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파업이 끝나면서 9월 산업활동이 반짝 좋아졌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3ㆍ4분기 바닥론'을 주장했듯 정부는 경기가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기술적 반등이라는 분석이 많다. 소비심리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데다 투자도 늘지 않고 있어 최소 10월 상황을 봐야 향후 경기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광공업 등 전월 대비 상승=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증가했다.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인데 ▦6월 -0.5% ▦7월-1.8% ▦8월 -0.9%를 감안하면 경기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ㆍ건설업ㆍ공공행정 등 모든 산업의 생산상황을 감안한 전산업생산도 9월에 전월 대비 0.8% 상승해 8월의 -1.7%의 부진한 모습에서 빠져나왔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5.2%로 전월보다 1.5%포인트 올랐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지난달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소매판매도 좋아졌는데 9월은 전월에 비해 1.5% 증가해 8월의 -3.1%보다 크게 늘었다. 설비투자도 전월 대비 6.2% 증가했다. 8월 설비투자의 전월 대비 실적은 -13.9%였다.
9월에 산업활동 지표가 좋아진 것은 자동차 파업 중단과 추석효과가 컸다. 9월 광공업생산이 0.8% 늘어나는데 자동차 생산의 기여도는 1.14%포인트나 됐다. 자동차가 큰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추석 효과도 무시 못하는데 명절을 맞아 소비와 생산이 다소 늘었다.
박성동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9월은 자동차 파업이 끝난 것과 추석 효과에 힘입어 지표가 개선된 측면이 크다"고 했다.
◇얼어붙는 소비심리ㆍ선행지수도 악화=9월의 실적을 두고 앞으로 경기가 계속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아직 성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10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98로 전달에 비해 1포인트 낮아졌다. CSI는 8월부터 3개월째 100을 밑돌고 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줄곧 하락세를 이어오다 10월에 68로 42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경기선행지수도 더 나빠졌다. 9월의 경기선행지수는 99.4로 전달의 100.1에 비해 0.7포인트 내려갔다.
박재완 장관이 이날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광공업 생산이 상승세로 전환되고 제조업 가동률도 회복되고 있으며 전월 큰 폭 하락세였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9월 실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소비ㆍ투자 심리의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불확실성이 크다"고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미국이 허리케인 '샌디'로 큰 피해를 입은 것도 외부 변수다. 미국의 이란공격 가능성을 비롯한 투기수요로 내년 유가도 올해처럼 고유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도 3ㆍ4분기를 바닥으로 우리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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