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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

기업 명성에 대한 최신판 보고서를 공개한다. 업계를 지배하는 챔피언과 새로운 우승 후보가 여기에 있다.

차병선 기자 acha@hk.co.kr


올해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이하 존경받는 기업)’ 올스타50 순위에선 지난해 2위로 물러났던 삼성전자가 1위를 되찾았다. 또 10위권 안쪽에서는 몇 년째 큰 변화가 없었으나, 10위권 밖에서는 순위다툼이 거셌다. 이는 지난 몇 년 동안 보여준 결과와 유사하다.

포춘코리아가 존경받는 기업을 선정한 지 올해로 4회째를 맞는다. 존경받는 기업은 기업 명성에 대한 실사판 지도이자 역사서다. 4년은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재계에서 존경받는 기업이 어떻게 변화됐는지 흐름을 읽기에는 충분하다.


전문가와 일반인이 함께 뽑은 올스타 50

먼저 올해 올스타 50 순위를 살펴보자. 올스타 50은 일종의 인기 차트다. 교수나 연구원, 기업 종사자와 같은 전문인력 외에도 일반인이 참여해 각 10개씩 ‘가장 존경할만한 기업’을 선정, 이를 집계해 뽑고 있다.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역시 삼성전자가 1위를 탈환했다는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후 줄곧 톱을 차지하다 지난해 포스코에 정상을 내준 바 있다. 이변이었지만, 수긍이 갔다. 지난해 초엔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일부 남아 있었다. 피처폰에 집착하다 스마트폰 시장을 놓친 건 뼈아픈 실수였다. 그렇지만 이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미래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위상을 굳혀가고 있다. 해외 언론에서도 삼성전자를 애플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 시장 점유율에선 애플을 제쳤다. 미국 포춘이 3월 선정해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서는 35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기업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국내 순위에서도 1위를 회복했다는 사실은 일부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상위 10위 내 기업은 대부분 선두권 내에서 서로 순위만 뒤바꿨다. 아시아나항공, LG전자, SK텔레콤은 다소 올랐다. 현대중공업과 한국전력공사는 약간 밀렸다. 지난해 10위였던 기아차는 13위로 내려가고 대신 ㈜LG가 새롭게 진입했다. ㈜LG, SK㈜, CJ㈜ 등이 올해부터 종합상사 및 유통부문 업종 기업으로 편성되면서 올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사파트너인 성균관대 경영연구소(소장 백원선 교수)는 올해 기업분류 기준을 현실에 맞게 재조정했다.

10위권 이하 기업은 순위 변동이 컸다. 중하위권은 매년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대 24계단 정도 오르내렸다. 포춘이 조사하는 글로벌 순위에 비해 변동폭이 매우 크다. 그만큼 국내 기업의 명성관리가 성숙하지 못하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올해 순위가 크게 상승한 기업은 KT, 오뚜기, 삼천리, 오리온 등으로 각 17, 16, 15, 13계단 상승했다. 반면 문화방송(24위), ㈜STX(21위), 현대모비스(15위), 제일제당(14위), 대우조선해양(12위), 현대건설(11위) 등은 크게 하락했다. 문화방송이 추락한 건 지난해 노사갈등이 장기간 이어지며 회사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되고, 편파보도 논란을 겪은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STX가 하락한 건 그룹의 유동성 위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STX조선해양 역시 11계단 떨어졌다. 사실 순위에 오른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이는 설문조사가 끝날 즈음에야 위기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이 채권단에 두 손을 든 것이 4월 3일로, 설문조사가 진행된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새롭게 진입한 기업으로는 ㈜이마트, S-오일, SK이노베이션, 한화, GS칼텍스, ㈜GS 등이 있다.

올스타 기업을 산업별로 나눠보면 ‘자동차, 조선 및 운송 부문’ 기업이 12개로 가장 많다. 특히 상위 10개 기업 중 4곳이 이에 해당한다.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순위에서도 자동차, 조선 및 운송 부문기업이 10개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상위권을 가장 많이 차지한 건 IT, 통신 분야 기업으로 10개 중 3개사가 이에 해당한다. 글로벌 순위에선 특히 1인 체제 기업이 많다. 고(故) 스티브 잡스가 장악하고 있던 애플처럼 스타 CEO가 좌우하는 기업이 10개 중 7개다. 최근 몇 해 사이에 두드러진 특징이다. “정보 기반 경제에서 기업을 설립 운영하며, 기업 가치를 빠르게 키우는 게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미국 포춘은 분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순위는 대기업 집단 위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NHN이 산업별 존경받는 기업으로 올랐지만 올스타50에는 오르지 못했다. 그만큼 대기업집단의 지배력과 관성이 크다.


전문가가 뽑은 산업별 존경받는 기업

가장 존경받는 한국 기업 ‘산업별 리스트’를 살펴보자. 산업별 리스트는 전문가와 해당 산업 내 종사자만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인과 산업 외 종사자는 제외시켰다. 금융부문에서는 삼성생명보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 대부분 평가 항목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기업 자산의 현명한 사용’ 항목에선 2, 3위보다 근소하게 뒤졌다. 2011년 1위였던 KB금융지주는 지난해 4위로 하락했다가 올해 3위로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가 신규 진입했다.

종합상사 및 유통 부문에선 지난해 1위였던 삼성물산이 올해도 수석을 유지했다. 대부분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인재선발, 개발 및 유지에서 SK(주)보다 다소 뒤졌으며, 경영품질은 2~5위보다 크게 낮아 취약점으로 드러났다. SK(주), (주)LG, CJ(주)가 신규진입하며 2~4위에 올랐다. 산업분류 기준이 달라진데 따른 결과다. 성대 경영연구소는 후보 기업들을 산업별로 나누는 과정에서 일부 기준을 새롭게 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개 산업군 내에 속하지 못했던 SK(주), (주)LG, CJ(주) 등이 올해 이 부문에 소속됐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2위에서 5위로 밀렸다.

화학, 철강 및 비금속 제조 부문에서 포스코와 LG화학이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업계 1, 2 위에 올랐다. 포스코는 대부분 항목에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지만 경영품질에서는 LG화학에 밀렸다. LG화학은 김반석 부회장의 리더십 아래 2차 전지 사업에서 선전하고 있어, 경영품질에 대한 점수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과 삼성코닝정밀소재가 올해 새롭게 순위에 진입했다. IT, 통신 부문에서 SK텔레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모든 항목에서 최고 점수를 싹쓸이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인재선발, 개발 및 유지에 대한 평가가 다른 항목보다 특히 높았다. 삼성SDS가 신규 진입하며 2위를 차지했다.

자동차, 조선 및 운송부문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하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가 각각 1, 2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3위 기아자동차와 4위 삼성중공업이 서로 자리바꿈을 했다. 현대중공업은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현대차는 경영품질과 재무건전성, 글로벌 비즈니스 수행의 효율성 등에서 현대중공업을 앞섰다. 건설 및 엔지니어링 부문을 보면,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모든 항목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1위였던 GS건설은 3위로 하락했다. GS건설은 경영품질, 장기적 투자가치, 기업 자산의 현명한 사용, 커뮤니티와 환경에 대한 책임 등에서는 2위 현대건설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를 제외한 항목에서 점수가 밀렸다. 대우건설이 새로 진입했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선 삼성에버랜드가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지만 경영품질, 기업 자산의 현명한 사용 면에선 NHN보다 뒤졌다. NHN은 2011년에 이후 올해 재진입하며 2위에 올랐다. 강원랜드도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문화방송은 5위 밖으로 밀려났다. 장기간 노사갈등, 편파보도 논란이 치명타였다. 전기 전자 및 정밀기기 분야는 전년도 순위와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삼성전자는 한 가지 항목을 제외한 모든 항목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글로벌 비즈니스 수행의 효율성이 두드러졌다. 옥의 티는 기업 자산의 현명한 사용 항목에 있었다. 이 역시 높은 점수이기는 하지만 다른 항목보다 부진하고 타기업에 밀린다.

존경받는 기업에 오른 삼성 계열사들이 상당수 이와 같은 약점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삼성생명보험, 삼성SDS, 삼성에버랜드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룹 차원에서 개선해야 할 문제다. 삼성전기가 5위로 새롭게 진입했다. 에너지 부문에선 큰 변화가 있었다. 성대 경영연구소는 지난해까지 ‘화학 철강 및 비금속 제조부문’으로 분류했던 정유회사를 올해 에너지 부문으로 재분류했다. 업무 성격상 에너지 부문에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와 S오일 등이 에너지 부문으로 편입되며 각각 업계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소비재 및 식음료 부문을 살펴보자. 이 부문에선 순위 다툼이 치열했다. 지난해 1위였던 아모레퍼시픽이 2위로 밀리고, 3위였던 CJ제일제당이 인재선발, 개발 및 유지를 비롯한 6개 항목을 석권하며 1위로 올랐다. KT&G는 지난해 10개 산업에 분류되지 못했지만 올해부터 소비재 및 식음료 부문으로 분류되며 업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10개 산업 중 5개 산업을 삼성계열사가 석권했다. 금융, 종합상사 및 유통, 건설 및 엔지니어링,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전기 전자 및 정밀기기 부문에서 각 각 삼성생명보험,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에버랜드, 삼성전자 등이 1등 기업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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