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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매도 공세 나선 기관… 삼성그룹주는 대거 사들여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대형 수출주로 발길

'갤S6' 등 상승모멘텀 뚜렷한 종목 집중매수



최근 시장에서 연일 매도 공세를 펼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삼성그룹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도달하자 기관들이 공격적으로 펀드 환매에 나서면서도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있는 종목으로 시야를 좁혀 집중 매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03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난달 26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9거래일 동안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아치운 금액은 무려 1조5,334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1월 기관의 순매도금액인 6,69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개인(1,179억원)과 외국인(799억원)이 2,000억원 가까이 사들였음에도 불구하고 기관의 공격적인 매도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전일 대비 8.05포인트(0.40%) 내린 1,984.77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은 최근 9거래일 연속 순매도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SK하이닉스(-3,438억원), SK텔레콤(-977억원), SK이노베이션(-911억원) 등 SK그룹주들을 주로 팔아 치웠다. SK그룹주들이 기관의 순매도 상위종목 5개 중 3개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외에도 코스닥 대형주 중에서 시가총액 1위인 다음카카오를 673억원 순매도했다.



기관투자가들은 SK그룹주를 바구니에서 빼는 대신 삼성전자·삼성SDS·삼성화재(000810) 등 삼성그룹주들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최근 9거래일 동안 기관의 순매수 상위종목을 살펴보면 삼성SDS(1,071억원)와 삼성화재(836억원)가 나란히 1·2위에 오른 것으로 포함해 제일모직(028260)(734억원)과 삼성전자(721억원), 삼성SDI(006400)(520억원), 삼성전기(009150)(329억원) 등 삼성그룹주들이 상위 10개 종목 중 6개나 차지했다. 또 기관은 최근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는 건설과 태양광산업의 대표 종목인 현대건설(000720)(750억원)과 OCI(010060)(747억원)도 함께 매수했다. 코스닥에서는 컴투스(078340)를 342억원어치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관의 매매 패턴 변화에 대해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코스피의 상승 흐름과 궤적을 같이한다고 해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도달하면서 자금 여력이 풍부하지 않은 기관은 상승 모멘텀이 뚜렷한 업종이나 종목에 집중하려는 성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삼성그룹주의 경우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코스피200 편입 효과에 스마트폰 '갤럭시S6'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기관의 구매 욕구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그동안 특정 이슈에만 반응하던 기관투자가들도 이제 정보기술(IT) 등 저평가된 수출 대형주와 지배구조 관련주로 다시 눈길을 돌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중심축인 투신권으로 펀드 자금이 언제 다시 들어오느냐에 따라 기관의 매도세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펀드 투자자들은 코스피지수 1,900대에 사고 2,000대에 파는 패턴을 지속해왔다"며 "유동성 장세 속에 국내 증시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자리 잡는다면 시중 자금이 펀드로 유입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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