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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뉴스 비즈니스

The New News Business<br>디지털과의 싸움은 실패로 끝났다. 진지한 ‘저널리즘의 공급자’들은 과연 디지털 시대에 합류할 수 있을까?

20세기의 대부분 기간 동안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집안 중에는 흔히 뉴스 비즈니스로 일컬어지는 출판업자들도 상당수 끼어 있었다. 예컨대 허스트 the Hearsts, 퓰리처 the Pulitzers, 설즈버거 the Sulzbergers, 그레이엄 the Grahams, 챈들러 the Chandlers, 콕스 the Coxes, 나이트 the Knights, 리더 the Ridders, 루스 the Luces, 밴크로프트 the Bancrofts 가문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한때 미국 전역에 소식을 전해주던 비즈니스 모델의 매력적인 효용성을 잘 보여준다. 이들 중 대부분은 아직도 매우 부유하다. 그러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던 이들의 핵심 사업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그보다 더한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최상위 부유층의 자리도 게이츠, 페이지, 브린, 슈미트, 저커버그, 베조스, 케이스, 잡스 같은 사람들로 대체된 지 오래다. 이 디지털 플랫폼 개발자들은 뉴스 비즈니스를 특별히 타깃으로 한 건 아니지만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미국의 유서 깊은 대형 언론사 소유주들은 이 파괴자들을 상대로 맹렬히 싸워왔다. 녹초가 된 사람이 강력한 해류에 바둥거리며 맞서 싸우는 정도의 효과는 있었다. 하지만 디지털 -처리능력을 다룬 ‘무어의 법칙(Moore‘s law)’ *역주: 마이크로 칩의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법칙과 네트워킹 능력을 다룬 ‘메트컬프의 법칙(Metcalfe‘s Law)’ *역주: 네트워크의 규모에 따른 비용은 직선적으로 증가하지만,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법칙이 개선될수록, 기술적 파괴력은 더욱 가속화됐다. 이는 대다수의 언론사 소유주를 더 깊은 바다로 몰아넣어 곤란한 상황에 빠뜨렸다. 그리고 최소한 이들의 경제력에 타격을 입혔다. 이에 따른 결과는 ‘아마라의 법칙(Amara‘s law)’라는 새로운 법칙으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다. 아마라의 법칙은 우리가 ‘단기적으로는 기술 효과를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으론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뉴스 비즈니스의 변화를 밝히기 위해 우리는 구술역사(Oral History)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이번 기사는 이 프로젝트에서 발췌한 것이다. 우리는 광범위하지만 엄선된 사람들로부터 그들이 기억하는 내용을 인터뷰해 정보를 수집했다.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서 결정을 내려야 했고 베팅도 해야 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과거에 어떻게 했어야 했고, 또 무엇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에 대한 통찰력이 생겼다. 이 프로젝트는 조앤 쇼렌스타인 언론·정치·공공정책 센터(the Joan Shorenstein Center on the Press, Politics, and Public Policy)가 니먼 저널리즘 연구소(Nieman Journalism Lab)와 함께 하버드 대학에서 진행했다. 프로젝트 결과는 9월 9일 digitalriptide.org에 모두 공개될 예정이다.

1990년대 초, 뉴욕에 위치한 로이터 Reuters의 이사였던 데이비드 그레이브스 David Graves는 로이터의 야후 투자에 적극적으로 앞장섰다. 잉글랜드에 기반을 두고 있는 통신사 로이터의 주요 경쟁자는 금융 신문사인 다우 존스 Dow Jones 와 블룸버그 Bloomberg였다. 로이터와 거래하는 미국 신문사들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고객들은 대부분 AP 통신사의 계열사들이었다. 로이터는 야후에 뉴스를 싣기 시작했는데, 그중 한 가지 이유는 매우 새로운 것이었다. 즉, 신생 기술 회사인 야후에 들인 투자금을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로이터가 새로운 라이선스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추구하려는 와중에 야후 투자보호에 나선 것이었다.


전 로이터 및 야후 이사 데이비드 그레이브스 David Graves:

1993년도 무렵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상장 전인 야후라는 작은 회사에 200만 달러가량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야후는 우리가 위험한 투자를 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로이터가 5년간 독점적으로 야후에 콘텐츠-만약 필요한 콘텐츠를 갖고 있다면-를 제공하는 데 동의했다. 그래서 야후에 뉴스나 금융소식이 필요할 때, 먼저 로이터에 와서 “이런 기사 있습니까”라고 문의해야 했다. 우리 측에 해당 기사가 없을 때에만 그들은 다른 언론사에서 기사를 사올 수 있었다.

그들이 찾아와 우리가 갖고 있지 않은 콘텐츠를 요구할 때마다, 어떻게 그것을 생산할까 매번 고민해야 했다. “네, 물론 있죠”라고 말하고 우리는 콘텐츠를 만들었다. 미국 스포츠 소식과 그 외 수많은 콘텐츠를 생산했다.

야후는 사람들에게 콘텐츠 사용료를 내게 하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최대한 빨리 이용자 수를 늘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인터넷 초기 시절, 웹사이트의 주식가치는 이용자 수에 따라 평가됐다. 당시는 무엇이 가치 있는지에 대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수년 동안은 야후를 클릭한 사람이 매달 몇 백만 명이냐 하는 것에만 관심을 쏟았다. 야후에는 하루에 5만 명가량의 이용자가 새로 생겨났다. 이용료를 받았다면 그런 성공가도에 방해가 됐을 것이다.

로이터가 인터넷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미국 소비자를 놓고 로이터의 주력 뉴스사업과 인터넷이 경쟁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로이터는 온라인에 무료 콘텐츠를 확산시키면서도, 금융뉴스에 따른 수입을 유지할 수 있었다. CNN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CNN의 주력 사업은 케이블 이용료를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이를 활용해 주력사업에 해를 입히지 않고 온라인에서 새로운 이용자를 찾을 수 있었다. 반면, 신문사들의 구독 수입은 구독료를 받지 않는 신문사들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

혁명의 핵심은 기술이었다. 컴퓨터 공학의 혁신으로 기술이 발전의 발전을 거듭했다. 대부분의 출판 회사들은 컴퓨터 공학의 혁신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공학을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했다. 월드 와이드 웹 World Wide Web이라 불리는 마법과도 같은 새로운 보급 채널을 통해 전 세계로 자신들의 뉴스를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구글 회장 에릭 슈미트 Eric Schmidt:

아주 간단히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산업에는 엔지니어들이 없다. 엔지니어 없이는 혁신을 할 수도, 새로운 상품을 만들 수도 없다. 이들이 없다면 현명한 방식으로 이들과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누군가를 찾아야 한다.


허스트 코퍼레이션 회장 윌 허스트 Will Hearst:

에릭의 의견에 동의한다. 창의적 기술로서, 그리고 언론과 관련된 창의적인 직종으로서 엔지니어링을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마치 사진과 삽화, 편집기술처럼 말이다. 이러한 기술은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2003년 시작된 인터넷 광고의 부활부터 2008년 말에 시작된 대불황(Great Recession)까지, 뉴스 비즈니스에서 헤엄치던 모든 이들의 등 뒤에 급격한 해류가 일고 있었다. 하지만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해류의 방향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유수의 신문사들은 높은 온라인 광고료에 의존하려 했으나, 대부분 부질없는 시도로 끝났다. 2012년까지 그들 중 일부는 자체적으로 소위 ‘네이티브 광고’ *역주: 해당 사이트에 고유한 방식으로 제작된 광고 형태. ‘광고’라기 보다는 ‘콘텐츠’에 더 가깝다를 만들어, 9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 광고의 정석이었던 배너 광고에서 탈피했다. 이러한 신문사들은 정교분리처럼 철저하게 분리되어 온 뉴스와 광고의 분리를 어겼다는 비판을 종종 받았다. 조니 페레티 Jonah Peretti는 미국의 소셜 미디어 뉴스 사이트인 버즈피드 Buzzfeed에서 이 같은 추세를 설명하고 옹호했다.


버즈피드 창립자 조나 페레티 Johah Peretti:

나는 배너 광고가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편집국에서 뉴스 콘텐츠의 보급이 이루어졌듯, 같은 변화가 광고분야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즉, 광고분야에서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같은 광고라도, 같은 크기의 광고 지면이라도 더 많이 보급될 수 있다.

뉴스와 광고의 분리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부분은 이것이 이중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자들은 모든 면에서 건전한 목적을 갖고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으로 비치고, 광고 담당자들은 필요악으로 간주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신문사 편집국은 혁신에 더디다. 반면 TV는 잘해왔다. TV는 광고주들의 마케팅 지출이 가장 높은 분야이고, 계속 상업광고 수익을 늘려왔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점차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신문광고를 비롯해 결국 TV 광고까지 온라인에 빼앗기는 추세를 되돌리려면 TV 역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트위터 CEO 딕 코스톨로 Dick Costolo:

나는 우리가 지금 글로벌 도시광장을 세우고 있다고 본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 뉴스와 정보가 전달되던 방식과 비슷하다. 당시에는 뉴스를 듣기 위해 점심 후 광장에 가야 했다. 그곳에서는 여과 없이 다방면으로 정보가 교류됐다. 예를 들어, 우리는 광장에서 마틴에게 “고모가 돌아가셨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마틴은 “시인 에우리피데스 Euripides의 염소가 죽었대”라고 말했을 수 있다. 우리는 그렇게 정보를 교류한다. 그곳에는 경찰관도 있고, 음악가도 있고, 그 외 여러 사람이 있다. 이들은 여과 없이 다방면으로 정보 교류를 한다. 이는 모든 면에서 매우 흥미롭다.
구술역사를 구성하면서 우리는 ‘뉴스 비즈니스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에 대해 몇 가지 중대한 질문을 제기했다. 그리고 거의 70번의 인터뷰를 통해 전문가들은 우리가 제기한 모든 질문에 대해 설명했다. 논의되지 않은 질문은 단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이는 매우 중대한 질문이었다. 앞으로 뉴스 비즈니스에 어떤 일이 발생할까? 이것이 민주공화국에서의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월드 와이드 웹의 창시자 팀 버너스리 Tim Berners-Lee:

저널리즘은 필요하다. 사람들은 이를 필사적으로 원한다. 이들은 스팸 광고에 질렸다. 검색에도 지쳤다. 사람들은 검색 엔진을 이용해 의학기사를 찾고 꼼꼼히 읽은 후 기사의 조언대로 약을 구매한다. 그리고 난 후에야 이 모든 것이 동일한 제약회사가 왜곡된 견해로 만들어 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 질렸다. 기자들에게는 기술과 동기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그들의 몫이다.

한 가지 해결 방법은 웹사이트에 결제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이다. 새로운 결제 방식이 정착되면 사람들은 취재 결과물을 블로그나 기사로 읽고, 컴퓨터를 통해 “맘에 드는 기사를 볼 때마다 이 버튼을 누르고 기자에게 돈을 지불할 거야. 내게 이런 정보를 준 사람에게 감사의 뜻에서 돈을 지불하고 싶어”라는 의사를 손쉽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의 뉴스 비즈니스에서 다음 산업으로의 전환은 디지털 해류 속에서도 가장 빠른 물살이 될 것이다. 우리는 ‘창조적 파괴’가 맹렬히 발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곳에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뉴스의 홍수 속에서 살아간다. 일부 뉴스 사이트는 유료화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발생하고 있다. 독립적이고 검증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보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다음 보름달이 뜨면 다음 허리케인이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혁신으로 인해 열심히 헤엄치던 경험 많은 이들이 결국 모두 쓸려 내려갈 갈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안정을 찾기도 전에 말이다.

작가 프로파일: 존 휴이 John Huey는 작가이자 편집자 그리고 출판회사 이사로서 최근 타임 편집장에서 은퇴했다. 마틴 니센홀츠 Martin Nisenholtz는 17년간 뉴욕 타임스의 디지털 사업을 담당했고 현재는 수석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폴 세이건 Paul Sagan은 아카마이 테크놀로지 Akamai Technologies 부회장이다. 이들은 2013년 봄 학기 동안 하버드 케네디 스쿨 조앤 쇼렌스타인 센터에서 이 프로젝트를 공동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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