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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5만원으로 대박"…코로나 틈타 서민 등치는 온라인도박

집 머무는 시간 늘자 '도박 유혹'

바람잡이까지 동원 추가 베팅 유도

사기당해도 처벌 우려 신고 못해

단속뿐 아니라 경각심 교육 필요

사진=이미지투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거리가 줄어든 대리기사 A씨. 얼마 전 ‘공돈 5만원에 바다이야기로 돈을 따보라’는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가뜩이나 일이 없어 무료하던 중 문자 속 링크를 클릭하자 예쁜 물고기들이 A씨를 유혹했다. 게임머니로 받은 5만원이 1분 만에 바닥나자 A씨는 급기야 아내의 지갑에 손을 댔다. 이 돈으로 다시 베팅한 끝에 잭팟과 같은 ‘감성돔’이 나오면서 두 배를 벌었다. 하지만 사이트 운영진은 “게임이 모두 끝나야 환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게임은 계속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좀처럼 끝날 줄 몰랐고 결국 A씨는 가진 돈을 모두 잃었다.

코로나19로 서민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온라인 불법도박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입이 줄어든 대신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서민들을 불법도박의 세계로 유인해 판돈을 가로채는 수법이 횡행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불법도박 가담으로 처벌을 받을까 두려운 마음에 신고를 꺼리는 상황이다. 당국의 면밀한 실태 파악과 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후인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도박 상담전화는 5,45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수입이 줄면서 한탕을 노리고 불법도박에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불법도박은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81조5,000억원 규모의 불법도박시장에서 온라인 도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66.8%에 달한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불법도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온라인도박사이트 ‘바다이야기’ 화면 캡처.




최근 온라인 불법도박은 코로나19로 시름에 빠진 서민층을 파고들고 있다. 인터넷 채팅창에서 이용자들을 바람잡이로 내세워 베팅을 계속 유도하는 조직적인 수법까지 성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식당 폐업을 고민하던 B씨. 온라인 도박 ‘바다이야기’에서 돈을 벌어들이자 채팅창에는 ‘부럽다’ ‘떼돈 벌 분위기’라며 추가 베팅을 유도하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B씨는 더 큰돈을 만질 수 있다는 욕심에 대출까지 끌어썼지만 결국 1억원의 빚만 남겼다. 나중에 알고 보니 채팅창의 바람잡이들은 운영자와 한통속이었다.

코로나19로 무급휴직 중인 C씨. 종일 집에만 있다 보니 뭐라도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온라인 불법 도박판에 뛰어들었다가 3,000만원 넘게 날렸다. D씨는 외환거래를 이용한 차액으로 이익을 내는 방식의 불법 FX 마진거래로 4,000만원을 잃었다. D씨는 “처음에는 수천만원을 땄는데 운영진이 접속을 못하게 IP주소를 막아버리는 바람에 결국 돈을 모두 날렸다”고 토로했다.

국내 불법도박시장 규모./출처=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온라인 불법도박에 뛰어들었다가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사기당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신고는커녕 뒷수습을 하려다 2차 피해를 보는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에게 ‘떼인 돈을 받아주겠다’며 접근해 수수료를 챙긴 뒤 잠적하는 수법이다. 한 사기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해도 불법도박인 줄 알면서 왜 했느냐는 타박만 돌아온다”며 “혼자 일을 해결하려다 오히려 더 큰 피해를 본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도박 수익은 모두 국고로 환산된다”며 “불법도박에 따른 사기 피해액을 돌려받으려면 민사소송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속과 처벌뿐 아니라 교육지원 등을 통해 불법도박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애란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예방부장은 “정보기술(IT)의 발달과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국내 온라인 불법도박 규모는 더 확대될 것”이라며 “도박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일깨우는 동시에 국가 차원에서도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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