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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드 시장이 뜨겁다

업계 상위 4사의 비즈니스 전략

신음하는 국내 경제 상황 때문에 카드업계도 주춤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체크카드만은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내수 침체에 따른 소액결제 증가와 정부의 체크카드 장려 정책이 맞물리고 있어서다. 사용액이 83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최대치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하루 사용량도 30.9%나 급증했다. 포춘코리아가 체크카드 업계 상위 4사의 사업전략을 살펴봤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2000년 LG카드가 직불카드의 단점을 보완하고 신용카드의 장점을 살려 만든 상품이 체크카드다. 당시 직불카드는 가맹점에서만 결제된다는 불편함이 있었고, 신용카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사용자가 급증했지만 동시에 연체율까지 높아져 사회적으로 견제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출범 초기 열기 이후에는 카드사나 사용자나 체크카드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카드사 입장에선 소액결제와 수수료 (VAN(결제대행업체)사에 지급하는 건당 수수료) 등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적 측면에서 나을 것이 없었다.

소비자의 의식도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만큼 각광 받지 못한 이유로 작용했다. 카드사들의 대규모 광고 공세로 인해 신용구매가 오히려 계획적이고 지혜로운 소비라는 소비자 의식이 조성되어 있었다. 또 신용카드는 각종 부가혜택이 있는데 반해 체크카드는 별다른 혜택을 제공하지 않았다.

2007년 LG카드와 신한카드가 합병한 이후 작년 초까지만 해도 신한카드는 줄곧 체크카드 시장의 선두였다. 하지만 보수적인 영업원칙 고수와 회사 고위층 문제로 영업전략에 차질을 빚으며 지난해 KB국민카드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KB국민카드 역시 선두자리를 오래 즐기진 못했다. 금융감독원 4월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마케팅과 고객관리에 꾸준히 노력해 온 NH농협카드가 올 3월 체크카드 시장 선두로 치고 올라왔다. 지난 4월 우리은행에서 분사한 우리카드도 출범 첫 목표로 체크카드 1위 달성을 내걸고 회사의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시장도 뜨겁고 경쟁도 뜨겁지만, 마냥 사업이 장밋빛이어서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시장에 매달리고 있는건 아니다. 우선 체크카드가 폭발적 성장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전체 카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7% 정도에 불과하다. 또 앞서 지적한 대로 체크카드는 결제건당 수수료가 신용카드에 비해 낮아 수익성도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최근에는 소비자 단체들이 “신용카드는 지급보증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다고 치더라도, 자기계좌의 돈으로 결제하는 체크카드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체크카드 수수료(평균 2.0% 초반)를 더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러니 카드사들이 난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KB국민카드가 VAN업무(카드사들은 매출 전표 매입을 VAN사에 위탁하고 마진의 30%가량을 지급한다)를 직접 수행하겠다고 밝혀 집단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카드사들은 일단 체크카드 고객 확보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신용카드 성장은 미진한 데 반해 체크카드 사용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체크카드의 주사용자인 고등학생, 대학생, 사회 초년생들이 미래의 주요 고객이란 점도 작용하고 있다.

체크카드는 최근 3년 동안 양적 측면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신용카드의 성장과 비교해 보면 더욱 뚜렷하다.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신용카드 이용실적 규모는 517조 4,000억 원에서 577조 7,000억 원으로 12%가량 성장한 데 비해, 체크카드는 51조 5,000억 원에서 81조 8,000억 원으로 59%나 성장했다. 올 상반기 이용실적도 전년 대비 10.9% 상승했다.

체크카드 성장세에는 정부의 세제개편안도 한몫을 단단히 했다.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율은 기존 20%에서 15%로 낮추고 체크카드는 현행 30%를 유지했다. 두 카드의 소득공제율 격차를 더욱 넓혀 결국 체크카드 이용을 장려한 것이다.

이용객들이 체크카드로 몰리자 카드사도 체크카드 서비스 정책에 변화를 모색했다. 주유, 대중교통, 문화, 외식, 의료 등 신용카드에 탑재했던 부가서비스를 체크카드에도 적용했다. 직불카드와 신용카드의 중간에서 체크카드가 탄생했던 것처럼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사이에서 두 카드의 장점을 살린 카드도 출시했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체크카드’가 그것이다. 계좌 잔액까지만 결제가 가능했던 종전의 체크카드와 달리 일정금액(평균 30만 원 선)까지는 계좌 잔고와 상관없이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도록 한 카드다. 카드사들이 질적 서비스 향상으로 양적으로 성장하는 체크카드 시장의 파이를 좀 더 키우겠다고 나선 셈이다.

NH농협카드

NH농협카드는 최근 정부의 체크 카드 활성화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농협의 최대 장점인 5,300여 개 영업망을 통해 이용편의, 소득공제 등 체크카드의 사용 장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KB국민카드를 끌어 내리고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3월 말 기준으로 회원 수 1,434만 명, 이용액 4조 5,200억 원을 기록했다. NH농협카드는 체크카드 주 이용객들을 중심으로 특화된 카드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글로벌 체크카드의 경우, 이미 인터넷 상에서 ‘체크카드계의 무적’이란 닉네임이 붙어 있을 정도다.

글로벌 체크카드는 공부하는 직장인과 해외 유학생을 주 타깃으로 기존의 기능에 어학원, 어학시험 할인을 적용하고 해외신용카드 가맹점(전 세계 스타벅스 30% 할인 적용)에서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추가했다. 또 행복건강 체크카드는 급격한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계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출시한 상품이다. NH농협카드는 선두 주자답게 신용카드의 장점을 타사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한 상품도 보유하고 있다. 뉴농촌사랑 체크카드에는 신용카드에만 적용되던 ‘팩’개념을 도입했다. 고객이 적용 받고자 하는 서비스를 본인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고객의 라이프사이클 변경에 따라 카드 추가 발급 없이 팩 변경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마스타카드사와의 제휴를 통해 해외 현금인출, 물품 구입이 더욱 자유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신한카드

2007년 LG카드 인수로 덩치를 키운 신한카드는 그 후에도 공격적인 영업행보를 지속했다. 지난 2010년에는 시장점유율 24.9%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합병 당시 발행한 ‘러브 체크카드’는 출시 한 달 만에 30만 좌를 발급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경쟁사 체크카드의 공격적인 행보와 톡톡 튀는 마케팅에 밀려 고객이 계속 이탈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에 많은 돈을 쏟아 부었지만, 오히려 그 여파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은 1,6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나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구조조정 직전까지 가는 등 경영전반에 위기감까지 감돌았다.

신한카드는 성별, 연령별뿐만 아니라 생활, 쇼핑, 문화, 레저, 공익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고객이 선택한 하나의 서비스에 혜택을 몰아주는 S-Choice 체크카드, 포인트 적립혜택이 큰 하이포인트 체크카드, 여성을 위한 Lady 체크카드, 재형저축과 연계된 S-Tech 체크카드, 예비엄마를 위한 고운맘 체크카드, 포인트에 이자까지 붙는 S-MORE체크카드, 쇼핑족을 위한 이마트 WiSe&SHOPPinG 체크카드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지난 1월 신한카드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소액신용한도 서비스는 체크카드 이용고객의 편의성을 대폭 높인 서비스로 현재 39만여 회원이 이용하는 인기카드다. 소액신용한도 서비스는 잔고 부족으로 인해 승인 거절을 당하는 체크카드 회원들의 불편을 해소해주기 위해 도입한 서비스로, 체크카드만 보유한 고객에게 신용도에 따라 최대 30만 원까지 신용한도를 부여하고 있다.

계좌 잔액 내에서 결제가 가능한 체크카드는 일시적인 계좌 잔액부족 시 카드 사용에 불편함이 발생한다. charm(참)신한 하이브리드 카드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잔액부족 때에도 매월 최대 30만원 까지 신용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우리카드

체크카드 전쟁에 불을 붙인 당사자가 우리카드다. 우리은행에서 지난 4월 분사한 우리카드는 ‘체크카드 1위 달성, 체크카드 비중 50%까지 확대’를 첫 목표로 세웠다. 이런 공격적인 행보는 카드 업계가 자사고객 단속과 함께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촉매제가 되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카드는 내부사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출범이 늦어졌고 체크카드 주 고객인 대학생들의 결제가 급증하는 3월을 놓쳐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공식 출범에 맞춰 출시한 듀엣 플래티늄 카드는 한 장의 카드로 체크카드의 소득공제 효과와 신용카드의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상품이다. 우리카드는 기존의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를 더욱 세분화했다. 결제 계좌 내 잔액이 부족한 경우 기본형은 매달 30만 원 범위 내에서, 신용형은 본인의 신용한도 내에서 신용카드처럼 쓸 수 있다. 특히, 이 카드가 할인 혜택을 부여하는 업종에선 브랜드를 막론하고 전 가맹점에서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신용카드에서 제공되던 플래티넘 서비스도 추가로 탑재했다. 특징은 결제계좌 잔고유지 서비스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현재 계좌에 잔고가 100만 원 남은 상태에서 결제계좌 잔고를 60만원으로 설정해 둔 고객이 있다면,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 가격이 40만 원 이하일 땐 체크카드로, 40만 원이 넘으면 신용카드로 결제된다. 설정해둔 잔고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KB국민카드

KB국민카드는 분사 후 시장점유율을 2%포인트 끌어 올리고, 체크카드의 경우 취급액을 2배 가까이 늘리며 신한카드를 제치고 지난 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 3월 다시 NH농협카드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KB국민카드는 2013년 체크카드 전략 방향을 발급량 및 이용금액 증대 위주의 ‘양적 성장’에서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시키는 ‘절적 성장’으로 바꿨다. 상품 다양성 강화와 이용 편의성 증대라는 체크카드 질적 성장을 통해 체크 카드 시장을 계속해서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 초부터는 해외이용 편의성 강화 목적으로 VISA브랜드 체크 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KB국민카드는 체크카드 실적을 앞세워 카드 시장 점유율을 수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체크카드를 제외한 신용카드 이용액(16조 2,707억 원)은 추격자인 삼성카드(19조 8,882억 원)나 현대카드(17조 1,255억 원)보다 오히려 낮다. 체크카드 사용자들에 대한 서비스 개선을 통해 장기적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해 카드시장 점유율을 지켜내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KB의 체크카드는 연령대별 상품이 특징이다. 10~20대를 위한 nori/樂스타 체크카드, 30~40대를 위한 직장인 보너스 체크카드, 50대 이상 시니어를 위한 골든 라이프 체크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KB는 30~40대 여성(주부)을 위한 신상품 출시로 연령대별 상품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nori체크카드는 체크카드 주 이용고객층인 1,827세대의 라이프 스타일과 카드 사용 패턴에 맞춰 대중교통과 이동통신요금, 외식, 여가 등에서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최고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대학생, 군인, 사회 초년생 등 18세부터 27세까지의 고객들에게 합리적인 카드 이용과 할인의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놀이(nori)라는 개념을 도입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50-60대 시니어를 위한 골든라이프 체크카드는 젊은층의 라이프 스타일에 최적화된 혜택을 제공하던 기존과 달리, 중장년층 고객들의 니즈가 많은 병원, 주유, 결혼 및 여행 관련 혜택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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