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인플레이션이 3.7%에 달할 것으로 봤지만 이날 내놓은 새 경제 전망에서는 이를 3.2%로 낮췄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세가지 영역, 즉 상품과 주거비,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영역에서 모두 진척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력 수급 불균형도 해소되고 있다고 봤다. 인력 부족은 서비스 물가가 오르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파월 의장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정신 없을 정도의(frantic) 노동력 부족은 지난 이야기가 됐다”며 “실업률이나 구인, 이직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정상적인 수준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내년 기준금리 전망을 9월 5.1%에서 이날 4.6%로 0.5%포인트 낮춰 잡은 것도 이 같은 자신감 때문이다. 연준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상승률 전망을 9월 1.5%에서 이날 1.4%로 낮춰 잡았지만 실업률 전망은 올해 3.8%, 내년 4.1%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했다. 동시에 근원 PCE 전망은 기존 2.6%에서 2.4%로 낮췄다. 성장과 고용이 크게 훼손되지 않으면서 물가가 안정 궤도에 들어서는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제시한 셈이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번 FOMC는 시장의 금리 인하 전망을 지지했다”며 “연준의 경제 전망은 연착륙 시나리오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정책 완화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전망한 대로 내년 말 근원 PCE가 2.4%까지 내려가고 기준금리가 4.6%일 경우 실질금리는 2.2%로 중립금리(0.5%)를 훌쩍 웃돌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질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을수록 경제에 미치는 압력이 크다는 의미다. 올해 말 실질금리가 2.2%임을 고려하면 사실상 연준은 내년까지 지금과 같은 수준의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 역시 “(위원 중) 누구도 승리를 선언하지 않는다”며 “이는 섣부른 행위”라며 환호를 경계했다. 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경우 불필요한 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의 폭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도 “(고금리를) 너무 오래 유지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그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물 시장에서는 3월 인하론이 재부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내년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확률은 72.9%로 전날 39.7%에서 급등했다. 아울러 내년 말 금리는 3.75~4.0%로 낮아질 확률(36.1%)이 가장 높다. 내년 중 총 6회의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는 의미다. 연준이 제시한 3회 인하의 두 배에 이르는 속도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역시 경제를 낙관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하는 일관된 패턴을 보이고 있고 노동시장의 과열도 전정됐다”며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까지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준 목표에 도달하려면 아직 더 남았다”고 했다. 자산 시장은 환호했다.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1.4% 오른 것을 비롯해 비트코인·원자재 등 주요 금융자산 시장이 일제히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나스닥과 S&P500을 비롯한) 상위 11개 증시 지수 중 9개가 현재 과매수 영역”이라고 말했다.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더들리는 “파월 의장의 이날 연설이 불에 기름을 부었다”고 꼬집었다. -
한은은 "긴축 기조 변화없다" 금리인하 기대 일축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3.12.14 17:45:21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전환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한국은행은 장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며 금리 인하 기대를 일축했다. 물가가 목표 수준인 2%로 수렴하는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물가·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14일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완화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결과를 포함해 앞으로 성장·물가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 연준의 정책 변화 시사에도 한은은 기존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부총재보는 “현재로서는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기조에 변화가 없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이 주요 고려 사항 중 하나이지만 국내 통화정책과 기계적으로 연결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이날 보고서와 발언 등을 종합하면 금리 동결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대로 안착하는 시기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의 정보를 활용하는 전문가 기대인플레이션율이 3.0%까지 올랐는데 이는 물가 상승률 둔화에 소요되는 기간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특히 누적된 비용 상승 요인으로 인한 2차 파급, 국제유가·환율 변동, 공공요금 등 정부 정책 등 리스크 요인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나 전기·가스요금 인상 문제가 해소된 것은 아니라고 봤다. 문제는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5원 내린 1295.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급락세를 보인 것이다. 다만 이 같은 환율 움직임은 과도하다는 평가다. 한은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데이터에 기반한 통화정책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만큼 경제지표들이 시장 예상에서 벗어날 때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봤다. 이날 유상대 부총재는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앞으로도 미 연준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관심이 금리 인하 시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다”며 “미국 물가·경기 흐름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을 예의 주시하면서 국내 경제,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잘 점검하겠다”고 했다. -
파월의 금리 '피벗'…내년 3회 인하 시사
국제 경제·마켓 2023.12.14 17:33:36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실상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와 동시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논의가 시작됐음을 공식화했다. 40년 만에 가장 가팔랐던 연준의 통화 긴축 행보가 피크아웃(peak out)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에 뉴욕 증시와 채권시장은 급등했다. 연준은 13일(현지 시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5.25~5.5%이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올 9월과 11월에 이어 3회 연속 동결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60일·90일 전처럼 기준금리 인상이 기본은 아니다”라며 이변이 없는 한 금리 인상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연준이 인하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도 알렸다. 파월 의장은 “언제 정책 수위를 낮추는 게 적절하느냐는 질문은 이제 가시화됐다”며 “이는 전 세계의 논의 주제이자 이날 FOMC에서 우리가 논의한 주제”라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FOMC 결과와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내년 말 기준금리를 4.6%로 제시했다. 이는 9월 전망치였던 5.1%에서 50bp(1bp=0.01%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현 기준금리보다는 75bp 낮다. 한 번에 25bp씩 내린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 중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수치다.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주식과 채권은 급등했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1.4% 오른 3만 7090.2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지수가 3만 7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준금리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이날 4.43%로 30bp 급락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전날 103.86에서 102.87로 떨어졌으며 이의 여파로 금 선물 가격은 FOMC 전후 온스당 1990달러 선에서 2050달러로 2.7% 상승했다. 달러와 금 가치는 통상 반비례한다. 피프티파크인베스트먼트의 창립자인 애덤 사르한은 “수십 년 동안 가장 공격적이었던 금리 인상 주기가 끝났다는 점에서 이번 FOMC는 월가의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
美 국채 금리 4%선 깨져…엔·달러환율 141엔 강세
국제 정치·사회 2023.12.14 17:04:03미국의 내년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면서 시장이 곧바로 반응했다. 달러 가치 하락에 아시아 증시와 일본 엔화 및 호주 달러 등 주요 10개국 통화는 강세를 보였고 금과 비트코인 가격도 급등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4% 아래로 내려갔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미국 뉴욕 증시 호재를 이어받아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4% 오른 2544.18로 마감했으며 코스닥도 1.36% 상승한 840.59에 장을 마쳤다. 홍콩 항셍지수는 0.81% 상승했고 호주 ASX200지수도 1.65% 올랐다. 특히 니프티 50지수(+1.08%)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BSE 센섹스지수(+1.18%) 등 인도 주요 지수는 이날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 가치 하락이 예상됨에 따라 주요 10개국 통화와 금·비트코인 가격도 강세를 보였다.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9를 중심으로 움직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발표 후 급락해 이날 장중 102.780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일본의 엔화와 스웨덴 크로나, 호주 달러 등은 각각 1% 넘게 상승하며 달러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41.92엔으로 전날 종가인 142.88엔에서 1엔 가까이 빠졌다. 금 가격은 2030달러에서 움직이고 있으며 암호화폐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13% 오른 4만 284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반대로 채권 수익률은 급락했다. 장중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3.965%로 1% 넘게 하락했다. -
예탁원 "내년 11월 KOFR 기초시장 종합금리정보 제공"
증권 국내증시 2023.12.14 16:49:29한국예탁결제원이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활성화를 위해 내년 11월쯤 KOFR 기초시장인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의 종합 금리정보 제공 서비스를 개시한다. 강구현 예탁결제원 전무 이사는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4월경 관련 용역 사업자를 선정해 ‘KOFR 기초시장 종합금리정보’ 서비스를 시범 운영한 뒤 11월경 정식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탁원은 시장 참가자와 정책 당국 등 시장 수요에 맞춰 분석·가공한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KOFR·콜·양도성예금증서(CD)·기업어음(CP)·국고채 금리 추이 및 변동성 분석 자료 △RP 시장 참가자별 결제 규모 및 금리 수준 △레고랜드 사태와 같은 국내외 이벤트 발생 시 RP 시장의 금리와 거래량 변동 △KOFR 금리 추세와 변동성 등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종문 예탁원 KOFR 사무국장은 "이 서비스를 통해 정책당국의 RP·단기자금시장 동향 일일 점검 지원, 중요지표관리위원회의 정기·수시 KOFR 금리 분석을 위한 자료 제공, RP 시장의 투명성 제고 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서비스는 예탁원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KOFR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예탁원은 2021년 11월부터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RP 금리를 사용해 KOFR을 산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무위험지표금리(RFR)란 무위험 투자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이론적 이자율을 뜻한다.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 RFR이 기존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를 완벽하게 대체한 것과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CD금리와 병행 활용돼 비교적 활성화가 덜 된 상태다. 이에 예탁원에서는 KOFR 익일물 스왑(OIS)거래 개시, KOFR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출시 등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왔다. 개중 KOFR 현물 ETF 5종의 순자산은 이달 초 기준 10조 원에 달할 정도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아울러 예탁원은 내년 1월 개정 자산유동화법 시행에 앞서 이달 중 유동화증권(ABS) 통합정보시스템의 확대 개발도 완료할 방침이다.이 시스템은 비등록 유동화증권의 정보관리 기능 및 기초자산 보유자에 대한 '5% 규제'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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