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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I, 다크넷 운영자 첫 적발·어보 환수..한국과 공조수사 활발하죠"

[경찰팀 24/7] 美 국토안보수사국 'HSI' 한국지부 가보니

9·11 직후 설립..FBI와 양대 연방수사기관 자리매김

2003년부터 韓지부 운영..전두환 자산환수 등 성과도

"불법 촬영물 유포 단속 등 약자 피해 방지에 최우선"

도널드 브룩셴(오른쪽) 국토안보수사국(HSI) 한일지부장을 비롯해 HSI 수사관과 직원들이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송은석기자




‘국내 최초 다크넷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검거’ ‘문정왕후 어보 국내 환수’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 미국 내 자산 환수’.

국내 수사당국과 정부 부처들이 해외기관과의 공조수사 성과를 발표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곳이 있다. 바로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기관인 국토안보수사국(HSI)이다. 미국 내 대표 수사기관이라고 하면 흔히 연방수사국(FBI)이나 중앙정보국(CIA)을 떠올리지만 미국 내에서는 HSI를 FBI와 함께 양대 주요 연방수사기관으로 꼽는다.

HSI는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부시 행정부가 22개 연방정부 산하의 이민국과 관세청을 통합해 만든 전문 수사기관이다. 미국에 대한 테러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주요 기능이다. 미국 내 200여개 사무소를 비롯해 전 세계 총 50개 지부에 9,4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 외부에서 활동하는 특별수사관만 6,600여명에 달한다.

담당하는 분야만 해도 아동음란물 단속부터 밀입국 및 인신매매, 국제테러, 마약, 전략물자 불법 수출입, 돈세탁, 지적재산권 침해, 무역·금융사기 등 400여개 연방법을 집행할 정도로 방대하다. 대부분의 사건이 HSI 활동영역에 속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HSI가 해결한 사건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3만여건에 달한다.



HSI는 2003년부터 한국에도 지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의 통합 지부 형태이며 본부는 서울에 위치해 있다. 국내 수사기관 등과의 모든 공조활동도 HSI 한국지부를 통해 이뤄진다. 도널드 브룩셴 지부장을 포함해 총 7명의 수사관이 활동하고 있다. 언뜻 보면 적은 인원이지만 한국지부는 아시아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일본은 한국지부의 분소 형태로 운영된다.

2016년 3월 취임 후 처음으로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 브룩셴 지부장은 “한미 양국 간 공조수사를 위한 거점인 한국지부를 본부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HSI는 전 세계 직원들이 ‘원 팀(one team)’으로 운영되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전 세계 HSI 조직을 활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강제 송환이나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국 내 자산 환수, 문정왕후 어보 환수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담당하는 분야가 워낙 방대한데다 업무의 특성상 직접 수사보다는 타 수사기관과의 정보교류 등 비공식적인 활동이 대부분이어서 외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동안 국내 언론을 통한 수사성과 발표나 활동이 공개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브룩셴 지부장은 “미국 내 수사기관 중 한국 수사기관과의 공조수사 건수는 HSI가 가장 많다”며 “사이버범죄, 전략물자 밀반출, 아동성범죄, 마약범죄, 문화재 밀반출, 지재권 침해 등 다양한 수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수사 과정에 대한 비밀 노출 등의 이유로 외부에 알려지는 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국제 사건은 법무부를 통해 해당 국가 수사기관에 공조수사를 요청하거나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한 수사가 일반적이지만 HSI는 공조요청이 들어오면 지부장의 권한으로 수사 착수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안이 중요하거나 긴급한 사건일수록 국내 수사기관과의 공조수사 건수도 늘고 있다.

최근 한국과의 공조수사 성과로는 인터넷주소(IP) 추적이 어려워 ‘어둠의 인터넷’으로 불리는 다크넷상의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한 것이 꼽힌다. 경찰청은 3월 HSI와 미국 내 서버를 둔 다크넷 기반의 아동음란물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사건은 미국 국세청에 의해 처음 포착됐다. 국세청은 자금추적을 통해 음란물 사이트에서 암호화폐로 음란물 거래가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하고 HSI에 업무협조를 요청했다. 수사결과 운영자가 한국인으로 밝혀졌고 관련 정보가 HSI를 통해 경찰청에까지 전달됐다. HSI는 경찰청과 공조해 운영자의 소재지를 파악해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 다크넷을 활동한 범죄 용의자를 적발한 첫 사례였다. 브룩셴 지부장은 이번 사건을 “가장 이상적인 공조수사 사례”로 평가하면서 “신종수법인 암호화폐와 다크넷을 동시에 활용했고 전 세계 6개국에 사용자가 분포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HSI는 최근 경찰 등 한국 수사기관과 불법 촬영물 유포 단속을 위한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경찰이 불법 촬영물 유포 단속을 강화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텀블러와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 등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에 대한 수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브룩셴 지부장은 “눈에는 띄지 않지만 음란물 사이트 적발 등 자발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며 “한국 경찰과 공조해 아동·여성 등 사회적 약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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