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입원·사망 확률 88% 낮춰…코로나 반전시킬 게임체인저 되나

■美, 화이자 먹는 치료제 긴급 승인

12세이상 고위험군 처방받아 복용

급속 확산하는 오미크론에도 효과

FDA "코로나에 맞설 새로운 수단"

각국 주문 몰려 초기 공급부족 우려

韓, 40만명분 외 추가 확보 협상

FDA의 긴급승인을 받은 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경구용(먹는) 알약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22일(현지 시간) 긴급 승인한 의미는 처방전만 있으면 가정에서도 이 약으로 코로나19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팍스로비드는 입원과 사망 확률을 90% 가까이 감소시키고 신종 변이인 오미크론에도 약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비롯해 각국이 확진자 급증으로 심각한 병상 부족과 의료 인력 부족을 겪는 만큼 먹는 약이 세계 코로나19 상황을 반전시킬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 보건 당국도 올해 안에 국내에서 경구용 치료제 복용이 가능하도록 승인 절차를 서두른다는 계획이다.

화이자의 임상시험 결과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 감염 초기, 즉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난 지 5일 이내에 복용할 경우 입원과 사망에 이를 확률이 88%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접종 후 3~4개월 뒤까지 평균 70%대 예방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효능인 것이다. 또 팍스로비드는 현재 매우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오미크론에도 효능을 보였다.

FDA는 이날 “오미크론 변이가 출현한 중대한 시기에 이번 (팍스로비드) 허가는 코로나에 맞서 싸울 새로운 수단이 생겼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현재 백신 3차 접종이 오미크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코로나19 치료약에 대한 기대감이 더 크다.

또 다른 코로나19 치료제로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가 있다. 역시 경구용 알약인 몰누피라비르는 지난달 4일 영국 보건 당국으로부터 조건부 복용 승인을 받았고 같은 달



30일에는 미 FDA 자문위원회가 해당 약을 승인하라고 FDA 측에 권고해 승인을 눈앞에 둔 상태다. 머크가 임상시험을 해보니 몰누피라비르를 먹은 코로나19 감염자는 플라시보(위약) 복용자보다 입원·사망률이 50% 감소했다. 다만 머크는 이 수치가 나중에 30%로 낮아졌다고 정정해 발표했다.

먹는 코로나19 치료제는 링거나 주사 방식인 기존 치료제에 비해 복용도 간편하다. 팍스로비드는 코로나 증상 발견 뒤 5일 동안 1회 3알씩 하루 두 번, 총 30알을 먹어야 하며 몰누피라비르는 1회 복용량이 4알(총 40알)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먹는 치료제로) 말 그대로 코로나19 ‘재택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라며 “기존 항체 치료제는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가 떨어졌지만 팍스로비드의 경우 단백질 분해 효소 억제제에 약물의 작용점이 있어 변이 영향을 덜 받는다”고 했다. 이어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적절하게 사용하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2일부터 화이자가 제출한 임상 자료 등을 면밀히 검토해 긴급 승인 여부에 대한 결론을 올해 안에 낸다는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전문가 자문회의와 관련 심의를 거쳐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구용 치료제의 도입 물량과 시기, 사용 방법 등은 긴급 승인이 나면 이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각국은 먹는 치료제 승인 소식에 앞다퉈 물량 확보에 나섰다. 당장 미국 정부는 1코스(1명분)당 712달러(약 85만 원)를 들여 몰누피라비르 310만 명분 구매 계약을 머크와 맺은 데 이어 1코스당 530달러(63만 원)를 주고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1,000만 명분을 미리 사뒀다.

영국은 몰누피라비르와 팍스로비드 각각 200만 명분 이상씩 주문한 상태이고 일본도 몰누피라비르 160만 명분을 12억 달러(약 1조 4,000억 원)에 들여오기로 했다.

한국 정부 역시 현재 몰누피라비르 20만 명분, 팍스로비드 7만 명분 등 총 27만 명분의 구매 계약을 마친 상태다. 협상을 통해 내년 2월까지 총 40만 4,000명분을 확보하고 추가 물량 도입 협상도 벌인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정부는 알약 치료제가 효과적인 재택치료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옥수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자원지원팀장은 “재택 환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재택 환자와 고위험·경증·중등증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서 활용하는 계획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제약사들이 급격한 공급 확대를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다. 화이자는 팍스로비드 물량을 내년 1억 2,000만 명분으로, 머크는 2,000만 명분으로 각각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차질이 빚어질 경우 백신 보급 초기처럼 물량이 갑자기 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약효가 알려진 것보다 낮아질 우려 역시 존재한다. 실제 프랑스 정부는 몰누피라비르의 효능이 임상시험 때(50%)보다 30%로 크게 낮아졌다는 이유로 머크와 맺은 구매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각 가정에서 환자들이 팍스로비드를 복용한다고 하더라도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초기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 역시 나온다. 오미크론으로 감염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자가 진단을 거친 뒤 병원을 방문해 의사 처방전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사이에 증상이 진전되면서 약의 효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